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형수소스테이션.

[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수소가 주류에너지로 사용되는 시대.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2000년대 초 그의 저서 ‘수소경제’에서 언급한 수소경제시대다. 리프킨은 수십년 내 수소경제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언했다. 화석연료가 줄어들면서 대체제로 수소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수소경제시대를 가늠할 수 있는 변화가 최근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소차의 시장출시다. 수소차시장이 활성화되면 수소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소공급 측면에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는데 수소를 저장하고 이송하는 저장·이송기술이 주목될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이 수소 사용량이 제한적일 경우 고압으로 저장해 이송해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사용량이 늘어나면 단위 면적당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액화기술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액체수소는 신기술이 아니다. 이미 1960년대부터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로켓 연료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돼 왔다. 그러나 첨단우주기술 및 군사전용기술로 지정돼 기술이전이 어렵고 국내에서는 기술적 문제로 생산되지 못했다.

국내에서 액체수소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최근이다. 지난 2014년 김서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가 국내 최초로 수소액화기를 비롯해 저장용기 등의 극저온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김 박사는 그해 ‘하이리움산업’이라는 벤처기업을 설립하고 액체수소 사업화에 나섰다.

하이리움산업의 하이리움(Hylium)은 수소(Hydro gen)와 헬륨(Helium)의 합성어다. 수소는 -273℃, 헬륨은 -269℃에서 각각 액화된다. 수소와 헬륨이 액화되기 위해서는 극저온환경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고 이들 기술을 활용한 최고의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담은 사명이 하이리움산업이다. 

하이리움은 최근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해 목표금액을 상회하는 성공적인 펀딩을 마무리했다. 앞서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1기 입주기업으로 참여해서는 사업화를 위한 다양한 실무능력을 키웠다. 본격적인 사업을 위한 제반환경을 모두 갖춘 셈이다.

▲ 액화탱크.
하이리움산업은 당장 액체수소 생산과 유통에 주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시장이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투자단계별 맞춤전략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서영 하이리움산업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극저온기술을 활용해 액화헬륨, 헬륨 재액화, 무인기 파워팩시장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무인기파워팩은 최근 드론산업 활황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무인기는 주로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지만 체공시간 확보에 어려움이 따른다. 무인기에 충분한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액체수소는 중량대비 에너지밀도가 가장 높은 에너지원이며 로켓의 연료로 사용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이리움산업은 최근 개발한 파워팩을 이용한 드론시연에 성공했다. 액화수소파워팩으로는 세계 최초다. 또 이 제품으로 KBS ‘도전 K-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가해 총 6,545개팀 가운데 9위의 성적으로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오는 11월에는 이스라엘과 미국에서 개최 예정인 무인항공기 전시회에 참가해 액화수소파워팩 기술을 적극 알리겠다는 각오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이동형수소스테이션이다. 수소충전소는 수소차 보급·확산에 필수적인 인프라다. 그러나 수소충전소 1개소 구축비가 평균 30억원에 육박해 충전인프라 구축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이동식스테이션이다. 김 대표는 “초기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고순도 수소운송과 혁신적 운송비 절감이 가능한 모델이 이동식”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이리움산업은 현대자동차의 도움을 받아 설계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대량의 액체수소를 제조할 액화플랜트 건설에도 나선다. 김 대표는 “약 10억원을 투입해 시간당 10ℓ급 액체수소를 제조할 수 있는 플랜트를 구축할 예정으로 적당한 부지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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