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에 조성중인 환경산업연구단지 전경.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세계 환경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반도체시장의 3배인 1조1,61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세계 물시장은 석유산업의 절반 수준, 전력산업이나 정보통신산업과 엇비슷한 규모이지만 반도체산업보다는 2배나 더 큰 6,000억달러로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4.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경부는 국내 환경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환경산업연구단지와 물산업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글로벌 경쟁력 확보 시급

국내 환경산업은 98조원(2014년 매출액 기준) 규모로 성장해왔지만 내수시장 포화에 따라 점차 성장이 둔화될 전망이다. 국내 환경기술의 수준은 최고기술국인 미국 대비 77.9%로 5년의 격차를 보이고 있고 후발주자인 중국과도 근소한 차이(-3.3년)로 기술우위를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환경기술의 사업화 성공률도 글로벌 수준에 비해 다소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환경산업의 수출은 약 8조2,000억원(2014년 기준)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은 0.9% 밖에 되지 않는다. 물산업 수출은 20억달러(2014년 기준)로 세계시장의 1%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환경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경쟁력 강화 및 실적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부분 영세한 국내 환경기업의 94%가 가장 시급한 사항으로 실증화 시설(Test-bed) 조성을 통한 운영실적 확보를 들고 있다.

환경부는 환경산업연구단지와 물산업클러스터를 통해 환경기업의 기술개발부터 개발된 제품의 기술검증, 국내외 시장 진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두 연구단지 조성에 있어 지역특성, 입주형태, 연관산업을 고려한 통합 육성·관리 전략을 마련해 국가 예산의 효율적인 투자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게 환경부의 목표다. 

■ 어떻게 조성되나

인천광역시 서구 경서동 종합환경연구단지 연접 부지(18만m²)에 조성 중인 환경산업연구단지(시공사: 대림산업)는 지난 2014년 10월27일 첫 삽을 뜬 이후 올해 4월 현재 건축물 내·외부 마감 작업 중(공정률 46%)이다. 오는 11월까지는 주요 시설물이 거의 완공돼 12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가고 2017년 5월 준공할 예정이다.

환경산업연구단지는 100여개 기업의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시설로는 연구·전용실험실, 세미나실, 전시실 등의 연구지원시설, 물·대기 등 분야별 실증실험시설(Pilot test, Test-bed), 시제품 생산지원시설, 게스트하우스 등이 들어선다.

인근에 종합환경연구단지(한국환경공단, 국립환경과학원, 국립환경인력개발원, 국립생물자원관), 수도권매립지, 환경에너지종합타운 등이 위치해 폐기물, 악취, 대기 등 다양한 실험재료 확보 및 융합 연구 네트워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물분야에 있어서는 해수(海水) 확보가 가능하고 연구단지에서 발생하는 하·폐수(저장조 설치: 하수 1,000톤, 폐수 500톤)를 활용한 소규모 실험 및 연구개발에 적합하다. 환경 전분야 실증화 시설 부지로 3만m²(물분야 1만6,000m²)를 확보했다.

조영희 환경부 환경산업실증연구단지추진단 사무관은 “기업에게 창의적 실험 공간을 제공하는 자유형 테스트베드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원수 공급 배관 등 기본시설과 부지를 기업에게 제공하고 기업이 원하는 공정을 자유롭게 설계해 유연하게 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2016년 제1차 예비입주기업협의회(환경산업연구단지)’에 참석한 환경부 및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예비입주기업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환경산업연구단지는 기업의 한시적 실증연구가 주목적인 연구센터에 임대 입주하는 방식으로 기술개발 및 소규모 실증실험을 실시, 사업화 초기단계에 진입할 수 있게 해준다. 

실증화단지 수요조사(2013년)에서 응답기업 503개 중 157개 기업이 입주의사를 표시해 입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연구단지 확장에 대비하기 위해 연구단지 바로 옆에 10만m²의 부지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환경부는 오는 2018년까지 2,335억원을 투입해 대구국가산업단지 65만m² 부지에 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물산업클러스터는 물산업 진흥시설과 실증화시설을 핵심시설로 건설된다. 진흥시설은 물융합 연구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워터캠퍼스 등으로 구성되는데 시험분석기관, 물융합 협력대학원, 해외진출 지원기관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실증화 시설은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실험해 볼 수 있는 테스트 베드(Test bed)를 제공하게 된다. 물산업클러스터 조성 공사는 최고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시공일괄방식(턴키)으로 추진된다. 현재 기본설계 중에 있으며 6월에는 공사 시행자를 선정하고 11~12월 본격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물산업클러스터는 낙동강 원수(2만톤/일), 주거단지 발생하수(9,000톤/일), 국가산업단지 발생폐수(1만톤/일) 등 충분한 양의 용수 공급이 가능해 물 분야의 다양한 요소기술 및 상용 수처리 공법 개발에 유리하다.

또 물분야 중·대규모(100∼1,000톤/일) 실증화가 가능한 수준의 부지(10만m²)를 확보했다. 실증화 시설에는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 등을 마치고 개발된 기술의 사업성 테스트에 집중하기 위한 장치형 테스트베드가 설치된다.

손정원 환경부 물산업클러스터추진기획단 주무관은 “정수·하수·폐수분야 별로 중·대형 규모의 계열·공정 단위 테스트베드를 모듈화 해 원하는 기업에 제공할 것”이라며 “사업자는 필요에 따라 단위 테스트베드를 선택해 실증화 실험을 실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물 기업 50개를 유치해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물 산업 특화 집적단지(48만1,070m²)로 조성할 예정이다. 기업이 집적단지에 영구 입주해 물 분야 신기술 개발, 실증실험, 제품생산 및 해외진출까지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다.

기업 유치는 일반분양과 직접 우수 환경기업을 모집하는 투 트랙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업집적단지 1차 일반분양을 공고한 데 이어 9월경에는 하반기 투자설명회와 10월에는 2차 일반분양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롯데케미컬이 지난해 12월 입주협약(3만3,058m²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올 하반기에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며 삼진정밀, 엔바이오컨스 등 많은 기업이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물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되는 대구국가산업단지에는 전후방 연관기업(첨단기계, 신재생에너지 등)들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물 산업 가치사슬의 체계화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일본은 워터프라자와 에코타운, 싱가포르는 물산업 허브, 이스라엘은 첨단물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해 환경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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