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연 한국LPG산업협회 전무
[투데이에너지]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혁신 계획 담화문을 발표하고 모든 규제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해 철폐해야 한다는 규제개혁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규제개혁에 대한 거센 바람이 자동차 연료시장에까지 불기 시작했다. LPG자동차에 대한 사용제한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어 관련규제를 풀어 달라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반인의 LPG승용차 구매를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LPG자동차는 택시나 장애인들만 사용하는 차로 인식돼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휘발유, 경유, LPG, CNG 등이 주요 자동차용 연료로 사용되고 있지만 유독 LPG만이 택시, 렌터카, 장애인 등 특정 용도와 특정 집단에 한정해서만 그 연료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우리와 같이 LPG를 자동차용 연료시장에서 제한하고 있는 나라는 단 한 곳도 없다.

오히려 휘발유차량보다 이산화탄소배출량이 적어 기후변화 대응에 유리한 대체 연료로 인정받아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정책적으로 가스차량의 보급 확대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그 결과 전 세계 가스자동차의 연평균 증가율은 10%를 상회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LPG자동차 대수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수송용 연료별 차량등록대수와 연료소비량은 2010년 대비 휘발유차와 경유차가 각각 6.4%, 14.1% 증가한 반면 LPG차는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동차제작사 역시 LPG자동차에 대한 수요기반이 취약하다보니 LPG자동차관련 기술개발에 투자를 주저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LPG자동차 기술 경쟁력을 점차 저하시켜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최근 수입산 디젤차가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술적 우위에 있는 LPG차 보급 확대는 국내 자동차산업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2015년부터 LPG택시를 디젤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디젤택시는 도심 대기질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점차 퇴출되고 있는 글로벌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디젤차 본고장으로 알려진 유럽에서도 최근 디젤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다. 올 1분기 디젤차 판매량은 프랑스가 3.3% 줄었고 스위스 5.5%, 벨기에·룩셈부르크가 7% 각각 감소했다.

한편 최근 에너지혁명으로까지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셰일가스가 글로벌 에너지시장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른바 가스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LPG의 경우는 셰일가스 생산에 따른 공급량 확대로 LPG가격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우리나라도 가스시대를 대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자동차ㆍ연료에 대한 선택권을 소비자에게 주고 글로벌 에너지시장 흐름과 국내 에너지산업의 균형발전, 자동차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 측면에서도 LPG자동차 사용제한 규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더욱이 규제가 풀려 가스자동차 보급이 확대되면 친환경 가스연료 사용 확대로 기후변화 대응에도 유리하고 국내 자동차산업의 발전과 대기오염에 따른 사회적비용 감소 등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불필요한 규제가 국가 경쟁력을 해친다고 강조했듯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LPG자동차 사용규제가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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