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지난해 말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으로 우리나라는 202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배출전망치(BAU)대비 37% 감축키로 대외적으로 공표했다. 이러한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그 중에 하나의 방안으로 히트펌프산업의 활성화가 제시되고 있다.

국내 히트펌프산업 발전을 위해 산·학·연 등 민간단체가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구성된 조직이 활발한 활동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히트펌프산업포럼’이다. ‘히트펌프산업포럼’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김민수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를 만나 히트펌프산업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히트펌프산업포럼은 어떤 조직인가

히트펌프산업포럼은 히트펌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산업계, 학계, 언론계, 관련 기관의 인사들이 히트펌프와 연관된 정보의 교류, 기술 동향 분석, 정책 제안 등으로 히트펌프산업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고자 포럼이다.

2014년 5월 창립총회를 거쳐 그해 9월에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받아 현재까지 히트펌프산업 전방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법인회원 50여개사를 비롯해 뜻이 있는 개인회원들도 많이 참석하고 있으며 히트펌프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지속적으로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된 활동은 히트펌프에 관한 조사 분석 및 정보 교류, 학술발표회 및 히트펌프에 대한 각종 세미나 개최, 히트펌프에 대한 기술개발 및 유통산업 발전방안 연구, 히트펌프산업에 대한 홍보, 국내외 관련 업체 및 유관기관과의 정보교류 등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히트펌프산업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히트펌프산업에 어떠한가

히트펌프산업은 냉동공조분야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전기 또는 열원을 이용해 고온에서 열을 공급하는 것을 말하지만 달리 해석하면 냉방과 난방을 하나의 기기로 제공하는 것도 포함한다.

가정이나 사무실에 설치돼 있는 냉방용 에어컨을 여름에 사용하고 동절기에는 냉매의 유로를 변경해 실내를 난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히트펌프의 한 형태이다.

이러한 기기의 설계, 제작, 생산, 판매, 서비스, 유지관리 등의 다양한 영역을 포함하는 것이 히트펌프산업이다.

통상적으로는 대기와의 열교환을 통해 열을 주고받지만 열원으로는 대기(공기열원) 이외에도 태양열, 지열, 수열 등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응용분야에 따라서는 냉난방용 히트펌프에 추가해 지열이용 히트펌프, 수열원 히트펌프, 가스엔진 구동 히트펌프, 미활용에너지 이용 히트펌프, 보일러 연계 히트펌프, 스팀제조 히트펌프 등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해 국내의 히트펌프시장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동절기의 우리나라 기후가 제법 추운 관계로 이때에 난방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미치는 효과가 매우 커 전세계적으로 히트펌프를 신재생에너지 이용기기로 분류하는 국가들도 많아지며 히트펌프시장의 규모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히트펌프가 왜 과소평가 되는가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에 전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전기 부족 사태를 맞아 대대적인 전기 사용 감축을 권장하고 있다.

동절기 난방을 위해 전기를 사용하는 기기의 사용을 자제하는 과정에서 히트펌프가 전기를 이용해 난방을 한다는 이유로 전열기 등과 같은 직접발열난방기와 같은 부류로 취급된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전열기 등에서는 전기에너지 1이 들어가서 열에너지가 최대 1이 나오지만 히트펌프의 경우에는 전기에너지 1이 들어가서 (동절기 기온에 따라 성능이 변하지만) 열에너지가 3 정도 나오는 기기이다.

이는 실외로부터 열에너지를 2만큼 가져오기 때문이며 그렇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고효율 신재생에너지기기로 대우를 해주고 있다. 앞으로 전력사정이 좋아지고 다양한 에너지원의 사용에 대해 객관적인 검토가 이뤄지면 이러한 부분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될 것으로 본다. 

외국의 경우 일부 공기열원에 대해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지정해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논의조차 잘되고 있지 않다. 공기열원 히트펌프는 유럽 등지에서 신재생에너지기기로 분류돼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기를 이용하는 냉난방기기로 취급돼 전력피크와 연계되면서 사용 및 설치에 제한을 받고 있다.

특히 난방방식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전열기 등의 직접발열기구이며 히트펌프는 소요 전력보다 수 배의 열을 공급할 수 있는 기기이기 때문에 직접발열기구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히트펌프산업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내의 기후 및 여건을 고려했을 때 히트펌프를 하절기에는 냉방 모드로, 동절기에는 난방 모드로 사용함으로써 4계절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최상이다.

그러나 동절기 추운 날에 난방 성능 저감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와 더불어 가정용 전기의 누진요금제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의 누진요금제는 전력시장의 규모가 매우 작았던 시절에 형성된 요금제로써 지금과 같은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에는 맞지 않는 제도다.

또한 히트펌프를 전열기와 같은 방식의 난방기기로 생각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 등을 고려한다면 보급을 장려해야 한다. 오히려 고효율 기기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히프펌프의 지정 파급효과는

파리기후협약을 계기로 세계적으로는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대부분의 나라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히트펌프는 에너지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저감시키는 기기로 이러한 변화에 ‘딱’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동하절기 전력예비율이 앞으로 상당히 개선될 것을 고려했을 때 히트펌프의 고효율화 및 보급증진은 국가적인 에너지 사용효율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히트펌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한 고급인력의 양성 및 처우개선, 신기술의 개발 및 적용, 신흥시장 확보 및 유지 등에 관해서는 업계뿐만 아니라 정부 및 관련 기관에서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히트펌프산업은 앞으로의 국내 내수시장 확대 이외에도 해외시장 개척 및 국부 창출에 많은 기여를 할 산업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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