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최근 유수의 도시가스가사 매각을 공식화함에 따라 그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남에너지의 경우 지난해 9월 매각을 하기로 밝힘에 따라 강남도시가스 매각에 이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도시가스사가 연이어 매물로 나온 이유와 향후 파장을 파악해본다. /편집자 주

■매각 진행 중인 도시가스사는

지난해 도시가스 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경남에너지의 매각 공식화일 것이다.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최대 주주인 상원컴트루와 2대 주주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가 보유한 경남에너지 지분 96.5%를 전량 매각키로 결정했다. 상원컴투스는 현재 정연욱 회장이 대표로 재직 중인 회사다.

매각이 아니라고 밝힌 기존의 입장을 바꿔 돌연 매각을 결정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됐다는 주장도 있다.

애초에 정연욱 경남에너지 대표이사 회장이 매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언론을 통해 매각설이 먼저 나오는 예상치 못한 사태를 수습키 위해 우선 매각을 부인하고 추후 매각을 발표했다는 게 업계 일부 관계자의 견해다.

실제 정연욱 회장은 매각 공식화되기 두달 전에는 매각과 관련된 어떤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렇지만 불과 두달만에 갑작스레 매각을 공식화한 것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경남에너지의 경우 2015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248억원, 198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52억원, 121억원을 달성했다. 경남권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어 창원의 산업단지 등 배후 수요도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다.

정 회장이 경남에너지를 매각하게 된 원인도 초미의 관심사다. 매각 이유와 관련 여러 추측이 거론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신사업을 위한 재원 조달 마련이라는 의견이 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로 아직까지 어떤 이유에서 매각을 결정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매각 이유에 대한 궁금증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도시가스 가스미터기.
■지난해 도시가스 매각 관련 사례

도시가스사의 매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귀뚜라미그룹이 맥쿼리그룹으로부터 강남도시가스를 인수하며 도시가스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강남도시가스의 경우 서울 강서권지역인 금천구, 구로구, 양천구 등을 권역으로 삼고 있어 같은 서울을 권역으로 하는 타 도시가스가에 비해 매출, 공급 등 규모가 가장 작다.

강남도시가스 이전에도 매각설이 제기된 도시가스사가 있다. 해양도시가스와 서라벌도시가스가 그렇다.

지난해 초 지주회사인 GS에너지가 해양도시가스와 서라벌도시가스의 일부 지분을 매각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매각이냐 백지화를 놓고 업계의 촉각이 곤두선 바 있다.

당초 GS에너지는 100% 자회사인 해양도시가스(권역 광주, 나주 등)와 서라벌도시가스(권역 경주 등)의 지분을 각각 49% 매각할 계획이었다.

해양도시가스와 서라벌도시가스는 각각 2014년 매출 6,660억원, 1,7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각각 189억원, 96억원을 올렸다.

업계가 예상한 매각 대금은 약 2,000억원, GS에너지는 51%의 지분을 유지해 경영권만은 확보한다는 방침이었다.

결과적으로 GS에너지가 우선 협상자와 협상 결렬로 인해 매각을 백지화하는 걸로 결론 났지만 이를 시작으로 지난해만 GS에너지 계열을 포함해 매각설로 회자된 회사만 4곳이다.

이중 강남도시가스는 귀뚜라미 품으로 둥지를 틀고 사명을 귀뚜라미에너지로 변경했고 경남에너지는 매각협상이 앞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관계자는 “지난해 일련의 과정을 보면 도시가스사의 매각이 이렇게 활발히 이뤄진 해가 있었나 싶을 정도”라며 “경남에너지의 매물의 경우 규모가 상당해 인수대상자에 관심이 커질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인수자가 누가 됐던 인수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남에너지 인수와 관련해서도 국내 도시가스사, 연관 유수 기업, 해외 사모펀드 등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도시가스사의 경우 SK E&S 등이 인수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SK E&S가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SK E&S의 관계자는 “경남에너지 인수와 관련해 추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인수설을 일축했다. 이외 유수의 국내 도시가스사도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인수와 관련해 들은 바 없다고 밝혀 추측만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아직까지 매각 절차를 위해 매각 주간사를 선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는 “경남에너지가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과 예비 입찰 등에 관한 정보들을 아직 알지 못 한다”라며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이미 인수 의향 기업이 거론됐겠지만 아직 관련 소식이 없다는 것은 시기상 아직 입찰 진행의 초기 단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왜 도시가스인가

도시가스의 매력은 무엇보다 일정 수준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현재 도시가스사는 34개로 각 도시가스사는 각자의 독점 권역을 갖고 사업을 전개 중이다.

권역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다. 독과점이란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기업입장에서 안전한 수익을 가질 수 있는 셈이다.

강남도시가스의 경우 2014년 기준 매출액 3,219억원, 영업이익 70억원, 당기순이익 8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갈수록 사업을 확장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안정성이 담보되는 도시가스야말로 인수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시너지 효과가 인수의 원인으로 꼽힌다. 귀뚜라미의 경우 가스보일러 제조를 주업으로 하고 있다. 귀뚜라미로서는 천연가스 연료-보일러를 연계한 사업을 구축할 경우 연료 공급에서 설비까지 모든 벨류를 일괄 구축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2006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 2009년 센추리 등을 인수하는 등 냉동공조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강남도시가스의 매각 사례에서 보듯이 도시가스사는 현금창출 능력과 일정수준의 이익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라며 “업황의 특성상 큰 수익구조를 올리기는 어렵지만 지금 같은 불황에 안정이란 의미에서는 도시가스사의 인수는 충분히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장은

도시가스사의 매각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그에 대한 파장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여러 차례의 인수를 통해 주인 바뀐다고 큰 파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귀뚜라미가 멕쿼리로부터 강남도시가스를 인수전에도 이미 맥쿼리가 세아그룹으로부터 강남도시가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는 “도시가스의 경우 과거 몇몇 사례처럼 인수자가 변경된다고 특별히 달라지는 것이 없다”라며 “일부 조직개편이 있을 수 있지만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고유의 업무에 따라 파생사업을 추가로 할 수 있는 사업구조가 일부 도시가스사를 제외하고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해양도시가스의 지분 매각설 당시 해양도시가스의 관계자 역시 “우리 회사는 2001년 GS계열로 편입되는 등 한 번의 M&A도 겪어봤다”라며 “이번 일로 특별히 사업 환경이 변화된 것이 없다. 가스 공급 고유의 영역에 한정돼 있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경남에너지의 경우 누가 인수자가 되느냐에 따라 업계의 매출, 공급의 판도변화가 일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도권의 한 도시가스사도 매각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회사인 이 회사는 모회사의 실적고전에도 불구하고 자회사로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진행 중인 경남에너지의 매각과 더불어 업계의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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