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이주영 기자] 올해 초 정부에 BD혼합율 3% 상향조정을 요구했던 BD업계는 연말을 앞두고 소기의 목적달성을 위해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앞서 정부는 2007년 9월에 ‘제1차 바이오디젤 중장기 보급계획’을 발표하면서 BD5의 혼합비율 목표를 매년 0.5%씩 높여 2012년까지 3.0%로 설정해 추진하고 중장기에 5%를 지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현재까지 혼합율은 2%에 머물러 있으며 혼합비율 등 보급여건을 감안해 2010년 하반기에 전면 재검토하기로 해 기존 정책 시행은 정체, 일부업계는 도산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7월 RFS(신재생에너지연료혼합의무화제도)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개정안을 계획하고 있다. 반면 업계와 관련기관은 초미세먼지와 폐유처리 등 대기환경 개선과 환경오염 방지 등을 위해 BD상용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공감하면서도 적극적인 반영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국내 BD관련 문제점은 무엇인지, BD연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책을 진단코자 한다. / 편집자 주

 

인니 BD혼합율 10% 상향조정, 시사점은?

 

지난해 9월 있었던 인도네시아의 ‘BD혼합비율 10% 상향조정’은 원유생산국이 팜유로 대체에너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고무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화석연료를 생산함에도 불구하고 비용과 노력을 들여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려는 의지는 앞으로 전세계가 어떻게 에너지를 생산·개발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과제를 남겼다. 인도네시아의 BD 혼합비율은 이전까지 3~7.5% 수준이었으나 원료 중 하나인 팜유의 생산량과 수출량이 세계 1위를 차지해 소비량이 증가해도 공급에 문제가 없으며 그 만큼 석유의존도를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2012년 농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팜유 생산량은 약 37%가 증가할 것이며 2012년에는 팜 오일이 전 세계 오일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다. 선진국의 식물성 유지 소비는 식용과 바이오디젤 생산용이 전체 소비 증가율의 각각 27%와 7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EU의 경우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생산한 식물성유지의 40%를 바이오디젤용으로 사용했으나 2021년에는 51%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BD의 연료 소비를 확대해 원료인 팜유를 생산하는 대규모 농장에도 도움을 주게되면서 인도네시아 경제 전체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운송 인프라의 미비, 수송·저장 관리능력 부족 등 문제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원유생산국의 적극적인 BD 연료 확대책은 에너지수입의존도가 97%에 달하는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팜유가 ‘식용’이란 인식때문에 BD연료로 활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중동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 에너지 연구에 나섰던 유럽의 사례를 봤듯이 화석연료가 나지 않는 에너지빈국으로서 바이오연료 개발을 통한 에너지자립도와 에너지안보를 강화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계 바이오디젤 시장을 분석한 도표를 보면 바이오디젤 생산량에 비해 무역량이 크게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BD 생산량을 수출하지 않고 자국 내에서 소비한다는 뜻이다. 결국 자국의 에너지안보, 화석연료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자국 내 소비를 목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제공한 ‘우리나라 연도별 에너지 해외 의존도’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09년까지 국내의 에너지 해외 의존도는 평균 97%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2013년 5월 산업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계획은 11%에 불과하다. 이는 EU 평균 2009년에 10%, 2020년에 20%를 목표로 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다.

바이오연료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확대를 위해 일각에서는 ‘해외 바이오에너지 농장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 2011년 당시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투입된 자금에 비해 내실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고 해외 자원부국들의 자원무기화 정책이 빨라지는 등 대내외적 압박으로 인해 우리나라 에너지자립 강화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5년 7월 RFS 시행에 앞둔 시점에서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의 로드맵이 구체화되지 않는 것은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좀 더 빨리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한 에너지안보와 자립도 강화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BD혼합율 조정여부에 대해 상향조정 여부, 상향조정이 이뤄질 경우 비율의 정도 등 각각 긍정적,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산업부는 “아직 정해진 사안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어떤 예측에 대해서도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살펴본 인도네시아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 것은 단순히 ‘팜 농장 개발 확대’를 통한 에너지자립도 강화가 아니다.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들도 발벗고 나서 바이오연료를 개발하는 장기적인 안목과 의지다. 에너지빈국인 국내 실정에 맞는 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자립도 강화 의지와 이의 구체적인 추진을 위해서라도 RFS 시행령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