▲ 김청균 교수 한국가스학회 회장(홍익대 트리보·메카·에너지기술연구센터)
[투데이에너지] LP가스를 사용하는 사람이나 이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조차도 LPG산업은 오래전에 정점을 지나 끝없는 내리막길을 잘도 달려간다고 회자한다. 장애물 없는 내리막길을 이리도 잘 내려가는데 좀 쉬어가거나 안전하게 천천히 가도록 조언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LPG에 대한 일반인은 LPG가격을 인상해 택시업계가 시위하거나 국회에서 LPG용기가 등장할 때 그저 바라볼 뿐 특별한 관심도 표명하지 않는다.

특히 LPG에 의한 폭발 또는 화재로 인명사고가 TV에 생생하게 보도되면 LPG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LPG를 흔히 취약계층에서 많이 사용하는 서민연료이고 에너지 안보차원에서 도시가스 대비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최근에는 LPG를 복지차원에서 사용량을 늘리는 정부의 에너지 지원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한 상태이다.

LPG가 많이 보급되고 안전한 연료로 인식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지정학적으로 일본은 화산지대가 많아 가스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소형 저장탱크나 용기를 유통시키는 것이 유리한 구조지만 여기에는 고품격 안전서비스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일본에서 LPG사용량이 높게 유지하는 데는 철저한 안전관리와 친절한 서비스 정신, 지속적인 신기술개발을 통해 안전성과 편리성을 확보하고자 업계가 상생협력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지원과 안전기술개발 지원 프로그램이 더해진다.

결국 고품격 가스안전은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높은 안전의식에서 나오고 LPG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작은 이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안전문화의 생활화로 공공안전을 먼저 지키고자 하는 서비스 정신이 정착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본의 LPG 산업은 LNG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블루오션으로 자기영역을 지켜냈고 이런 사업정신을 우리가 본받아야 할 롤 모델이 됐다.

LPG관련 대표적인 산업분야로는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업과 안전 서비스 중심의 충전, 판매, 검사 등이 있다. 이들 업체 모두는 긴밀한 상생협력 노력이 있어야 동반성장이 가능하다.

반면에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삐걱거리면 안전체계는 무너진다. 남는 것은 사고의 원인을 떠넘기기 위해 네 탓과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홍보가 언론에 난무하고 LPG산업은 침몰하는 가운데 소비자의 머리에는 산업으로의 가치가 지워지는 최악의 환경에 내몰리게 된다.

이제 LPG산업에 종사하는 모두는 가스안전을 지키지 못한 것도 내 탓, 타 에너지 산업에 밀리는 것도 내 탓, 원가절감을 못하는 것도 내 탓, 신기술 개발을 못하는 것도 내 탓, LPG 산업을 대변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이 빈약한 것도 내 탓으로 모두 돌리고 상생협력을 실천해야 한다.

더 이상 물러서기 어려운 LPG 산업에 고품격 안전서비스를 개발하고 바닥을 향해 지속적으로 빠져드는 모멘텀을 우상향으로 턴할 수 있는 성장 동력원을 찾고자 지난 2월21일에 발족한 (사)한국가스학회의 ‘LPG 산학협력위원회’에 거는 가스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LPG산업을 대표하는 산학연관의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LPG 산학협력위원회’는 LPG관련 신제품 개발 및 해외시장 개척, 참신한 안전관리 정책개발, 불합리한 규제개혁, 가스산업에 대한 정부의 실효적인 균형발전 및 지원정책 건의 등 LPG산업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고 고품격 안전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국내시장을 일본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자체역량을 키우는 구심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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