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정부가 강경한 의지로 추진하고 있는 미활용 열에너지 활용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산업단지간 열거래사업을 비롯해 수도권 Green Heat 프로젝트까지 열네트워크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업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잡음도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수요과 공급이 충분한 수도권을 대상으로 열에너지 광역화사업인 ‘수도권 Green Heat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와 관련 도시가스업계에서는 중복투자와 사업권 침해 등의 문제로 반발해 왔다.

또한 집단에너지업계에서도 사업자간 상호 협의하에 자율적으로 열거래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산업부가 무리하게 열거래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은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대한 특혜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일각에서는 공익적인 측면만을 따지고 보면 한난이 공기업으로서의 중심을 지키는 조건하에 미활용열에너지를 한곳에 모아 운영토록 하는 시스템은 집단에너지사업 장기적 플랜을 위해서 절실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업자들의 이권만을 보면 정부가 열거래시장에 뛰어들어서는 안되지만 현재 대규모 집단에너지사업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불과 얼마 전 경기CES가 디폴트를 선언, 매각절차를 밟았으며 그나마 규모가 있다고 하는 수완에너지마저 경영난에 CES(구역전기)사업을 반납했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열요금 인하요인이 없다는 것이었다.

산업단지를 제외한 인구밀집지역에는 청정연료를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어 값비싼 LNG를 주 연료로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인근지역에 폐열이나 소각열, 발전소 여열이 있는 지역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지만 이들 사업자들은 저가열원 확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 전력거래소와 같은 ‘열거래소’ 설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거래소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미활용 열에너지를 지역을 망라, 연결해 놓은 열광역망을 통해 시스템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열네트워크에 대해 이처럼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은 처음”이라며 “따라서 어떤 방법이 됐든 수도권 Green Heat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전문가는 “사업자간 이권다툼은 의미도 없고 명분도 없기 때문에 더 이상의 논쟁은 시간낭비 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열네트워크를 악재가 아닌 호재로 이끌어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의견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일선에 놓였던 SH공사집단에너지사업단도 지난달 GS파워와 열거래 MOU를 체결 후 한발짝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당초 수도권 Green Heat 프로젝트 추진으로 마곡지구의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영향을 미치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발전소 건설도 서울시 의회를 통과했고 현재 부족물량인 지역난방열도 GS파워로부터 저가에 공급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안이 해결 조짐을 보이면서 SH사업단은 앞으로 한난과의 열거래도 필요하다면 열린 마음으로 고려해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집단에너지사업의 특성상 저가의 열원을 많이 확보할수록 유리한 고지에 들어설 수 있기 때문에 SH사업단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열네트워크가 사업자별로 운영되다보니 특히 열원확보가 미진한 지역의 경우 여열이라고 하더라도 불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SH사업단의 경우 한난이 중간에 뛰어들어 GS파워와 경쟁을 함으로써 당초보다 10% 인하된 6만8,000원에 계약이 성사되는 효과를 거뒀다.

이처럼 순기능의 역할도 있는 만큼 정부가 수도권 Green Heat 프로젝트를 비롯해 미활용 열에너지 활용 확대를 위해 어떻게 사회적합의점을 찾아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