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강은철 기자] 2000년대 ‘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온 국내 조선산업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은 2010년에 이어 2012년과 2013년 선박 건조량과 수주량, 수주잔량 등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는 3대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수주량 35.0%, 건조량 30.7%, 수주잔량 33.5%였다. 이에 비해 한국의 점유율은 수주량 30.8%, 건조량 29.7%, 수주잔량 27.9%로 모두 중국에 밀렸다. 중국의 선박 건조능력은 2013년 약 2,14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세계 건조능력의 39.4%를 차지하며 한국(29.5%)을 앞섰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한국 ‘빅3’ 조선사들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힘겨워하고 있다.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1조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연속 적자이며 규모로는 창사 이래 최대의 분기 손실이라고 한다. 이처럼 한국조선업계의 위기가 표면화 되고 있어 제조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한국 조선산업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 것이다.

제조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가 그동안 대규모 전기히터를 이용한 도장라인 가동을 직화식 가스히터를 이용하는 방안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우리나라의 전력수급 불안으로 인해 동하절기 절전규제로 인해 조선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만큼 전력수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급선무다.

동절기 선행도장 및 선체 내부구역 도막건조용 히터를 전기식에 가스식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조선산업의 제조경쟁력 높이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히팅용으로 사용되는 전기히터의 경우 전력수급 위기에 따른 전기공급에 무리가 있으며 전력 과소비, 낮은 풍량 및 히팅효율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실제로 현대미포조선은 선체도장용 히터 및 선체도장용 ‘특도’ 도장설비에 대한 투자 경제성 비교, 분석을 통해 전기식대비 가스식이 동일 열량 사용 시 36% 이상 운영비용이 절감되는 것을 확인하고 전기식 히터 및 간접식 가스히터를 직화식 가스히터로 교체해 20억원 이상의 연료비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혁신한 사례가 있다. 특히 현대미포조선은 기존에 사용하던 에틸렌 가스배관을 활용해 도시가스를 공급 함으로써 1석2조의 투자비 절감효과도 얻었다.

최근 현대삼호중공업 또한  급격히 늘어나는 선박 수주량에 비해 기존에 생산을 위한 보유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전기히터 사용을 위한 전기설비증설을 검토했으나 전기히터를 사용했을 경우 전기를 추가로 공급하기위한 수전설비에 대한 막대한 투자비용과 동절기 안벽 집중 전력부하로 변전시설 과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전기히터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해 직화식 가스히터를 적용한 복합기를 23대 적용운용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전기공급설비에 대한 투자비 부담을 대폭 줄이고 가스히터를 이용한 선박도막건조 시 효율 및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전기대비 도시가스 사용으로 인한 연료비를 크게 절감시킴으로써 투자비에 대한 투자회수기간을 대폭 줄이고 원가 및 에너지비용을 크게 절감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런 동종 조선업계의 발빠른 대응에 대한조선 대불공장 또한 기존 전기히터를 가스히터로 바꾸는 도장공장 에너지절감(안)을 기획하고 실천해 올 하반기 대불공장에 100만Kcal/hr 6대의 직화식 가스히터를 투자키로 잠정 결정했다.

대한조선의 경제성 검토안에 따르면 전기히터를 사용할 경우 전기공급가는 kW당 104원, 1,000kcal당 161원, 효율 75%를 감안할 경우 1시간당 운영비가 36만2,791원이 들지만 가스히터 사용 시 도시가스는 m³당 740원, 1,000kcl당 155원, 연소효율 90%를 감안할 경우 1시간당 운영비 18만6,057원에 불과하다. 월 25일, 일일 16시간 설비운영을 기준으로 감안하면 투자회수기간이 불과 1년9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전기히터설비에 비해 가스히터설비에 대한 초기투자비용이 지출되나 에너지절감비용만으로 산출 시 투자회수비용은 1년 9개월내 이뤄지지만 미반영된 도장 생산성 향상을 반영할 경우 투자비용회수는 이보다 짧아질 것이라는 것이 대한조선 보고서의 핵심이다. 

조선업계의 위기는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로 표면화되고 있다. 에너지다소비업종인 조선업계는 온실가스 배출량(에너지사용량) 목표를 정하고 이행계획, 관리체계 등을 통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많은 돈을 들여 부족한 만큼 사와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조선소 내에서도 에너지집중 소비(관리)하는 부서가 주 타겟이 되고 있다. 특히 도장부의 경우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기에 기존 연료인 에틸렌을 도시가스(LNG)로 바꿔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달성해야할것이다. 전기히터를 완전연소가 가능한 직화식 가스히터로 바꾸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온실가스 저감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특히 지난해까지 전력수급 위기로 인한 산업부문 절전규제는 우리나라 기업들을 힘들게 했다. 올해는 조금 나아진 상황이지만 또 어떤 예측 불가능한 전력수급 위기가 닥쳐올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실정이다.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건조용 히터 교체는 우리 조선산업에 필수처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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