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WB 소각열발전소 외부전경
[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안전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높다. 지난달 대참사를 일으킨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서 울산지역만 하더라도 불과 1~2달 사이에 5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가스폭발 사고다. 에너지와 관련한 안전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안전에 대해 민감하지 않았던 우리사회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따라서 정부는 급히 안전기준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안전이 탁상공론만 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씩 차근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산업시찰단과 스위스 베른시의 전기공급을 담당하는 소각열발전소 EWB(Energy Wasser Bern)를 운영시스템과 안전관리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편집자 주

▲ 만승현 한화에너지 차장이 소각로를 관찰하고 있다

(현지시각)2014년 4월30일 PM 16:30

시찰단이 EWB를 찾은 날 스위스의 하늘은 아침부터 잔뜩 흐려있더니 결국 비가 내렸다.

소각장의 경우 날이 흐릴수록 특유의 냄새가 진동하기 마련이다. 시찰단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EWB로 향했다.

그러나 EWB는 어느 건물이 소각열발전소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울 만큼 주변도, 공기도 상쾌하기만 했다. 우리나라의 소각장과는 상당히 비교되는 대목이다.

건물내부 또한 갤러리를 연상시킬 만큼 잘 정돈돼 있었다. 열병합발전기의 구조물이 잘 보이도록 복도를 따라 동그란 창을 만들어 놨다. 그 옆에는 방문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 설비의 설명도 함께 적어놓는 세심한 배려도 엿볼 수 있었다.

▲ 김근형 SK E&S 매니저가 스위스에너지청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EWB 운영시스템

스위스는 우리나라와 달리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다. 모든 생활쓰레기를 모아 태워 얻어진 열로 발전소를 운영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EWB에서는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RDF와 같은 펠릿도 만들지 않는다. 펠릿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자본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안드레 모이오(Andre Moio) EWB CEO는 “우리는 펠릿을 만들지 않는다”라며 “펠릿을 만들게 될 경우 공정 중에 온실가스가 발생하게 되고 또한 이를 연료로 사용하면 연소시키는데 또 다시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어 모이오 CEO는 “온실가스도 문제이지만 별도의 공정이 필요없는데 굳이 인력낭비, 자본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라며 “다만 소각으로 얻어진 열은 온도가 일정하기 않기 때문에 추가 가열을 통해 발전소를 가동시킬 수 있도록 일정 온도를 유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안드레 모이오 EWB CEO가 EWB의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펠릿을 만들기 위해 공정을 거침으로써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비용도 줄인다는 취지다. 따라서 EWB는 있는 그대로의 재료들을 고온으로 소각해 그 열을 활용, 전기를 생산한다.

특히 EWB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발전소를 연료별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 복합사이클 전기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이오 CEO는 “EWB는 가스터빈과 우드소각 전기플랜트, 쓰레기소각 플랜트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이를 Dampfturbine을 통해 수요처에 보내는 시스템이다”라며 “이와 함께 피크부하관리보일러도 갖춤으로써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조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WB의 주요설비용량은 소각장 57MW, 우드칩 27MW, 천연가스 131MW, 피크부하관리보일러 26MW급 2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총 생산하는 전기는 소각로에서 18MW/h, 우드칩과 천연가스 터빈을 통해 74MW/h로 이를 베른시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베른에서 소비되는 전체 전기의 35%에 달하는 양이다.

모이오 CEO는 “전기를 생산하는데 우드칩 사용량은 30%인데 그 중 70%는 새로운 혼합우드칩을 사용하고 있다”라며 “터빈을 통한 전기생산 74MW 중 46MW는 가스터빈을 이용한 것이고 28MW는 스팀터빈을 이용한 것이다”고 전했다.

EWB는 에너지원별간 벽을 허물고 원스톱 멀티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모이오 CEO는 “EWB는 쓰레기운반차량 진입로 중 하나를 개방해 개인도 직접 쓰레기를 가져다 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며 “옷장, 침대, 책상 등 가구와 같은 커다란 물건부터 휴지조각 하나까지 별도 분리수거 없이 누구나 이곳에 가져다 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가급적 많은 양의 쓰레기를 확보함으로써 효율을 향상시킨다는 취지다.

▲ 설비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QR코드가 붙어있다

◆EWB, 부품별 QR코드 부착

EWB는 모든 기기에 QR코드를 붙여 설비부품 하나하나 이력을 관리함으로써 효율을 높이는가 하면 안전상의 문제에 있어서도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었다.

각각의 설비가 내구연한이 다 다른데다 부품이상 등의 문제로 발전소가 멈추게 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결함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EWB는 터빈은 기본이고 계량기, 밸브 하나까지 모두 QR코드를 붙여놓고 수시로 체크를 하고 있었다.

▲ 소각로 내부전경
모이오 CEO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할 수 있는 제동에 대해서는 통합운영관제소에서 이를 컨트롤하고 있다”라며 “이곳에서는 쓰레기가 투입되는 과정과 가스터빈, 우드칩터빈 등 현재 EWB에 있는 모든 시설 하나하나를 관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모이오 CEO는 “통합운영관제소는 우리가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수요처에서 얼만큼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고 필요로 하는지도 관찰하고 있다”라며 “사용량에 따라 색을 구분해 예비율이 떨어질 경우 터빈의 가동율을 높이는 등 완급조절을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