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산업 발전을 위한 심포지움이 울산에서 열렸다. 부문별 다양한 요구가 봇물을 이뤘지만 결국 ‘수소전담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미래를 대비해 수소산업 활성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범정부적 ‘전담기구’가 설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2일 울산광역시가 주최하고 한국수소산업협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주관한 ‘수소산업 발전을 위한 글로벌 심포지움’에서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전담기구 설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 목소리 다양하지만 결국 ‘전담기구’ 설치로
영국과 캐나다, 일본의 수소정책이 소개됐다. 국내 법규와 정책, R&D, 연료전지 현황, 수소연료전지차(FCEV) 활성화 전략이 차례로 발표됐다. 선진 외국의 수소정책 사례가 언급되고 분야별 국내 현황이 발표되면서 다양한 개선방향도 제시됐다. 수소생산에서 저장, 이송, 인프라, 이용까지 수소산업 전반에 대한 목소리가 대변된 행사였다.
 
12일 개최된 수소산업 발전 심포지움에서 발표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각 분야별 국내 정책과 현황, 개선과제를 들고 나왔다. 기대도 실망도 아쉬움도 묻어났다. 화석연료을 대신해 신재생에너지가 조명받고 있지만 결국 수소에너지가 미래사회 주류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을 전제로 참석자들은 당장 구체적인 실행을 통해 준비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수소연료전지산업과 정책이 더디게 가고는 있지만 세계 최초로 FCEV 양산체계를 마련했고 전세계 연료전지발전의 90% 이상(2014년 기준)이 국내에서 구축되는 등 여전히 기회가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체계를 마련하자는 목소리다.
 
▲ 각분야 전문가가 패널로 참석해 김준범 울산대 교수(가운데)의 진행 아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가장 강력한 처방은 ‘수소 전담기구’ 설치다. 발표 및 토론 패널로 자리한 김세훈 현대차 박사가 가장 먼저 이를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김 박사는 “전세계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향후 미래차는 EV와 FCEV로 귀결될 것이고 이를 대비해 현대차는 FCEV 연구개발에 주력해 가장 먼저 양산체계를 구축하게 됐다”라며 “국내 보급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유럽과 미국시장에서 초기 판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시장 움직임은 결국 해당 국가의 강력한 수소정책에 따른 것으로 우리도 시장이 믿고 따라올 수 있는 정책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수소전담기구 설치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패널토의 후 질의응답에서 다시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상반기 국회에서도 포럼이 개최돼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가 모여 수소산업 활성화를 논의했다”라며 “그러나 이후 어떠한 정책이나 개선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결국 그날의 ‘립서비스’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정부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은 점”이라면서 “부처별로 이것저것 정책이 제시되지만 큰 방향성을 볼 수 있는 정책이 없어 답답하고 결국 강력한 전담기구가 있어야 힘 있게 끌고 갈 수 있지 않겠나”고 주장했다.
 
■ 영국·캐나다·일본 수소정책 소개
이날 심포지움에서 본격적인 주제발표에 앞서 의미있는 업무협력약정이 체결됐다. 수소산업협회는 영국수소연료전지협회와 상호교류 활성화와 업무협력을 다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캐나다 관련협회에 이어 두 번째 외국단체와의 협약이다.
 
▲ 이치윤 한국수소산업협회장(사진 좌)이 영국 수소연료전지협회와 업무협력을 약속하는 MOU를 체결했다.
영국과 캐나다, 일본의 수소정책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영국은 2012년 연료전지택시가 보급돼 운행되고 있고 오는 2018년까지 영국 전역에 수소충전소가 설치될 전망이다. 약 1,150기 구축이 예정돼 있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최근 국내에 알칼리형 연료전지발전소를 구축키로 하고 창신가스와 MOU를 체결한 연료전지 전문기업 AFC Energy는 한국 연료전지발전시장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캐나다는 수소연료전지분야 세계적인 선진국가로 특히 연료전지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발표자로 나선 조나단 쿠피(Jonathon Kupi) 캐나다대사관 무역담당관은 구체적인 투자유치 희망 연료전지분야를 소개하면서 자국에 투자할 것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일본은 올해 수소충전소 구축에 23기가 신청돼 보조금을 지원한다. 특이한 점은 23기 가운데 12기가 이동형이다. FCEV 판매가 시작되는 2015년 이후 인프라 부족에 대비하고자 한 선택으로 보인다. 일본은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기타 지역 등 4개 권역을 중심으로 내년까지 100기의 수소충전소 구축계획을 확정해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8기, 올해 23기 충전인프라가 추가적으로 구축이 예정돼 있는만큼 구축계획 달성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한편 행사를 주관한 수소산업협회는 처음으로 개최한 이번 ‘글로벌 심포지움’을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협회의 관계자는 “수소산업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라며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해 수소산업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행사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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