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자전거 1대, 리어카 1대, 그리고 스물아홉의 젊음!

덕양은 그렇게 시작됐다. 1960년대 초 울산 중구 학산동 2평 남짓 공간에 ‘울산산소’라는 간판 하나를 내걸고 ‘해 보겠다’는 의지만으로 시작된 사업이 가스 유통업이다.
 
울산이 공업화가 추진되면서 산업용가스 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득우 사장은 리어카에 자전거에 산소통을 싣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덕분에 돈이 따라 붙었다. 이 사장의 부지런한 발품과 땀으로 기업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50년이 지났다. 반세기다. 짧다고도 할 수 없고 길다고도 할 수 없는 시간. 그러나 주변을 봐도 50년 존속기업은 흔치 않다. 기간의 장단을 떠나 분명한 건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고 회사를 성장시켜 왔다는 사실이다.
 
우직하게 산업용가스 한 길을 50년간 걸어왔다. 간판 하나 겨우 내건 조그만 상점이 자산규모 3,000억원, 전국 8개 사업장을 거느린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덕양은 다시 신발끈을 조인다. 이제 다시 50년을 걸어갈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 제3공장 준공으로 기업가치 UP
2일, 덕양은 제3공장을 준공하고 기념식을 가졌다. 준공된 수소플랜트는 기존 부생수소나 잉여수소를 공급받아 정제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이 아니다. 천연가스를 원료로 해 스팀과 반응시켜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덕양이 이러한 생산시설을 갖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사비 1,000억원이 투입됐다. 적지 않은 자금이다. 덕양의 투자결정에는 ‘동반성장’과 ‘상생경영’의 큰 틀에서 상호계약을 추진한 SK에너지의 결단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제3공장에서 생산된 수소는 SK에너지로 보내져 탈황공정에 사용된다. 필요한 수소 물량을 외부에서 공급받거나 수소플랜트를 건설해야 하는 SK에너지로서는 지역 내 기업과의 수소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투자 및 제조비용을 절감하고 상호이익에 부합하는 결단을 내린 셈이다.
 
덕양 역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대량 수요처를 확보하게 됐다. 올 하반기부터 수소공급이 시작되지만 본격적인 매출은 내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당 5만N㎥의 수소생산 캐파를 갖춘 제3공장의 연간 매출액은 대략 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탈황시설의 가동률에 따라 차이를 보이겠지만 이러한 매출액 규모는 2013년 매출액 대비 5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덕양의 기업가치가 한 단계 올라설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2평 상점이 자산 3,000억원 중견기업으로 성장

제3공장으로 기업가치 UP…글로벌기업化 박차

 

▲수소산업 선도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
이덕우 덕양 회장은 창사 50돌 및 제3공장 준공 기념식 인사말을 통해 걸어갈 50년의 모습을 알렸다. 국내기업을 넘어서 글로벌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 천명한 것이다.
 
국내 최대 수소생산업체로서 50년간 쌓인 전문역량 DNA는 유지하고 확대하면서 다가올 수소경제시대에 맞서 연구기능을 강화해 글로벌 수소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비전을 명확히 했다.
 
이덕우 회장은 “걸어온 50년을 거울삼아 회사가 지닌 역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연구기능을 대폭 강화해 다가올 수소경제시대를 대비하고 수소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글로벌기업으로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代 이은 수소산업, 덕양의 미래
▲ 이덕우 (주)덕양 회장(좌)과 이치윤 대표이사.
덕양의 미래비전은 이제 이덕우 회장을 대신해 경영일선을 책임지고 있는 이치윤 덕양 대표이사의 몫이다. 이 대표는 지난 1984년 대학을 졸업한 후 평사원으로 덕양에 입사했다. 일반 직원과 같이 영업과 충전, 배달 등 바닥업무부터 차곡차곡 일을 배워 나갔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2008년에야 회사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리며 경영을 펼칠 수 있었다. 이 후 이 대표는 울산 화학단지 내 원료공급용 파이프를 매설하고 연구기능을 살려 수소저장합금을 개발해 특허를 받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이뤄냈다.
 
이 시기 매출액도 크게 늘었다. 공동대표 취임 이듬해인 2009년 1,0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최초로 천억대 매출을 달성했다. 또 2011년 2,148억원의 매출을 올려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의 매출실적을 거뒀다.
 
이 대표는 수소산업이 곧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단순히 생산공정에 투입되거나 연료로서의 기능만이 아니라 연료전지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그 활용성이 커질 것으로 믿고 있다. 회사 내 연구기능을 강화하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대표는 올 1월 창립한 ‘한국수소산업협회’ 초대 협회장으로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산업으로서 가치를 높이고 시장을 확대해 관련기업이 커 나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2015년 덕양은 매출액 4,000억원대를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한다. 그 중심에는 울산 제3공장이 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걸어갈 5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채근한다.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글로벌기업 덕양’의 모습을 그리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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