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2008년 6월, 호주 브리즈번에서는 17번째 세계수소에너지대회가 한창이었다.

각국에서 온 많은 수소에너지 전문가와 관련분야 관계자들은 새로운 정보를 쫓고 인적 교류를 넓히며 ‘학술 축제’를 만끽하고 있었지만 같은 시각, 떨리는 가슴을 안고 초조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제20회 세계수소에너지대회 개최지 선정발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이들 중 한국에서 유치활동을 위해 찾아온 오병수 전남대 교수와 광주시 관계자도 보였다.

영국과 미국, 남아공을 비롯해 아시아에서도 싱가포르가 행사 개최지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어 어느 순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South Korea!’ 발표되던 순간, 그제서야 졸이던 마음은 환희로 바뀌고 이들은 얼싸안고 서로를 격려할 수 있었다.
 
▲ 이형석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
오는 6월15일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되는 ‘WHEC2014’는 일본과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치르게 된다. 수소에너지분야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수소에너지 축제의 장이라 할 수 있는 대회다.
 
개최지 확정이후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이제 대회는 50일 가량 남았다. 행사준비 막바지에 다다른 셈이다. 조직위원회의 준비도 중요하지만 행사 개최지인 ‘광주광역시’의 성공개최 의지와 철저한 대비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이형석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은 “(WHEC2014는) 우리나라 신에너지분야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국제행사로 의미가 크다”라며 “성공적 개최를 위해 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과 행정력을 동원해 지원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어서 이 부시장은 “시는 대회를 위해 찾아오는 많은 국내외 관계자들에게 행사는 물론 빛고을 광주의 매력도 기억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에 위치한 광역지자체 부시장으로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될 이번 대회를 통해 광주의 참 멋을 알리겠다는, 대회의 ‘성공개최’와 더불어 광주시를 ‘홍보’하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광주는 우리나라 호남권의 대표도시로 오랜 전통 속에 맛과 멋을 겸비한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광주를 대표하는 ‘광주비엔날레’는 지난 1995년 첫 1회 행사를 시작으로 2년마다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인이 찾아오는 국제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등산 사계(四季)와 5·18광장, 충장로 야경 등 광주의 8경(景)과 한정식, 무등산보리밥, 광주김치, 송정떡갈비, 오리탕 등 5미(味)는 광주외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꼭 보고, 먹어야 할 ‘맛과 멋’인 셈이다.
 
광주시와 WHEC조직위가 행사와 연결해 광주시를 투어할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에도 공을 들이는 이유다.
 
20회 대회지만 이번 행사에 전세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관심과 열기는 학술대회의 성적표라 할 수 있는 논문제출 수를 보면 확인된다.
 
조직위는 3월말 현재 국내 113명, 국외 772명이 학술대회에 등록을 마쳤고 62개국 총 750편의 논문이 접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논문편수는 지난 19회(2012년) 캐나다의 60개국 400편은 물론, 18회(2010년) 독일의 55개국 580편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참여율이다.
 
또 학술대회의 특성상 개막 2개월 전부터 등록자가 몰리는 현상을 고려하면 참여국가, 논문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이 부시장은 “우리도 놀라고 있다. 조직위와 함께 두 번의 해외방문을 통한 홍보활동을 펼쳤고 정부는 물론 유관기관 등에 적극적인 홍보협조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조금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시장은 “참여율이 높은 만큼 성공적인 대회개최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며 “숙소와 교통 등 기본적인 편의에서부터 자원봉사, 투어프로그램, 안전문제 등 행사에 보이지 않는 세심한 준비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WHEC2014’ 개최지 광주광역시, 대회준비에 만전 또 만전 

이 부시장 “성공 대회는 물론 남도의 맛과 멋도 보여줄 것”

 
수소에너지대회는 말 그대로 수소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총망라해 학술대회를 갖고 최근 산업현황과 기술개발, 지식 등을 교류하는 행사다.
 
이번 대회에서도 수소의 생산과 저장, 이용, 수송, 인프라는 물론이고 연료전지와 안전, 파생기술 등이 특별세션으로 다뤄진다. 논문발표와 워크숍을 통한 학술대회와 전시회, 세미나, 관련 행사를 동시에 열어 학술과 기술동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인 셈이다.
 
이러한 성격에 맞춰 기업 참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세계적 가스메이커 기업인 독일의 린데(Linde)를 비롯해 캐나다 BALLARD, 미국 PDC Machines, 영국 AFC Energy 기업 등이 이미 참여의사를 밝혔다. 몇몇 기업은 행사 주요 스폰서로 참여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FCEV) 양산체계를 구축한 현대차도 대회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현대차는 대회 후원사로 일찍이 참여하고 전시참여와 FCEV 시승식을 위한 차량제공 등 FCEV 알리기에 대회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기업참여는 대회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이 부시장은 “산업과 연결하지 못하는 학술대회는 오랜 전통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라며 “20회, 40년을 이어 온 대회라는 것은 해당 분야의 산업발전과 교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수소에너지는 미래에너지로 여겨지고 있지만 최근 FCEV가 친환경차로 주목을 받으면서 전세계 유명한 자동차메이커들이 앞다퉈 양산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라며 “곧 연료전지발전소 건립계획에 대한 우리시의 발표도 있겠지만 분산형 발전으로 연료전지가 각광받고 있는 것은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화석에너지를 대체해 수소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산업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제레미 레프킨 교수의 지론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이 부시장은 강조하고 있었다.
 
광주시는 연료전지뿐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2002년 광주시는 ‘솔라시티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총 2,200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투입했다. 이 결과 0.8%에 불과했던 당시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1.8%로 확대되고 지역에 기반을 둔 관련기업도 9개 기업에서 50개 기업으로 늘어났다.
 
광주시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07년 ‘제1회 신재생에너지 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 단체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대회가 시작되는 6월이면 광주시는 국내 최초로 현대차 투산FCEV를 전달받게 된다. 실증용이 아닌 판매용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구입하는 셈이다. 광주시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부시장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우리시의 관심과 보급 노력이 WHEC2014 유치까지 이어졌다”라며 “역대 대회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기억될 수 있도록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마디 덧붙였다. “대회가 끝나고 돌아가는 내외빈의 가슴 속에는 분명 남도의 넉넉한 정과 인심까지 품고 계실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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