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재영 한국가스공사 가스기술연구원장

[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이미 특정분야에서는 우리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이제 가스공사는 연구원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다”

허재영 한국가스공사 가스기술연구원장의 말에는 자신감이 차 있었다. 그만큼 기술에 대한 확신이 차 있지 않으면 그렇게 표현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연구원은 해외시장에 내놓을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것은 인텔리전트 피그 기술이다. 인텔리전트 피그란 배관 내의 유체(가스, 오일, 물 등)의 흐름을 이용해 피그(검사장비)를 진행시켜 배관의 상태를 파악하는 장비다.

기존의 기술은 피크를 배관 내 이물질 제거에 주로 사용돼왔다. 반면 연구원이 개발한 피그는 데이터 저장 시스템, 감시 시스템, 무선 송수신 시스템 등의 최신 기술을 적용해 배관 등의 이상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허 원장은 “2008년 상용화 이후 2015년까지 연구원에서 2,000km 이상의 천연가스 공급배관에 대해 인텔리전트 피그 검사를 수행했다”라며 “자체 기술 개발로 약 8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를 거뒀으며 관련 부대비용을 포함해 총 절감 효과는 약 127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4월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회사(PVN)의 자회사인 PVU와 가스배관 인텔리전트 피깅 사업 협약을 체결해 해외 피깅 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와 관련 허 원장은 “피그시장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연간 수조원 규모에 달하는 만큼 큰 시장으로 우리의 기술력이 베트남에서 입증을 받는다면 향후 동남아 및 중국시장의 기술수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기존의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피깅이 불가능한 배관에 적용하기 위해 8인치, 16인치의 배관 검사용 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노력에도 한 가지 아쉬움은 있다. 다양한 성과에도 연구현장의 여건이 녹록치 않다. 예산과 인력 부족이라는 과제를 늘 안고 산다는 허 원장. 그는 최근의 기술성과를 통해 연구 인력을 차근차근 확보하겠단 생각이다.

허 원장은 “KC-1, 인텔리전트 피그 기술 등 가시적인 성과 외에도 오만, 인도네시아 등 가스공사에 협력을 요청해 연구원이 기술연구에 착수한 상태”라며 “이를 통해 향후 해외 수출의 성과도 나온다면 그에 따라 예산과 인원을 확보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밝힌 목표는 2025년까지 연구 인력만 460여명으로 올해 기준 98명과는 상당한 차이다. 목표가 쉽지는 않지만 한 번 해보겠다는 그의 다짐에는 변함이 없다.

허 원장은 “연구원은 국내 LNG산업의 첨병역할을 하는 기초인 만큼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한 연구원들의 노력을 알아줬으면 한다”라며 “연구원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원장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연구원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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