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용섭 삼양산업 대표
[투데이에너지]30여년간 가스업계에 몸 담은 세월을 짧은 시간 모두 들을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유독 ‘최초’라는 단어가 여러 번 언급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때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했다.  ‘최초 산업용가스 공급’ ‘최초 의료용가스 제조, 공급’ ‘최초 실외 가스보관소 설치’ ‘최초 지역협회 설립’ ‘최초 가스 무상 공급’...

심용섭 삼양산업 대표는 주어진 업무만을 처리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늘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익숙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일을 시작해 이루려 하는 것은 특별할 바 없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좇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만들면서 불편하고 어렵고 열악한 환경이 나아질 수 있도록 일조했다.

심 대표는 “가스업을 시작할 당시가 1980년대 초반이다. 시대도 그러했지만 포항이라는 지역을 감안하면 모든 것이 열악한 당시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업이 가스공급이라 여기저기 구석구석을 보고 듣고 접촉할 기회가 많았다”라며 “내가 할 수 있고 해서 좀 더 나아지는 일이라면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심 대표는 지난 1983년 현재의 삼양산업 전신인 동양가스를 설립하고 LPG 공급을 시작하면서 가스업에 뛰어 들었다. 심 대표의 타고난 성품은 바로 발휘됐다. 사업개시 2년 채 되지 않은 초기였지만 그는 사용자와 지자체를 찾아 설득하는데 시간을 쏟고 있었다. 가스공급은 사실 안전과 직결되는 분야다. 안전사고 위험에 대한 남다른 경각이 늘 요구된다. 심 대표는 당시 아파트 실내에 보관된 LPG용기를 수시로 교체하면서 대형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환경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 주민과 지자체를 찾아 위험성을 알리고 설득해 결국 1985년 전국 최초로 아파트 2,000세대의 실내 용기보관시설을 실외 이설을 추진할 수 있었다.

심 대표의 안전의식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가스공급처와의 관계는 사실 ‘밥줄’인만큼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었지만 당시 포스코에 가스공급을 하면서 가스공급시간을 제한하는 협의를 추진했다. 24시간 가동하는 시설에 가스를 공급하다보니 심야시간 가스공급이 잦아 늘 사고위험이 따랐던 것. 그는 포스코 등 24시간 가스사용 업체에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가스공급을 제한하는 합의를 이끌었다. 심야시간 졸음운전 등 안전사고를 미연에 예방한 것이다.

이러한 심대표의 안전의식은 본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의 삼양산업이 설립된 1992년 이후 현재까지 단 한건의 안전사고 없이 ‘무재해’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월 정기적인 직원교육은 물론 사내 안전관리자를 선임해 매일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심 대표는 지역사회와의 교감에도 늘 신경을 쓴다. 나서서 일을 추진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감투도 따라 붙는다. 심 대표는 현재 포항 생활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부모 가정 자녀나 적응이 어려운 청소년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힘을 불어넣고 용기를 주고 있다. 또 복지법인 엘림실버빌 운영위원회 부회장으로서도 활동하며 독거노인과 소외계층 돌보기에도 나서고 있다.

따뜻한 성품은 회사 내부에서도 다르지 않다. 삼양산업에는 장기근속자가 유독 많다. 현재 전체 직원의 70% 이상이 10년 이상 근무하고 있다. 이러한 근무년수는 이직률이 높은 가스업계에서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아름답고 행복한 삼양산업’이라는 회사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족과 같은 직장 내 분위기가 장기근속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용섭 대표는 ‘2014 가스안전촉진대회’에서 올해 최고상인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그의 30년 가스업 종사기간을 정부가 인정하고 많은 공로에 감사함을 전달한 것으로 이해된다.

심 대표는 훈장 포장에 대해 짤막하게 소감을 전했다. 그는 “둘러보지 않고 가스업이라는 한 우물만을 쫓아 30년이 흘렀다. 훈장 수훈이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그보다 내가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자긍심을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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