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재강·김보겸 기자] 정부가 에너지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도시지역에 설치된 도시가스 중압배관 중 20년 이상 지난 배관을 관리하는 정밀안전진단이 2014년 1월1일부터 법제화 됐다.

가스안전공사가 지난 2014~2016년까지 정밀안전진단을 한 결과 가스누출 6건을 확인해 사고를 예방했다. 정밀안전진단 시행으로 얻은 효과는 직접적인 가스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6건의 가스누출에만 적용해도 20명의 인명피해와 33억6,000만원의 재산 피해를 예방한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가스안전공사는 이를 기반으로 도시가스 중압배관을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도시가스배관 종합관리시스템(CPMS: City-gas Pipeline Management System)을 개발했다.

CPMS는 도시가스사가 배관에 대한 설치, 운영, 보수내역 등 배관 정밀안전진단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고 이를 가스안전공사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CPMS의 개발된 배경, 기능•효능 등에 대해 알아보자.

■기술개발 배경

CPMS 개발 전 도시가스 중압배관은 민간기업인 33개 도시가스사에서 관리하고 있어 배관의 정보도 각 기업의 특성에 맞게 관리되고 있었다.

가스안전공사는 진단 실시 전 해당 배관의 정보를 도시가스사로부터 서류로 받아 분석 후 진단을 실시했으며 33개로 분산 관리되고 있는 정보를 분석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서류로 정보를 받다 보니 오류도 많고 일회성에 그치며 서류량도 많아 보관도 어렵고 배관 정보의 데이터의 축적은 불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는 검사원이 눈으로 확인 가능한 외관만 확인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기술이 없었다. 이에 가스안전공사는 전국 33개 도시가스사가 개별 관리하는 배관 이력정보와 공사의 검사•진단정보를 온라인으로 관리하고자 CPMS를 개발했다.

도시가스사는 인터넷 기반 웹상에 구축된 사이트에 배관 및 시설물 자료를 업로딩하고 가스안전공사는 필요 시 정보를 다운받아 안전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CPMS는 정보 입력 단계에 있으며 정밀안전진단 대상 배관부터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현재는 2,189.9km의 배관정보를 입력해 20년 경과한 중압배관 4,612.7km 중 47.5%에 해당하는 정보가 입력돼 있다.

비록 도시가스 중압배관의 모든 정보(약 1만3,000km)가 입력, 운영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현재의 배관 이력 정보를 기반으로 한 진단의 신뢰성은 크게 제고된다.

■개발 당시 난항

CPMS를 개발 당시 전국 33개의 도시가스사가 각자 다른 전산시스템으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는 데이터를 통합해야 했다.

기존에는 정밀안전진단 실시 전 도시가스사가 각기 다른 양식으로 2차에 걸쳐 방대하게 서류를 제출해 해가 거듭할수록 문서관리를 하기가 힘들었다.

가스안전공사는 도시가스사의 사유재산을 침해하지 않고 구축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밀안전진단 시에 공사에 제출하고 있는 1, 2차 자료를 활용해 배관정보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개발된 이후에도 기존과 다르게 배관정보를 전산으로 입력해야 하는 생소한 업무로 인해 도시가스사 및 공사 진단 담당자들이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시범운영, 방문회의, 설명회 등을 통해 의견 및 문제점을 수렴하고 많은 부분을 개선해 CPMS 이해도를 높이고 정착시켰다.

업무효율 향상 및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핵심기술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비상시에 빠르게 배관정보를 확보해 대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주요기능은

CPMS에는 통계, 현황유지•문서절감(페이퍼리스)•빅데이터 구축 등 3가지의 주요기능이 있다.

과거에는 배관의 대략적인 위치 파악도 어려웠으며 배관을 진단하는 순서도 체계가 없었다.
CPMS에 축전된 배관정보는 배관의 대략적인 위치뿐만 아니라 배관의 보수이력, 점검 실적 등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배관부터 우선 진단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또한 CPMS는 이와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통계•현황 유지, 정보의 전산 제출 등으로 문서절감(페이퍼리스) 정보의 축적에 따른 빅데이터 구축이 돼 업무의 효율화와 신뢰성 향상으로 배관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업계측면에서는 진단, 검사관련 자료의 반복제출 해소, 진단신청 및 진단보고서 처리 시간•절차 단축, 진단정보 공유화로 업무소통 원활, 이외에도 사고 발생 시 초기 대응 신속 조치, 체계적인 배관유지관리가 가능해졌다. 또한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 사고와 같은 지하매설배관 대형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자료를 확보해 대처할 수 있게 됐다.

가스안전공사의 관계자는 “대만의 가오슝 가스폭발 사고, 뉴욕 맨하탄 가스폭발 사고처럼 도시가스 중압배관에서는 한 번의 사고로 엄청난 인명, 재산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현황관리 등 전산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사고지역의 시설현황, 해당 도시가스사의 인력, 장비현황 등을 지역본부의 보고에만 의존하지만 CPMS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확보해 상급기관이나 언론사 등의 자료요구에 대응하기도 쉬워진다.

■IoT 기술과 접목 및 특허 등록 현황은

가스안전공사는 CPMS기술를 고도화 해 안전관리를 하기 위한 두 단계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도화 사업의 1단계는 CPMS와 현장 진단 장비를 연계하는 IoT(사물인터넷)기반 진단기술이다.

이는 기존에 아날로그식 진단방식에서 진단장비에 통신기능 부여 및 가스시설물에 각종 센서(응력, 수위 누출 등) 부착하는 것으로 효율적인 진단업무 수행과 데이터 관리가 가능해진다.

또한 CPMS와 현장 장비간 IoT기반 진단기술을 개발을 위해서 CIPS, DCVG 장비 신호처리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장비에 통신기능 및 GPS 기능을 탑재해 진단 경로를 표시하고 현장에서 진단대상 배관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진단 분석과 함께 현장에서도 모바일 앱을 이용해 진단일정관리 및 지적사항을 관리하게 된다.

기존에는 많은 지적사항의 위치 및 사진, 특이사항을 매칭시키는 것이 어려웠지만 현장에서 모바일 CPMS를 활용하면 오차없이 바로 입력 가능하기에 업무 효율과 정확성도 높아지게된다.

이와 관련해 가스안전공사는 지난 3월13일 핵심기술 3가지에 대한 특허도 등록한 바 있다.
특허로 등록된 기술은 △CPMS와 현장 진단장비간 IoT 기술기반 실시간 데이터 전송 기능 △CPMS에 입력된 데이터의 관련기준 적합 여부 등 분석 기능 △분석된 결과를 그래프 및 지도상에 알기 쉽게 표시 가능 등이다.

가스안전공사의 관계자는 “배관의 건전성 향상과 고객 신뢰도 확보, 선제적 가스예방과 더불어 IT업계와 가스 산업계의 변화 등 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로 등록된 IoT 기반 진단기술의 경우 기존 아날로그식 진단방식에서 진단 장비에 통신기능을 부여해 가스안전공사의 CPMS와 현장의 진단장비가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게 하는 효율적인 업무방식이다.

이를 활용해 현장에서 정확한 배관정보 등을 획득하고 진단결과를 바로 분석해 진단의 품질 및 신뢰성확보에 기여하게 된다.

■도시가스사와 풀어야할 숙제 ‘많아’

당분간 CPMS에 대한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페이퍼에서 웹 사이트에 배관만 정보를 업로딩하는 업무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가스안전공사가 원하는 정보 양식을 전제로 한다. 도시가스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는 각 도시가스사마다 각자의 양식대로 페이퍼 형태로 가스안전공사에 정보를 전달했다.

하지만 CPMS는 엑셀을 기반으로 모든 도시가스가스사 한 개 양식에 맞춰 입력 업로딩을 하고 있다.

그동안 했던 방식에서 상당한 적응이 필요하단 말이다. 한 수도권 도시가스의 관계자는 “기존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가스안전공사에서 요구하는 정보 입력 양식대로 입력하다보니 익숙하지 않은 면이 있다”라며 “도시가스사가 구축하고 있는 기존 양식을 가스안전공사 양식에 맞춰야하다 보니 신속한 정보 업로딩을 위해서는 변환 프로그램 등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전산 관련 변환 프로그램 등의 개발•활용도 도시가스 입장에서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에 당분간 인력 및 비용 등 도시가스사가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할 부분이 많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도시가스사가 걱정하는 부분은 다른데 있다. 정보 공유가 그렇다. 특히 어느 정도 수준까지의 정보 제공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도시가스업계에 따르면 각 도시가스사 마다 배관 및 주요시설물의 이력 정보를 업데이트 시켜왔다. 이는 도시가스사가 갖는 고유의 자산이다.

그러나 가스안전공사는 도시가스사 축척해 놓은 정보를 바탕으로 CPMS가 구축되기를 원하고 있다. 보다 자세하고 정밀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민감한 사항인 만큼 CPMS 회의에서도 도시가스사는 이런 부분을 가스안전공사에 건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가스의 한 관계자는 “모든 이력을 제공해줬으면 하는 것은 분명 부담이 된다”라며 “도시가스사도 민간기업으로 그동안 배관 정보 구축을 위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왔고 무엇보다 기업의 핵심자산으로 CPMS에 필요한 정보 정도만 제공해도 충분하다. 그 이상의 요구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업의 자산으로써의 가치로는 공개가 일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보 공개의 수준을 두고 업계와 가스안전공사 간의 지속적인 합의가 필요할 보여 당분간 귀추가 주목된다.

■향후 계획

가스안전공사의 배관진단처는 고도화 사업의 2단계로 타기관(통계청, 국토부 등)의 정보 및 가스안전공사의 배관 사고통계 데이터, 굴착공사 정보 등을 CPMS와 연계해 국내 환경에 맞는 위험성 평가기법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배관 위험성평가를 위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으며 국내 환경에 맞는 배관 RBI기법 도입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가스안전연구원과 협업해 위험성 평가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CPMS에 탑재할 계획이다.

또한 배관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주요인자를 확보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통계청, 시설안전공단 등 타 정부기관의 정보도 활용할 계획이다.

기술이 완성되면 현장에서 교통상황, 토양정보, 강수량 등 배관이나 진단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는 핵심정보가 된다. 데이터를 확보해 위험지수 및 Scoring 기능과 배관사고 Consequence 및 Frequency 계산방법 등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현장에 적용하면 위험도 높은 배관부터 효율적인 안전관리를 할 수 있으며 미국 맨해튼 가스사고, 대만 가오슝 가스사고 등 재해가 일어나지 않게 사전 예방에 큰 도음이 돼 대규모 인명 및 재산피해를 예방하는데 기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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