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도시가스 등 타 연료 대비 개선된 LPG가격 경쟁력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OPEC의 산유량 감축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그동안 저유가 현상을 보였던 국제유가가 최근들어 반등하면서 국제LPG가격이 일시적으로 반등하고 있지만 북미 셰일가스의 LPG생산량 확대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LPG가격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LPG가격은 수급상황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외 상황에 따른 영향으로 일시적인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와 정치 상황, 석유와 가스가격, 금융시장과 같은 외부적 요소와 함께 정부 정책과, 납사 등 대체연료 수급상황, 석유화학시장 현황 등에 따라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미 셰일가스 주도의 LPG생산과 수출량이 증가하고 파나마운하 확장, LPG수출 터미널 증설 등이 이뤄지면서 중국과 일본, 한국 등 동북아 3국을 비롯해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의 가정 및 상업용 LPG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병목현상이 사실상 해소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중동 지역의 LPG가격과 북미의 셰일가스 생산 및 수출 LPG가격이 충돌하면서 안정된 국제LPG가격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4년 시작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PX)공장 증설공사가 마무리됐고 각 정유사의 고도화시설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프로판과 부탄 등 LPG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원활한 LPG수급에 여력이 풍부해지고 있다.

특히 S-OIL의 경우 2018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잔사유(Residue Upgrading Complex)와 올레핀정제시설(Olefin Downstream Complex)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추가 생산여력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한화토탈을 비롯해 포스코, 보령LNG터미널 등에서 자체 소비를 목적으로 한 LPG저장시설을 구축하고 E1에서는 대산 소재 석유화학사에 LPG를 공급하기 위한 4만톤의 프로판 저장시설 구축에 나서 LPG수급과 가격에 따른 LPG저장시설 활용에 탄력성이 커지고 있다.

■ 최근 LPG가격 상승세 ‘일시적 현상’

지난해 8월 이후 국제LPG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저유가로 인해 2003년 이후 최저수준인 평균 288달러까지 하락했던 국제LPG가격이 올해 1월들어 평균 465달러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국제LPG가격 상승세의 원인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동고하저’의 전통적인 LPG가격 트렌드가 비록 깨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동절기 LPG수요가 하절기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또 사우디가 아시아 공급 물량을 축소하는 등 일부 산유국들이 OPEC 감산 합의를 이행하고 있어 중동산 원유 및 LPG가격이 상승했지만 그밖의 국가에서 협약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 이행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의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의 당선과 트럼프 정부 출범, 브렉시트 등 국제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LPG가격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높아진 상황이라는 평가다.

특히 올해 1월 미국 걸프지역에 안개로 인한 기상 악화가 지속되면서 2월이나 3월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도착될 LPG물량이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 일시적인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해 LPG가격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는 얘기다.

■국제LPG가격 결정요인 ‘유가, 중동 산유국’→‘수급’으로 변화

북미 셰일가스 증산으로 인해 국제LPG가격 결정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국제LPG가격은 사우디 아람코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구조였으며 기본적으로
유가와 연동해 움직였지만 북미 셰일가스 LPG생산량이 늘어나고 아시아지역으로 유입되는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국제LPG가격 결정의 핵심 요소가 ‘수급’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유가가 소폭 상승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물량 유입 증가로 인해 국제LPG가격이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 북미 셰일가스 LPG생산량 및 아시아 LPG공급량 꾸준히 증가

전세계 LPG 생산량은 지난해 2억9,000만톤에서 2020년 3억3,000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미 셰일가스의 지속적인 개발로 인한 생산량 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북미지역 LPG생산량은 지난해 8,000만톤에서 2020년 1억톤으로 증가가 예상되며 특히 셰일가스 개발의 중심지인 PADD 3(걸프 지역)의 생산량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세게 LPG수요 ‘아시아가 주도’

전세계 LPG수요는 지난해 2억9,000만톤에서 2020년 3억2,000만톤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아시아 지역 수요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 PDH 증설, 석유화학용 수요 증가,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가정 및 상업용 LPG수요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아시아지역의 LPG수요는 지난해 1억1,000만톤에서 2020년 1억4,000만톤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상당 물량의 LPG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 수입 수요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5,200만톤에서 올해에는 300만톤 증가한 5,5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아시아지역 단기 LPG수입 전망.

■북미 증산 LPG→아시아로 수출될 듯

결국 북미의 LPG증산 및 자국내 LPG수요 정체에 따라 수출되는 물량의 상당 부분이 상대적으로 수입 수요 성장폭이 큰 아시아로 수출될 것으로 전망이다.

EIA자료에 따르면 2010~2015년 미국 수출량 증가분의 37%는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지역에서 수입했다.

아시아 지역은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수입량이 감소한 반면 미국 등 기타지역으로 수입선이 다변화 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 내 북미산 LPG비율은 올해 1,700만만톤으로 전체의 31%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수출 LPG물량 및 아시아지역의 북미산 LPG비율.

■북미 수출여건 개선으로 아시아 LPG유입 여건 활발

또한 북미 물량의 수출 여건이 크게 개선돼  아시아 지역으로의 유입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6월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돼 북미지역에서 아시아로 수출되는 물량의 항해기간이 45일에서 25일로 대폭 단축됐다.

또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자시절 석유와 가스 인프라 확충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공약해 전통에너지 관련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석유와 가스회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이 기대되면서 북미 LPG수출 터미널도 신규 터미널로 건설하는 한편 증설에 나서 2018년 이후 3,700만톤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LPG 생산 및 수입량 증가→경쟁연료 대비 가격 경쟁력 유지

중장기 LPG가격은 하향 안정화 되고 경쟁연료 대비 가격 경쟁력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LPG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수급’으로 변화했기 때문에 북미물량의 아시아
지역 유입 증가는 중장기적으로 아시아지역의 LPG가격 하락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미산 LPG가 시장에 유입되기 이전인 2010년 이전에는 사우디 아람코 CP가 열량기준 원유가격 등가 대비 110% 이상이었던 반면 유입된 이후인 2011년 이후에는 90% 이하 수준으로 낮아졌다.

과거에는 LPG물량 흐름에 따라 미주와 아시아 각 지역별로 가격구조가 형성돼 있었지만 (아시아 지역의 LPG가격은 사우디 아람코에서 결정하는 CP가 기준), 향후 아시아로 유입되는 북미물량 증가가 아시아 지역의 LPG가격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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