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파리협정으로 신기후체제가 출범하면서 당사국들은 2020년 이후부터는 기후변화에 발 맞춰 각국 실정에 맞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0BAU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37% 감축하는 이행계획을 제출한 상태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신사업을 통해 이행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스마트그리드의 기술적 기반 위에 에너지수요관리와 효율향상, 온실가스 감축을 혁신적으로 추구하는 산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 중 제로에너지빌딩은 2017년을 기점으로 공공기관의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2020년 공공부문, 2025년에는 민간부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제로에너지빌딩은 건물부문에 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신재생에너지, 고효율 설비, 차양 및 단열 등을 활용해 에너지절감을 극대화한 건물이다. 유럽에서는 2020년부터 신축건물을 대상으로 의무화하는 등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제로에너지빌딩은 전력수요 및 에너지관리에 대한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돼 산·학·연의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세종시에 조성되는 제로에너지마을 조감도.
■융합시스템을 통한 운전비용 저감

제로에너지빌딩에 대한 활발한 연구는 신재생에너지 활용으로 자연스럽게 이동되고 있다. 외부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 자체적으로 생산한 에너지를 활용함으로서 외부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를 마련했다.

건물에서 적용되고 있는 주요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히트펌프 냉난방기술과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태양열 집열기술 및 태양광 발전기술이다.

각 신재생에너지의 장점을 결합해 단점을 보완하는 이른바 융합기술로 건물의 다양한 에너지를 보완하고 있다.

태양광열·지열 하이브리드시스템은 지열을 이용한 히트펌프의 운전과 태양열을 통해 건물에 냉난방 및 급탕을 공급하고 태양광 설비로 전력을 생산하는 융합시스템이다.

남유진·정용대(부산대학교)팀은 이러한 융합시스템의 개발과 타당성 실험을 통해 검토한 내용을 최근 개최된 대한설비공학회의 2016년 동계학술발표대회를 통해 발표했다.

실험은 50평형 규모의 주거용 건물을 대상으로 태양광열·지열 하이브리드시스템과 기존 지열 히트펌프시스템의 월별 소비전력, 생산전력을 비교했다. 연간 소비전력은 융합시스템에서 7,746kWh, 지열 히트펌프시스템에서 7,524kWh로 나타났다.

그리고 하이브리드시스템의 PVT를 이용한 연간 생산전력량은 1,681kWh, 소비전력의 23%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했다. 생산된 전력을 계통연계해 판매하는 조건에서 하이브리드시스템은 기존 시스템대비 7년의 회수기간을 보였다.

또한 다양한 열원의 융합을 통해 개별시스템의 용량을 감소시키고 생산된 전력을 이용해 운전비용의 저감을 확인했다.

▲ 김형래 현대건설 그린도시연구팀장이 에너지관리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건물에너지관리로 에너지절감

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의 이항주(3)팀은 제로에너지빌딩 활성화에 따른 전력수요 영향 분석을 통해 제로에너지빌딩이 점차 늘어나면서 건물의 에너지효율이 증가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건물에너지관리가 이뤄진다면 에너지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표에 의하면 제로에너지빌딩은 에너지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건물자체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춤으로써 외부로부터 추가적인 에너지공급 없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3가지 조건이 요구된다.

첫 번째가 고효율 저에너지 소비의 실현이다. 단열, 자연 채광, 바닥 난방, 고효율 전자기기 사용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건물에 자체적인 에너지 생산설비를 갖춰야 한다. 태양광, 풍력 등 자체적인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로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세 번째는 전력망과의 연계이다. 제로에너지빌딩이라면 자체 에너지설비를 갖췄다고 하더라도 외부 환경에 의해 생산되는 에너지의 양의 큰 편차가 있어 기존 전력망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거래소에 개재된 계절별 전력수요패턴을 살펴보면 계절, 요일, 시간대에 따라 전력수요는 매우 달라진다. 계절별 전력수요는 동계에는 심야전력기기 가동으로 수요가 높은 반면 하계에는 냉방기기 가동으로 주간시간대 수요가 높다.

전력소비패턴이 일정한 대상의 경우 시간대별 전력소비 주요인자 분석을 통해 에너지절감을 유도할 수 있지만 불규칙한 경우 수요관리가 어려워 에너지절감에 대한 조치뿐만 아니라 국내 전력피크절감에는 영향을 줄 수 없다. 이에 따라 제로에너지빌딩이 의무화되더라도 전력피크절감관점에서 에너지수요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미비할 수밖에 없다.

환경 변화 고려한 측정시스템 필요

건물에너지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는 건물자동제어시스템(BAS) 또는 BEMS가 중요하다. 또한 에너지개수 또는 지속적인 커미셔닝을 통해 대상건물의 에너지성능을 개선하고 개선 전과 후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하는 M&V(Measurement&Verification)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존 건물의 BAS운영은 단순 운전 및 감시에 집중되고 건물에너지 절감을 위한 모니터링데이터의 활용이 미흡한 실정이다. BEMS의 경우에도 효율적인 에너지관리를 통한 에너지절감 효과를 측정하고 검증하는 기능이 제한적이다.

송수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도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마트 건물에너지 모니터링 및 성능평가시스템 개발을 통해 건물의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용된 다양한 에너지절약 요소들을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한 객관적인 측정과 평가해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을 강조했다.

국내의 경우 건물에너지 절감에 대한 정량적인 성과측정을 위한 체계적인 M&V 가이드라인이나 표준화된 성과측정 방법과 실증사례가 미흡하다. 반면 북미는 IPMVP, ASHRAE Guideline 14 FEMP 등을 통해 다양한 건물에너지절감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송 수석연구원은 기존 BAS 또는 BEMS 등의 측정데이터를 이용해 건물에너지 성능을 평가하는 스마트 M&V시스템을 제안했다. 이 시스템은 모니터에 표시된 각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화면으로 이동돼 대상건물의 당일 전기, 가스 및 시수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설정된 목표대비 연간 에너지효율등급 및 월별 에너지사용 현황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결과적으로 스마트 에너지모니터링시스템은 사용자가 구성한 모니터링 관제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조합의 에너지사용량을 동시에 비교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제로에너지빌딩 활성화는 전력수요량은 같을 수 있으나 이를 생산과 관리하는 방식에 따라 에너지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다양한 기기 활용으로 자체적인 에너지를 생산함으로서 외부에서 생산된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한다는 것에 방점이 찍고 있다.

자체적인 에너지생산과 이를 효과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 구축에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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