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일 대한설비건설협회 회장
[인터뷰] 이상일 대한설비건설협회 회장
  • 이종수 기자
  • 승인 2014.0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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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공사비 확보가 최우선”
하도급 불공정 거래관행 근절 총력

▲ 이상일 대한설비건설협회 회장.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이상일 대한설비건설협회 제9대 회장(정도설비 대표)이 취임한지 한 달이 넘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제9대 집행부가 나아갈 지향점과 목표, 역점사업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편집자 주

그는 건설공사의 적정공사비를 확보토록 하고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제9대 회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협회는 그동안 기계설비의 위상강화는 물론 작지만 강한 협회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금 협회가 처한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한 면이 많다.

새로운 도전은 변화가 필수적이다. 한 순간에 변하는 업무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내부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우리 조직도 ‘소통’이 필요하다. 소통과 혁신이 연동해야 관행과 제도를 개선할 수 있다. 그래야 조직의 경쟁력이 극대화된다. 9대 집행부는 이런 에너지를 하나로 묶어 역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적정공사비 확보를 강조하는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가 장기 침체로 돌아섰다. 공사물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업체 수는 증가했고 최저가낙찰제, 표준품셈 하락, 실적공사비 적용 등으로 공사비는 점점 더 줄어드는 실정이다.

더구나 종합건설사는 초저가하도급을 유도하고 있으며 불공정 거래관행도 심해지고 있다. 우리 업계의 경영환경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적정공사비 확보가 최우선이다.

먼저 공공공사 예정가격 결정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표준품셈 하락과 공사예정가격 결정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적공사비제도를 개선하겠다.

표준품셈은 국토부의 품셈정비계획에 따라 2006년 토목·건축분야를 시작으로 현장실사를 거쳐 매년 개정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기계설비의 경우 2012년부터 개정을 시작해 지난해에만 41개 항목이 현품대비 85% 수준으로 하락했다.

품셈 개정을 관리하고 있는 국토부와 건설기술연구원에 적극 건의해 품셈 하락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공사 예정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적공사비제도는 도입 취지와는 달리 시장가격을 반영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2004년 285개 공종에서 올해는 1,961개 공종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협회와 건설업계의 힘을 모아 국가계약법 및 지방계약법에 적용되는 실적공사비제도가 폐지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

정부가 중소기업 제품의 구매촉진을 위해 도입한 공사용자재 직접구매제도는 종합공사의 예정가격 20억원 이상(전문공사는 3억원) 공사 중 3,000만원 이상의 자재는 관급자재로 지급되도록 의무화 돼 있다.

공사용자재 직접구매 품목은 현재 123개로 지정돼 있지만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제도로 인해 관급자재는 그 관리책임의무가 시공사에게 떠넘겨지고 있어 현장 내 보관, 소운반 등으로 인한 시공업체의 자재 관리비 증가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설비 관급자재가 축소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겠다.

△건강보험료 및 장애인 고용부담금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현장에서 근로자를 고용할 때 추가로 발생되는 보험료, 장애인고용 의무부담이 너무 과중해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인은 많은 애로사항을 느끼고 있다.

주로 하도급으로 공사에 참여하는 우리업계는 초저가 하도급으로 낙찰 받아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입찰금액과 무관하게 별도로 보험료를 지급하는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구축되도록 추진하겠다.

또 기계설비건설업은 고난도 작업 등 위험요인이 많아 안전관리가 특별히 요구돼 장애인 고용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장애인 고용제도는 현장단위가 아닌 사업주 단위별로 규정돼 있다보니 하도급으로 이뤄지는 건설업의 특성이 고려돼 있지 않아 장애인 고용 부담 주체에 있어 원도급 사업주는 면제되고 하도급 사업주에게만 일방적으로 전가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업주가 아닌 현장별로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 고용주체를 개선해야 한다.

△원도급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현재 주계약자 공동도급 공사금액은 국가공사의 경우 300억원 이상 최저가에, 지방공사는 2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으로 제한돼 있다. 이 규정으로 인해 같은 공동주택 공사라도 발주처에 따라 LH공사 등 국가 공기업에서는 주계약자 공동도급으로 발주되는 반면 SH공사 등 지방 공기업에서는 주계약자로 발주할 수 없는 실정이다.

협회는 시·도회와 연계해 지방계약법 계약예규 개정을 추진함으로써 주계약자 대상금액의 범위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 이러한 규제가 폐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와 함께 조달청, LH공사, 철도시설공단 등 공기업에서도 주계약자 공동도급 확대 발주와 정착화에 힘쓰겠다. 

또 ‘분리발주 및 주계약자 공동도급 TF팀’을 통해 회원사의 주계약자 공동도급 계약이행 과정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설비건설업계의 해외 진출 활성화 계획은
건설업계는 국내 공사물량 축소와 최저가낙찰제, 실적공사비 등의 제도로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여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업계는 대부분의 해외 하도급 공사에서 기성금액의 5∼10% 정도를 공제(유보금)한 후 공사대금을 받고 있다. 또한 공기연장 및 설계변경으로 스태프(현지관리인) 및 현지 기능인력 고용 등에 따른 추가비용과 관리비용은 물론 갑의 귀책사유로 인한 장비, 주요자재 지급지연 등의 비용발생도 우리업계가 감당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협회는 ‘해외 기계설비건설 발전위원회’를 가동해 유보금 등 불공정하도급 관행, 보증 및 금융지원 등이 개선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외건설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해외건설업 표준하도급계약서 제정의 필요성을 정부에 건의했고 정부는 협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해외건설업 표준하도급 계약서 제정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 업계의 애로사항이 반영된 해외건설업 표준하도급계약서 제정을 위해 국토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건설협회, 건설정책연구원 등과 적극 협의하겠다.  

△건설산업의 상생환경 정착 방안은
우리 업계는 원도급보다 하도급 비중이 크다. 업계가 상생환경을 만들고 동반성장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공정 하도급거래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 따라서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제도 및 하도급심사기준 개선 등이 필요하다.

불공정 관행 개선을 위해 조직역량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불공정하도급 해소센터의 조사권한을 강화해 불공정하도급 행위 위반자에 대한 처벌규정도 강화할 계획이다. 협회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학계 등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건설산업 불공정 관행개선 TF팀’ 운영도 고려하겠다.

△설비건설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은 경영하기가 정말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업계가 원칙과 정도를 지키며 덤핑수주를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수주방식은 지양돼야 하며 특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야만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과당경쟁에 의한 저가수주를 지양하고 제 값 받고 좋은 품질로 시공해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힘써 주길 바란다. 그 길만이 회원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앞으로 회원사의 의견을 소중히 여길 것이다. 소통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 회원사의 고민이 무엇이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회원사 활동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무엇인지, 혁파해야 할 규제는 무엇진지 진지하게 살피겠다. 소위 소통의 리더십을 극대화하겠다. 회원사 여러분도 협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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