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현 기자
[투데이에너지 이승현 기자]  대만도심 중심가에서 프로필렌 누출로 인한 폭발사고로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마치 폭격을 맞은 것 같은 현장은 사고 당시의 참혹함이 묻어난다. 대형 화학시설 사고인 만큼 인명피해와 시설피해도 상상 이상이었다. 모든 안전사고가 그렇듯 이번 사고도 충분히 예방할 수도, 피해를 최소화 할 수도 있었다. 최초 프로필렌 누출 사실을 파악하고도 공급을 계속한 기업의 그릇된 윤리의식과 누출 신고를 받고도 주민대피를 미룬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없었다면 지금의 사고를 키웠다는 비난 역시 없었을 것이다.

우리 역시 이와 유사한 안전사고의 경험이 있다.

대만 가스폭발사고는 지난 2012년 경북구미에서 발생한 불산누출 사고와 너무나 닮아 있다.

불산누출 사고 역시 업체의 안전관리 부실과 정부가 허둥대며 골든타임을 놓쳐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두 사고 모두 안전불감증과 정부의 무능력이 불러온 사상 초유의 산업·환경재해였다.  

하지만 사고의 기억보다 중요한 것은 이후 우리의 안전대책에 이에 대한 뼈저린 반성이 녹아 있느냐다. 즉 타자의 고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의 안전모델에 적용해야 한다.

특히 대만사고를 돌이켜 보고 노후화란 꼬리표가 달려 있는 우리의 석유화학시설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더불어 석유화학단지의 혈관역할을 하는 배관의 노후 문제도 되짚어 봐야 한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우리 자신에게 직접 투영시키기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안전에서만은 타자와 나의 구분은 없어야 한다. 부디 타자의 어려움을 본보기 삼아 근시안적 대처에 머무르지 말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근본적인 안전의 해결책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shlee@t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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