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호 영남대학교 산학협력단장
[투데이에너지] 최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설치확대가 주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분산형전원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까운 중국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에너지국에서 분산형 태양광발전 촉진 내용을 발표하면서 중국 내 태양광제조업체들의 수혜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각 가정이나 공공기관에서 자가소비 후 남은 전력을 자유롭게 전력시장에 내다팔 수 있도록 준비했으며 분산형발전 건설을 위한 대출, 임대 등 금융지원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각종 정책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이 계획발표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의 태양광발전 설치량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은 태양광발전 설치량 목표가 14GW였으나 상반기 설치량이 분포식 발전 설치량 부진 등으로 3.6GW에 그치며 목표치가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분산형 전원에 대한 지원책이 발표되면서 태양광 설치량이 목표치보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꼭 태양광만이 아니더라도 신재생에너지를 대규모 발전이 아닌 소규모 분산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이미 정부지원 전력매칭시스템을 통해 각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전력매칭시스템이란 각 가정의 지붕 위에 솔라크로스 헝겊 천으로 된 태양광설비를 깔고 마이크로그리드로 ESS를 설치해 개별 가정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이와 더불어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이끌어갈 주도적인 방안으로 소규모 분산형 전원시스템 구축이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으며 다양한 지원책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0년 이미 ESS(에너지저장장치) 설치의무화 법안을 제정하고 500W~1MWh 규모의 가정·중대형 ESS 설치 시 투자세액의 30%를 감면하고 있다.

독일도 자국 최대 규모 10.8MWh 사업을 구축하고 2020년까지 마이크로그리드의 비중을 총 전력 생산량대비 25%까지 확대할 것으로 발표했으며 일본은 지난 2011년 이미 자가발전량이 전체 발전량의 22.6%에 이르렀다.

선진국들은 이미 발 빠르게 ESS를 활용한 에너지혁명을 준비하는 추세다. 미국 에너지기업 테슬라는 지난 5월 소규모 에너지저장장치인 7kWh급 가정용 배터리를 3,000달러에 출시했다. 일주일 만에 예약구매액은 8억달러를 기록했고 선주문량은 3만8000대에 달했다. 테슬라는 5년 뒤에는 가정용 배터리 가격을 반으로 낮추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전기를 외부에서 공급받을 필요 없이 자급자족할 수 있다.

이처럼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소규모 분산형 전원 구축을 통한 에너지혁명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구체적인 분산형 전원 활성화 방안도 나오고 있지 않고 있으며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느낌도 든다.

정부는 지난해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35년까지 발전량의 15%를 소규모 분산형 전원을 통해 공급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분산형 전원보단 원자력을 중심으로한 대형발전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을 버리지 못한 건 아닌지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문제는 이같은 움직임이 미래시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신재생에너지 경쟁력이 해외에 비해 급격하게 밀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소규모 발전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신재생에너지원의 지속적인 보급과 기술성장까지 불러올 수 있는 미래형사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간과한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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