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준영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책임연구원(공학박사)
[투데이에너지 강은철 기자] 21세기는 국제 기후변화대책 및 환경문제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교토의정서 채택으로 국가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 및 청정개발체재 실시 등으로 환경과 관련해 에너지시장의 새로운 질서가 대두될 것이므로 국가적 대응전략 수립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부분의 감축사업이 화학공정 열회수나 1차원료 전환 등에 의한 이산화탄소 감축이 대부분이었으며 고효율기기에 대한 절감량 검증과정은 입력과 출력을 기반으로 한 감축량 평가만이 고려돼 있어 화석원료와 전력간 왜곡된 가격구조도 평가의 정량화를 어렵게 했다.

특히 히트펌프는 투입되는 입력에너지와는 달리 실내 부하와 같은 출력에 대한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복잡한 구조를 가진 고효율 공조기기의 경우 에너지 절감량을 정량화할 기준이 절실한 실정이다.

최근 IEA(국제에너지기구)에서는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정량화하기 위해 히트펌프의 성능지표를 국가별로 산정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절감량을 공식화하고자하는 움직임이 있다.

ISO(국제표준기구)에서도 연간에너지소비량을 규정할 수 있는 연간성능평가(APF: Annual Performance Factor) 등을 제정화함으로써 정부와 소비자에게 히트펌프의 효용성을 전달하고 보급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현재 히트펌프와 관련된 국제표준화는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와 IEC(The 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에서 주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중 ISO TC86(Refrigeration and air-conditioning)은 1957년 설립돼 히트펌프를 포함한 냉동과 공조분야 기술과 제품에 대한 국제표준화를 다루고 있다.

TC(Technical Committee)에는 총 6개의 SC(Sub Committee)가 구성돼 총 20개 정회원국과 39개 옵저버국가가 가입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32개의 국제표준을 개발해 제정한 상태이며 히트펌프와 관련된 표준은 총 11개에 이른다.

이중 2개의 표준은 현재 개발 상태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 4월에 정식 가입해 활동 중에 있으며 SC 중에는 우리산업에 가장 중요한 SC6(Testing and rating of air-conditioners and heat pumps)에만 가입해 활동 중에 있다. 2007년부터 작업해 최근 완성된 ISO 13256 ‘Air-cooled air conditioners and air-to-air heat pumps- Testing and calculating methods for seasonal performance factor’는 새롭게 제시되는 히트펌프(에어컨디셔너 포함)의 에너지 성능표시방법 및 시험방법을 개발하는 작업으로 본 표준의 방향에 따라 히트펌프의 세계 시장 확대 및 향후 국제 경쟁력 강화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표준 개발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펌프의 고효율화로 가변용량 제어방식의 기술이 상용화돼 세계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변화에 우리나라도 2010년부터 가변용량 제품에 SEER 개념을 KS 표준(KS C 9306)에 포함해 에너지효율표시의 표준화를 통해 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으며 KS C 9306-2010 판에 ISO에서 논의된 내용을 대부분 포함했다.

1957년에 설립된 본 TC에서는 미국, 일본, 유럽의 선진국가들을 중심으로 국제표준화가 이뤄져 왔다. 우리나라의 히트펌프산업은 아직 타 냉동공조기기에 비해 산업 자체가 활성화돼 있지는 않으나 향후 수출 전략적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국제표준을 통한 제품인증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표준화 활동에 있어서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 기반구축 및 전문인력이 부족해 세계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다행히 2007년부터 직접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WG(Working Group) 작업에 우리나라 대표가 의장을 맡아 신규 표준화 작업을 진두하고 있으며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회의에서는 HPWH(Heat Pump Water Heater)의 신규 WG의 의장과 간사도 우리나라가 수임하기로 하는 등 그 영향력을 점점 넓히고 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국내 제조사의 참여도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으며 국내 전문가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그동안 주도권을 누려온 일본, 미국과도 상당한 경쟁을 이루게 됐다.

히트펌프산업에는 아직도 새로운 많은 신규 표준 제정과 기존 표준의 개정 작업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으며 향후 더욱 더 활발해 질 예정이다. 많은 아국의 히트펌프 제품들이 세계시장 경쟁 시 국제표준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국제표준화 활동에서 우리나라의 지위 향상은 히트펌프산업발전에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일 것이다.

신기술 또는 제품 개발의 시작은 특허이며 이를 상용화해 시장을 만든 후 돈을 버는 것은 표준화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히트펌프산업발전을 위해 국제표준화 활동에 보다 많은 우리나라 전문가들의 참여와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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