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도요타 오픈전략, 어떻게 볼 것인가
[분석]도요타 오픈전략, 어떻게 볼 것인가
  • 장성혁 기자
  • 승인 2015.01.07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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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개방으로 시장 관심·참여 촉발의 계기 마련
수소충전 특허 눈여겨 봐야…인프라 구축에 효과

[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All our patent are belong to you(우리의 모든 특허는 당신에게 있습니다)”

지난해 6월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인 엘론 머스크는 자사 홈페이지에 이 같이 공표했다. 전기차와 관련된 모든 자사 특허를 외부에 무상으로 공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1월5일(현지시간) 도요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15’의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깜짝 발표를 했다. 자사가 보유한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특허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고압수소, 연료전지시스템 등 특허 건수만으로도 5,680여개에 이른다.

도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의 ‘테슬라’를 꿈꾸는 것일까? 

■특허공개 내용

도요타는 지난해 12월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Mirai)’를 본격 출시했다. 올해 상반기 일본 내수시장을 시작으로 하반기 미국 진출 계획도 밝혔다. 시장반응은 뜨거웠다. 사전예약을 시작한 후 지난해 11월말까지 접수된 건수는 약 200대였으나 이후 주문이 꾸준히 늘면서 2015년 판매목표인 400대를 초과했다.

이 같은 결과로 도요타는 생산라인 증설계획을 앞당겼다. 현재 연간 700대 규모를 생산할 수 있지만 200억엔을 투자해 올해까지 2,000대 규모로 생산라인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요타는 특허개방이라는 ‘깜짝쇼’를 벌였다. 세계에서 가장 큰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는 전시회 중 하나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를 통해서다.

도요타가 개방키로 한 특허는 총 5,680여개다. 연료전지 스택(약 1,970건), 고압수소탱크(약 290건), 연료전지시스템 제어(약 3,350건) 등이다. 도요타는 자동차제작사, 수소생산 기업 등으로 제한해 특허를 무상개방키로 했다. 사용 기간도 2020년으로 한정했다. 개방된 특허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도요타 협의는 필수적이다. 단 수소연료전지차시장의 기본 인프라인 충전소 관련 특허(약 70건)는 사용기간 제한이 없다.  

■특허공개 이유

도요타는 특허공개를 하면서 “초기 발전 단계에서 독점보다는 보급을 통해 시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초기시장이라고도 말하기 어려운 수소연료전지차의 시장개척을 위한 특단의 조치라 볼 수 있다.

최근 자동차업계의 화두는 ‘친환경’이다.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해 생존을 위한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에서 배터리를 통한 모터구동 방식의 전기차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순수전기차 등 전기차 시장이 개화(開化)를 맞고 있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를 통해 큰 성과를 이뤘지만 궁극적인 에코카는 ‘수소연료전지차’로 규정하고 관련기술개발에 전력해 왔다. 순수전기차 상용모델이 도요타에 없는 것이 그 이유다.

미래 친환경차는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로 대변된다. 현재는 전기차가 우세하다. 시장이 열리고 완성차업체의 참여가 늘면서 기술개발에 따른 가격하락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도요타의 특허공개는 이제 막 상용시장에 나선 수소연료전지차의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방전략이 참여자를 이끌고, 나아가 시장확산을 촉발하는 촉매제로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오픈(Open) 전략의 효과

특허공개 발표 하루만에 향후 영향을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몇 가지 점에서 시장의 순기능을 추론해 볼 수는 있다.

가장 먼저 ‘시장의 환기’다. 도요타의 특허공개 발표 후 대부분의 언론에서 관련소식을 전했다. 일반 소비자에게 여전히 낯선 수소연료전지차를 효과적으로 알린 것이다. 소비자의 관심은 시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수소연료전지차가 향후 미래 친환경차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완성차업계의 참여를 촉발시킬수도 있다.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차량의 품질 이상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경쟁을 할 수 있다. 현재 상용차를 생산하는 기업은 현대차와 도요타뿐이다. 혼다와 다임러 등이 2016년, 2017년 출시 계획을 언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타 완성차업체는 수소연료전지차 상용화 계획을 미루고 있다. 인프라 등 시장여건이 미흡한 이유도 있겠으나 경쟁력있는 상용차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 비용 등의 문제도 안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 핵심특허를 모두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수소연료전지차 핵심 기능인 스택은 물론이고 연료저장, 시스템제어 관련 특허 개방은 타 완성차업체로서는 매우 솔깃한 제안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수소충전과 관련된 70건의 특허다. 도요타는 이 부분과 관련해 타 특허와 다르게 기간을 정하지 않고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도 그렇지만 수소연료전지차 역시 충전인프라가 시장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다양한 충전사업자가 나타나 인프라 구축에 나서준다면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은 그만큼 빠른 속도로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다. 도요타의 결정은 바로 이 가능성을 열어 둔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 경험을 보유한 한 업체의 관계자는 “일본의 수소충전 기술은 국내보다 앞서 있는 기술”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향후 도요타와 접촉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배터리, 전기구동 장치, 충전방식 등 고유기술을 지난해 6월 전격 오픈했다. 테슬라의 발표가 있은 지 2주만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애플의 외주업체로 유명한 폭스콘이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한 것. 이 회사는 컴퓨터 부품 전문 제조업체로 자동차사업과는 일면식도 없는 회사였다. 특허공개 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도요타가 테슬라의 뒤를 따랐다. 제2의 폭스콘이 아닐지라도 기존 완성차업계의 관심은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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