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배출권거래제, 뜨거운 감자로 왜 떠오르나
[해설] 배출권거래제, 뜨거운 감자로 왜 떠오르나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4.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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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환경 시민단체간 ‘이견’
에너지 - 시행중단 VS 환경 - 정책 재수립

[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정부가 최근 산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받아들여 할당량과 관련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그동안 산업계가 촉구해왔던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 실적기준이 당초 2009년에서 2013~2014년으로 재조정하기로 했으며 오는 2015년 1월1일 본격시행되는 배출권거래제에 대해 경제관계장관들이 시행시기는 그대로 하되 감축률을 완화하기로 했다.

관계부처 협의 및 업계 의견수렴 결과에 따라 모든 업종에서 감축률을 10% 완화하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간접배출 및 발전분야에 대한 감축부담을 추가로 완화해 배출권할당량을 2013~2014년 배출실적 수준으로 조정한다.

이와 관련 에너지정의행동과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는 저탄소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배출권거래제도를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놔 파장을 예고했다.

그동안 환경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위한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범법행위에 대한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또한 최근 할당량을 완화해준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정의행동과 에노사는 지난 4일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도 신화깨기’ 보고서를 번역,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유럽연합이 그동안 추진해온 배출권거래제도의 허상과 배출권 자체가 기득권 세력들의 세금회피, 사기 등의 범죄행위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공공성 및 소비자 모두에게 좋지 않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로 담겼다.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도 신화깨기는 아탁(Attac), 탄소거래감시(Carbon Trade Watch), 캐나다ㆍ브라질ㆍ우루과이ㆍ모잠비크의 지구의 벗(Friends of Earth) 등 세계 각국의 40여 개 단체가 함께 펴낸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유럽연합에서 시행된 배출권거래제도의 배출 감축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고 오히려 온실가스 대량 배출 기업들에 큰 이윤을 가져다줬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를 사고판다는 아이디어의 근본적 결함 때문에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도가 “개혁될 수도 없으며 모방돼서도 안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에너지정의행동은 한국 정부가 설계한 배출권거래제도가 유럽의 전례를 상당 부분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의 실패사례를 한국에 소개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배출권거래제도의 신화 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유럽연합이 배출권 거래제도를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에너지정의행동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배출권거래제도 시행을 결정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며 유럽의 사례에서 보듯이 산업계의 로비에 의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과잉 할당되고 산업계는 공짜로 받은 배출권을 사용해 실질적인 감축 노력 없이도 상당한 이윤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배출권이 금융 상품으로 거래됨에 따라 투기의 대상이 될 것이며 배출권 거래제도보다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직접 규제, 재생에너지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 효과가 입증된 정책이 사용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에노사 역시 박근혜 정부가 배출권 거래제도 시행 계획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노사의 관계자는 “배출권 거래제도가 일단 시행되면 산업·금융·탄소컨설팅 기업들이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기득권을 형성하기 때문에 되돌리기 힘들다”라며 “저탄소 사회로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서 배출권 거래제도는 시행하지 않는 것이 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부는 배출권 거래제도가 개혁될 수 없으며 모방돼서도 안 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는 반대로 김제남 국회의원과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온실가스감축 정책을 누더기로 만들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김 의원측은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당면한 지구적 위기조차 외면하는 박근혜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 결정에 매우 유감이며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재고와 더불어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정책 결정을 다시 내놔야 한다”고 배출권거래제 정책 재수립을 촉구했다.

또한 이번 정부 결정은 본격적인 온실가스 대응의 첫발을 떼었다는 의미는 있으나 실제 속 알맹이는 빠지고 껍데기만 남은 정책이라는 지적이 많다는 것이다. 배출허용 할당량을 5,800만톤 가량 대폭 늘리고 모든 업종의 감축률을 10% 완화하는 등 사실상 온실가스 감축의 실효성을 전혀 담보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를 재검토 하겠다는 것은 감축 로드맵 자체를 뒤흔들겠다는 것을 선전포고에 다름없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환경운동연합 역시 지난 2일 성명서를 통해 배출권거래제와 저탄소차협력금제를 둘러싼 경제장관회의 결과에 대해 반박했다.

환경운동연합측은 “사실상 배출권 거래제가 너덜너덜해져서 배출권 거래제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의 실효성은 사라져버릴 위기에 놓였다”라며 “에너지시민회의와 한국환경회의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오늘 경제장관회의 결과 배출권거래제 시행 업체들이 할당받은 2017년까지의 총 배출량은 16억8,700만톤(CO₂e)으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상 제시된 감축량보다 5,800만톤이 많으며 10% 감축률 할당 등 가장 완화된 내용으로 논의된 안보다 4,400만톤이 많은 배출량”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환경운동연합측은 “박근혜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 정부에서 해야할 의무를 다음 정권에 넘긴 무책임한 정책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듯 에너지분야와 환경분야 각 시민단체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정부는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다만 정부가 산업계의 바람대로 배출전망치를 현시점으로 돌려 감축량을 다시 산정하겠다고 밝혔고 이로 인한 각 양 분야 시민단체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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