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장

[투데이에너지 조규정 기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18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광물자원 확보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한 지구모방기술연구에 돌입했다.

이에 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는 지구생성 원리를 원용한 친환경, 고효율 소재 제조공정 연구를 최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지구환경 오염 해결방안 시나리오, 미확인 광체 분포 예측 지도 등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계획이다. 손정수 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장을 통해 보다 자세한 지구모방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편집자 주

△광물자원연구본부의 역할은

광물자원연구본부는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기간산업인 철강, 비철금속산업, 시멘트회사의 원료로 사용되는 철광석, 구리광석, 아연광석, 석회석 등의 금속, 비금속 광물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 집단이다.

또한 국내 및 해외 광물자원의 탐사, 개발, 선광, 제련 및 활용연구를 수행함은 물론 유가금속 함유 폐기물과 다양한 금속이온이 녹아있는 바다를 대상으로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도시광산연구와 해수용존자원 회수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국가 산업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혁신적 광물자원 확보기술과 산업원료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연구사업으로 정한 지구모방기술이란

지구모방기술은 초신성 폭발 등 우주의 왕성한 활동으로부터 발생한 파편들이 뭉쳐 생성된 지구가 지난 46억년 동안 진행해 온 일련의 과정(용융, 상분리, 지각의 생성 및 조산운동, 마그마의 분출과 광상의 생성, 화산활동, 지각판의 이동 및 지진, 물질의 자연순환)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원리를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애로기술에 적용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이해하기 쉬운 예로 인조다이아몬드 제조를 들 수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 깊숙한 곳에 고온고압의 환원 분위기에서 탄소고체로 되면서 아름다운 색상과 단면을 갖는 다이아몬드로 재탄생한다.

우리 인류는 흑연을 섭씨 2,000도 이상의 온도와 수만기압의 높은 압력 조건에서 6~8면체의 인조다이아몬드를 제조해 연마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보석용 천연다이아몬드와 같은 크기의 결정을 만드는 데는 아직도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 다른 지구모방기술로는 광물탄산화가 있다.

지구는 46억년 동안 지각과 대기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빙하기, 간빙기 등을 반복해 왔다.

지각에 존재하는 탄산염 암석이 지구내부로 들어가게 되면 암석 내 존재하는 이산화탄소가 증발되면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게 되며 지구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암석의 풍화가 증가하게 되면 특히 탄산염광물의 경우 물과 반응해 탄산의 용해가 증가하게 된다. 그러면 규회석(Wollastonite)이 물에 용해된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석영과 방해석을 만들게 돼 온실효과를 일으켰던 이산화탄소의 상당 부분을 지구내부로 되돌릴 수 있다.

이렇게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탄산염반응은 지구가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를 적절히 조절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증가해 46억년 동안에는 일어나지 않았던 인위적인 지구 온난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구가 하고 있는 탄산염 반응을 모방해 과잉의 이산화탄소를 방해석으로 만들고 이를 다양한 원료로 활용하는 연구가 필요한데 이 또한 지구모방기술이라 할 수 있다.

△지구모방기술에 대한 연구목표 및 향후 계획은

지구모방기술의 목표는 체계적인 광물자원 확보 및 지구환경 보전을 위한 지구모방기술의 개발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첫째 지구 구성물질 생성 매커니즘을 모방한 선광, 제련, 소재화 공정개발로써 앞서 설명한 고온고압 환경하에서 다이아몬드 제조와 같은 공정의 연구와 이산화탄소를 발전회, 소각재, 제강슬래그 등과 반응시켜 속결성 시멘트 원료를 만드는 공정과 생화학적 반응에 의한 산화광물의 미생물 선광공정 개발, 철-니켈함유 규석광의 고화반응 모방기술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석회석을 대체하는 원료를 얻게 돼 광물자원의 고갈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둘째로는 4차원 지구모델링 기술개발이다. 이는 탐사자료를 통합해 3차원 지질모델링기술을 확립하고 지질구조 복원해석기술을 접목시켜 4차원 지질모델을 이용해 광상 생성 당시로부터 현재까지의 광상거동을 모사할 수 있는 기술, 열-유체-역학-화학적 인자를 일괄 분석한 광상생성 모델링 기술의 개발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를 통해 기존 방법으로는 찾아내지 못한 유용광물자원의 광체를 확보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지구가 46억년 동안 환경을 유지해 온 원리를 원용한 환경오염 해결방안 연구다. 앞서 설명한 기후변화 대응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광물탄산화 연구가 이에 해당 되며 지구가 생성돼 46억년 동안 변화돼온 과정에서 환경문제가 없었던 요인을 분석해 현 환경문제에 적용하는 연구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지구모방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고갈돼 가고 있는 금속광물, 비금속광물자원을 이산화탄소와 산업부산물로 대체할 수 있으며 유가금속을 함유하고 있는 광상의 거동을 근원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아직 발견되지 않은 금속광상을 효율적으로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섭씨 1,500도 이상, 5기압 이상의 고온고압 환경 하에서 물질의 거동을 지구모방을 통해 고기능성의 원료소재를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른 국가들의 지구모방기술 연구진행 상황은

지구모방기술은 해외 다른 국가들에서도 최근 10여년 전부터 ‘Geomimicry’ 또는 ‘geomimetic technology’라는 표현으로 지구가 해오고 있는 기능을 모방하는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호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의 일부 연구자들이 광물탄산화, 점토광물의 고강도화, 수열합성 등 지구를 모방한 연구를 통해 건축재료, 고기능성 폴리머 등의 제조를 모색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원료 및 소재 제조분야에 발을 내딛는 단계에 있으며 우리와 같이 지구생성원리, 지구의 진화과정 및 광상생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접근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구모방기술 연구 성과에 따른 기대효과는

지구모방기술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지구생성 및 변화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광물자원을 효율적으로 찾는 수단을 갖게 된다.

더불어 이산화탄소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광물탄산화 지구모방기술을 상용화하게 되면 그린시멘트 원료로 광산채움재나 싱크홀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유가금속을 선택적으로 잡아먹는 미생물선광기술의 개발이나 고온고압침출, 수열합성 등은 광물자원으로부터 유가금속을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혁신적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지구가 46억년 동안 해왔던 환경조절기능을 모방하면 현재 당면하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를 고효율, 저비용 기술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광물자원을 확보하는 조사, 탐사, 채광기술과 확보된 광물자원으로부터 유용성분을 산업에 공급하는 선광, 제련, 소재화 등의 활용기술은 오래 전부터 해왔던 연구분야지만 앞으로도 기술혁신이 필요한 분야다.

또한 광물자원분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이뤄지고 있는 철강산업, 비철금속산업, 시멘트산업 등은 국가가 경제활동을 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국가 핵심 기간산업으로 원료를 공급하는 광물자원연구는 사람이 살아나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산소와 같은 존재다.

최근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언론매체를 통해 많이 보도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확보하지 못하는 희토류금속 등 중요한 전략금속자원을 외국으로부터 확보해야 한다.

앞으로도 광물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애정 어린 지도편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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