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에너지 테크플러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정부의 정책방향이 4차 산업혁명 대응으로 모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에너지정책 추진방향’을 주제로 정책 워크숍을 개최한 바 있다.

산업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의 매커니즘이 발전소, 석유·가스 공급망 등 에너지 인프라분야에 널리 적용됨에 따라 관련 통제·모니터링시스템이 고도로 진화하게 되고 에너지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구성요소가 되는 ‘에너지 4.0’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부는 이 자리에서 “에너지신산업 분야에서 확실한 성공사례를 창출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에너지신산업을 4차 산업혁명시대 최적의 에너지 솔루션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에너지 테크플러스 포럼(Energy Tech+ Forum)’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재생발전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제로에너지빌딩, 스마트홈, 전기차 등 다양한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핵심기술을 확보하는데 집중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전년대비 36% 증가한 약 7,600억원의 공공(정부+공기업) R&D 예산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수요관리 등 청정에너지분야에 집중 지원키로 했다.

향후 5년간 청정에너지부문 공공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2021년에는 2016년(5,600억원) 대비 2배 증가한 약 1조1,2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올해 약 30%인 핵심원천기술에 대한 투자 비중을 2018년 40%로 확대키로 했다.

전력·석유·가스 등 전통 에너지산업과 인공지능(AI), IoT, 빅데이터 등을 융·복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트랙 레코드(Track-Record) 축적 및 수출산업화를 위해 올해 에너지신산업 실증프로젝트에 지난해 대비 32% 늘어난 1,000억원을 지원한다.

산업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스마트제조혁신 비전 2025’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보급목표를 2020년 1만개에서 2025년 3만개로 확대하는 한편 2016년 45개에서 2025년까지 1,500개의 선도모델 스마트공장을 구축한다.

2020년까지 스마트공장 연구개발에 2,154억원을 지원하는 한편 2018년부터 2025년까지 2조5,000억원 규모의 시장창출을 통한 스마트공장 기반산업을 육성한다. 2025년까지 스마트공장 운영에 필요한 창의·융합형 인재 4만명 양성 등을 추진한다.

특히 클린에너지형 스마트공장은 에너지신기술을 적용해 에너지효율 향상까지 달성하는 모델로 에너지신산업과 연계돼 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미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에너지산업 현장들이 주목받고 있다. 우선 빅테이터 분야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KT는 지난 2015년 케이티 마이크로에너지그리드(KT-MEG: Micro-Energy-Grid) 센터를 구축하고 한전이 제공하는 전력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력소비패턴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적합한 소비방식을 알려주는 컨설팅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자체 운영 중인 ‘인공지능(AI) 엔진’(e-Brain)에 인터넷과 유무선 맞춤형누리방송(IPTV) 사업을 통해 확보한 고객데이터와 에너지 빅데이터 등을 융합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한전도 지난해 9월 ‘전력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한 후 전력통계, 에너지효율잠재량 지도, 전력정보 분석보고서 등을 공개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발굴 중이다.

에너지공단은 건물·공장 에너지사용현황 분석을 통해 노후설비 교체 등 에너지절감 컨설팅을 진행하고 설비교체 자금이 필요한 기업을 발굴해 시중은행과 매칭 지원 중이다.

환경부는 지난 3월 ‘지능형 환경관리 대책반(T/F)’를 발족했다.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환경부 소속·산하기관을 비롯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드론 관련 기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지능형 환경관리 대책반은 사물인터넷 기반의 환경 질 데이터 측정 강화,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고도분석으로 환경변화 사전예측 및 관리 최적화 등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환경관리 정책을 발굴하고 ‘지능형 환경관리로의 혁신방안(가칭)’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2018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에 4대 핵심분야 중 하나로 4차 산업혁명을 반영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에 정부 예산을 중점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제도개선, 기업의 신기술 개발 노력과 투자가 어우러질 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에너지환경산업의 새로운 르네상스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4.0’ 견인할 7대 기술]

지난 2월6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연구원 합동 워크숍에서 발표된 산업연구원의 ‘4차 산업혁명시대의 에너지정책’ 연구결과에 따르면 에너지 4.0 적용이 가능한 분야는 먼저 가상물리시스템(Cyber-Physical Systems: CPS)이 있다. 이는 건물, 국방, 도로, 전력망, 공장 등에 통신, 컴퓨팅, 소프트웨어 등 발전된 IT 기술이 융합돼 물리시스템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기술을 말한다.

CPS 기술은 국방·교통·에너지 및 자동차와 같은 전통산업에 IT 기술을 결합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융·복합 기술로 에너지, 전력망, 교통시스템 등 복잡한 핵심 인프라에 적용할 수 있다.

ICT 기반 인공지능 에너지수요관리는 매뉴얼 방식에서 ICT 기반 전사적 체계관리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을 말하며 이를 통해 시스템 차원의 효율 개선, 최종소비자 행동 변화 견인, 신산업 육성 및 고용 창출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ICT 기반 수요관리의 대표적인 사례인 EMS(Energy Management System)는 에너지 흐름·사용의 시각화 및 최적화를 위한 에너지관리 솔루션으로 가정, 빌딩, 공장, 도시에 적용할 수 있다.

독일에서는 ‘Internet of Energy’(E-energy) 중심으로 ICT 기반의 미래 에너지시스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이는 분산화 된 에너지 수급, 유연하고 지능화된 소비자 수요 반응, 분산형 그리드에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ICT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으로 △홈오토메이션 및 분산형 전원 기술 △지능형 송배전망 관리 시스템 △스마트 미터링 △에너지 인프라 통합 네트워크 △각종 애플리케이션·서비스 실증사업이 진행 중이다.

스마트 시티는 사물 인터넷 또는 CPS 기술을 적용해 △경제 △이동 △환경 △인력 △생활 △거버넌스 등 총 6개 분야 도시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일본은 ‘일본 신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ICT 스마트 타운 구상’, ‘스마트 커뮤니티 구상’, ‘환경-미래 도시 구상’ 등 3대 스마트 시티 정책을 추진 중이며 에너지이용 효율화 등에 초점을 맞춰 오는 2020년까지 3조2,000억엔의 경제효과와 6만명 고용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3D 프린팅은 디지털 도면을 즉시 프린트해 기존의 자르고 깎아내는 방식 대신 다양한 원재료(유리·실리콘·플라스틱·레진)를 활용해 한 겹씩 쌓아올려 완제품을 만드는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태양광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 

태양이 직면할 때만 효율성이 있는 기존의 평평한 모양의 태양광 모듈을 대신해 3D 프린팅을 통해 3D 블록 형식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태양전지를 생산함으로써 효율성을 기존 태양전지보다 약 20%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비쿼터스 사회는 모든 사물의 지능화 및 네트워크화로 사람-사람, 사물-사람, 사물-사물 간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회를 말한다. 유비쿼터스 사회에서 요구되는 에너지 공급형태인 유비쿼터스 에너지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개념으로 개인화, 휴대성, 착용가능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에너지 4.0의 핵심 역량으로 평가된다.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은 일상생활에서 버려지거나 사용하지 않은 작은 에너지를 모아 사용 가능한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센서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하베스팅 기반의 동력원 도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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