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규성 충북대학교 목재종이과학과 교수
[투데이에너지]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인간의 활동 중에서 많은 자원을 소비하는 일인데 온실가스를 배출하기도 하고 독성물질을 배출해 수질과 토양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목재와 같은 자연 재료를 이용하면 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론 지속가능한 경영을 통해 오랜 기간 산림을 관리할 경우에 한해서다.

건축을 위한 재료로 콘크리트나 철 대신 목재를 사용하는 것은 다음과 같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방출도 줄일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대부분의 목제품을 제조할 때 콘크리트나 철에 비해서 화석연료를 덜 쓴다. 어떤 LCA분석에 따르면 콘크리트와 철제품을 제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목제품에 비해 각각 129%, 115%나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목제품을 가공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을 바이오연료로 사용하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그만큼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또 목재 그 자체는 이산화탄소가 고정된 것이므로 건축물로 남아 있는 수십 또는 수백 년간 이산화탄소 방출을 지연시킨다.

게다가 목재를 가공할 때 발생하는 환경오염은 타재료에 비해 매우 적어 환경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대기오염은 목재에 비해 콘크리트가 167%, 철골이 142%나 더 발생시키며 수질오염은 콘크리트가 225%, 철골이 300%나 많이 발생시킨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조림을 통해서 매년 자라는 양이 베어서 쓰는 양보다 많다. 우리나라의 숲으로부터는 매년 500만㎥의 목재가 수집되고 있는데 이 중 50% 정도가 펄프와 보드용 원료로 쓰이고 25% 정도는 제재 및 건축용, 8% 정도가 바이오연료용으로 활용된다. 최근 한옥 붐이 일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나무가 5% 가까이 된다. 이만큼 이산화탄소 배출이 억제되고 있다. 아직 수집되지 못해 산지에 남아있는 미이용자원(우리나라 환경부는 이를 폐기물이라고 망언을 한다. 국제적인 규약으로는 소유자가 버렸거나 버릴 의도가 있거나 버려야만 하는 것만을 폐기물이라 한다)을 바이오연료 또는 목질신소재의 원료로 사용하게 되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요즘의 목재산업은 목재 가공 기술의 발달과 목질신소재의 개발, 바이오연료의 이용을 통해 사실상 버려지는 것이 없는 폐기물제로의 산업이 됐다. 목재는 목조건축과 같은 이용 형태를 통해서도 기후변화를 완화시킬 수 있다.

요즘의 목조건축에 대해 더 알아보면 건축가들이 강조하는 목조건축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어떤 용도의 건축물도 가능하고 독창적인 설계도 가능하다. 환경에 순응하는 친환경건축물이 되고 비용효율적인 건축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건축물은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 세워진 10층짜리 아파트로 높이가 32m였다. 그런데 최근에 최고의 자리를 노리는 목조건축물이 세계 곳곳에서 경쟁적으로 세워지고 있다. 노르웨이의 베르겐(오슬로 인근)에는 14층짜리(높이 51m) 주상복합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전용면적이 60-65㎡인 아파트의 분양가는 약 5억원 정도다.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가 690명을 수용하는 기숙사 건물을 짓고 있다. 연면적이 1만4,586㎡이며 16~18층짜리 건물로 높이가 53m에 이를 전망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능가하는 목조건축물의 역사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작되고 있다. HoHo프로젝트라고 명명했는데 우리말로는 깜놀프로젝트 쯤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이 건물은 연면적이 2만5,000㎡이며 높이가 84미터에 이르는 24층짜리 주상복합건물로 아파트, 호텔, 레스토랑, 복지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우리 선조들이 7세기 신라시대 때 지었던 황룡사9층목탑과 거의 같은 높이다. 2017년 완공 예정이라니 빈에 새로운 관광명소로 등극할 것 같다. 프로젝트 설명을 보면 건물에 소요되는 목재량은 3,600㎥ 정도인데 이를 통해 2,800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빼지 않고 홍보하고 있다.

부러워 할 일만은 아니다. 우리도 더욱 분발해 산림에서 나는 바이오매스를 적극 활용할 의지를 갖고 바이오연료든 목조건축이든 뛰어들기만 하면 된다. 이런 시점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빙속경기장을 목조건축으로 지어 친환경올림픽으로 만들려 했던 계획이 무산된 일은 두고두고 아쉬운 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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