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산업·특수용 가스시장이 제한된 수요와 경쟁 가속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렵지만 어두운 것은 아니다. 반도체와 LCD 등 전통적인 수요시장 업황이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고 태양광산업 역시 되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공급시장도 조금씩 힘을 내는 모습이어서 지난해 대비 실적은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시점에 본지는 최근 주요 이슈의 중심에 서있는 4개 제조사를 조명하고 그 배경과 전망을 제시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1. OCI머티리얼즈, 바닥 찍고 올라서나?
2. 태경화학, 매출 정체 벗어나는 시점은?
3. 원익머트리얼즈 고성장의 비결
4. 대성산업가스, 계열사 바람 잦아드나?
 
 
OCI머티리얼즈, 바닥 찍고 올라서나?
 
 
2011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서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펼쳤다. 급기야 4월에는 15만원을 찍었다.
 
계속된 사업성장 만큼 투자자의 기대 역시 커져만 갔다. 곧 20만원을 터치하고 30만원까지 가야한다는 목소리가 흘러 나온 것도 이 시점이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15만원은 역사적 고점이었을 뿐 상승의 지지역할은 하지 못했다.
 
그 후 1년이 지난 2012년 4월, 주가는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재상승의 기대도 함께 묻히고 말았다. 자꾸만 흘러내렸다. 어디까지가 바닥인 지 알 수 없는 주가하락은 결국 지난 해 12월 2만8,500원까지 내려 앉았다.
 
고점대비 20% 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시장에서는 ‘적자전환’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1,000억원 육박한 영업이익 어디로 사라졌나
2008년 OCI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OCI머티리얼즈(이하 OCIM)는 한때 증권가에서 흔히 얘기하는 ‘미인주’였다. 반도체, LCD공정 등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OCIM은 독보적인 시장점유와 전방산업의 확대로 영업이익률이 30%를 넘어서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까지 비유되기도 했다.
 
최고 주가를 기록한 지난 2011년 이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000억원, 1,000억원에 육박했다. 100원을 팔면 30원이 남는 장사였다.
 
그러나 경쟁사가 속속 출현하고 태양광산업이 불황에 직면하면서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듬해인 2012년 매출은 역성장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50% 가까이 줄고 말았다.
 
사정이 이렇다 한들 회사의 신뢰마저 꺽인 것은 아니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의 세정가스로 사용되는 삼불화질소(NF₃)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세계 1위의 생산량과 점유라는 시장지위도 여전했다. 시장환경만 변화되면 곧바로 영광을 이을 수 있다는 주장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였다.
 
그러나 시장은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8월에는 영주의 모노실란(SiH₄) 공장 가스누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당장 생산차질에 따른 매출감소는 물론이고 실적하락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쌓여가는 시점에 터진 사고로 기업가치는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지난 해 4분기는 이러한 모든 악재가 반영된 기간이었다. 당장 4분기 실적이 말해주었다. 매출액 406억원,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한 마디로 최악의 시간이었다.
 
OCIM은 지난 2월 전년도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1,911억원, 영업이익 72억원, 당기순이익 4억원. 
매출은 다시 1,000억원대로 회귀했고 1,000억원에 육박하던 영업이익은 2년만에 모두 사라졌다.
 
 
2013년 실적, 경쟁 가속·화재사고 등 악재에 속수무책
 
모노실란·디실란 본격 매출 기대… 회복속도 빨라질 듯
 
 
▲2014년, 부활의 신호탄 쏠 수 있을까
2014년, 올해 OCIM은 부활할 것인가? 시장은 항상 의심한다. 현재가 최악이냐고? 지금이 바닥이냐고?
 
OCIM의 올해 실적은 지난해 대비 양호할 것이라는 것이 주요 전문가의 분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은 지났다”면서 “올해 OCIM의 영업이익은 200억원 이상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업리포트를 통해 “태양광 회복이 반가운 OCIM이 올해 2,000억원 이상 매출과 전년대비 190% 상승한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 회사의 업황전망은 다소 긍정적이다. 먼저, 태양광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이 회사가 전세계 약 30%를 점유하는 모노실란은 반도체와 LCD 공정에서 다결정막을 성장시키는 원료로도 사용되지만 태양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조하는 중간재로 사용된다. 태양광 업황이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모노실란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매출은 3분기 이후에나 발생할 전망이다. 지난 영주 모노실란 공장 화재여파로 여전히 생산시설이 가동되지 않고 있다. OCIM은 생산시설 복구와 함께 추가적인 안전설비까지 구축한다는 방침이어서 3분기 중에나 재가동이 예상된다.
 
지난 2012년 말 준공한 중국의 삼불화질소 생산시설의 본격적인 매출도 기대된다. 전략적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진출한 삼성전자의 쑤저우 LCD라인이 지난 해 4분기 양산을 시작했다. 올해 1분기에는 시안에 위치한 NAND 라인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또 3분기에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라인 역시 양산에 돌일할 예정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의 세정가스로 사용되는 삼불화질소 매출확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모노실란과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지만 좀 더 세밀한 공정에 사용되는 디실란(Si₂H6)의 매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세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 추세에 따라 모노실란에 비해 상당히 고가인 디실란의 매출이 늘어나면 이익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OCIM은 삼불화질소와 함께 디실란도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해 연간 10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상승, 그러나 완만한 회복세에 무게
삼불화질소 수요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점진적인 매출확대가 기대되고 중국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이 예상되면서 OCIM의 올해 실적은 1분기에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러한 회복조짐은 모노실란 공장 재가동과 디실란 매출 본격화가 어우러지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의 영광이 재현될 시점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지만 지난해 4분기가 바닥이었다는 점은 명확해진다. 단순한 회사의 경영전략과 단기목표에 따른 예측이 아니라 OCIM을 둘러 싼 영업환경이 하나둘 변하는 모습을 짚어본 결과다.
 
소품종 대량생산에 의존했던 경영방식에도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회사 관계자는 “좀 더 다양한 품목을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 있다”면서 “제품 개발능력과 기술력은 이미 검증된 회사”임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