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규성 충북대학교 목재종이과학과 교수 (한국펠릿협회 회장)
[투데이에너지] 필자는 지난해 5월 단독주택 건축의 꿈을 이뤘다. 집의 규모는 130m²(약 40평)로 뼈대는 물론 내장과 외장을 모두 경북 김천지역에서 70여년을 자란 낙엽송으로 구성했다. 그런데 집을 지으면서 제일 많이 고민하게 되는 것은 건축방식이지만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체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신축 대상의 주택은 재생에너지 체계로 구축하고자 마음을 정했고 이를 위해 먼저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사용한 에너지(전기사용량, 난방 및 온수 사용량, 취사용 가스사용량)를 분석했다. 전기사용량은 연간 평균 3,800kWh였으며 취사용 가스사용량은 연간 24m³(비용으로 10만원)였다. 한편 난방과 온수(지역난방)는 비용으로 연간 70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주택의 난방과 온수 공급을 위해 23kW급 목재펠릿보일러를 설치하고 취사와 전기를 위해 3kW급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기로 했다. 전기에너지 절감을 위해 모든 등기구는 LED 제품을 채택했는데  이렇게 되면 태양광발전량이 남게 될 것으로 판단돼 취사도 전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지난 1년 동안을 생활하면서 사용한 에너지를 집계해보니 전기는 스스로 발전한 양(3,547kWh)보다 불과 50kWh 정도를 더 사용했을 뿐이며 국내산 목재펠릿은 약 4.5톤을 사용했다. 조금만 더 전기사용량을 줄이면 우리 집에서는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지난 6월 말 경기도는 2017년 폐쇄가 결정된 고리원전과 2030년까지 수명이 다하는 11기의 노후 원전에 대한 대안으로 2030년까지 전력자립도를 70%까지 끌어 올리고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도 2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기도가 채택한 전략은 이미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식으로서 아주 새롭거나 독특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고 응원하고 싶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분산형 에너지체계 구축과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국가에너지 정책의 목표로써 지역사회와 중앙정부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2005년 이후 세계는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사용량 자체를 줄임으로써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여가고 있다. 또한 사용하는 에너지 중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높여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부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배출전망치대비 37% 감축으로 확정 발표했는데 이는 2005년대비 6.27% 증가한 값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에너지와 온실가스 감축계획에서는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잡을 정도의 고강도 혁신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까지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부문에서는 급속한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생산가격이 빠르게 낮춰지고 있으며 에너지효율도 급속히 향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한 에너지자립이라는 목표가 화두가 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자립이 아주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모든 곳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명확한 분석과 적정한 방법을 구사하면 에너지자립의 가능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주장한다. ‘가가호호’ 신재생에너지발전소를 만들어 달라고.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관심을 덜 받고 있으나 기존 주택의 리모델링을 통한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도 꼭 고려해야 달라고. 복지도 잡고 에너지도 잡는 묘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모든 건물에서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발전을 하게 한다면 분산형 에너지체계도 구축될 뿐더러 원자력발전소 몇 개쯤은 폐쇄해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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