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족적은 주로 중국 시안(西安)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천산남북로(天山南北路) 주변에 집중돼 있다.
티벳, 히말라야, 카라코람, 훈자, 고비사막, 타클라마칸사막 등…. 이 정도 지명은 이제 다들 익숙할 것이다. 더 이상 지구상에 이름만으로야 낯선 곳이 어딘들 있으랴. 그러나 해마다 수십만 관광객이 쓸고 지나가는 강원 정선과 양양, 인제 등지에도 인적 한번 닿지 않은 골이 여전히 숱하다는 그의 말처럼.
박열씨가 고르는 여행지는 그런 곳이다. 그는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오지특집 기사 등을 뒤져 대강 방향을 정한다. 현지에서 가이드를 고용하면 ‘당신만이 아는 곳, 가장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을 주문한다.
그리고는 몇 주일, 혹은 달을 넘겨가며 고행과도 같은 여정을 밟는다. 그게 그의 여행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