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보령LNG터미널(주)이 올해 1월1일부터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돌입하며 힘찬 출발을 시작했다. 총 사업비 1조2,000억원, 공사기간만 약 4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그 결과 이 시설은 국내 최대의 민간LNG터미널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섣부르지만 다소시간이 걸림에도 향후 도매공급시장에 큰 변화를 불고 올지 벌써부터 관심이 크다.

이는 향후 정부가 추진하는 2025년 도매 자유화와도 연관돼 있다. 보령LNG터미널이 갖는 의미와 향후 기대효과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 현황과 배경

보령LNG터미널(대표 강신덕)은 2012년 12월 GS에너지와 SK E&S(이하 양사)가 공동투자에 합의함에 따라 민간 상업용 LNG터미널 운영사업 추진이 본격화됐다. 지난 2013년 2월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4년여 간의 건설공사를 마치고 2017년 1월1일에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2017년 현재 20만Kl 규모의 LNG 저장탱크 3기와 연간 300만톤의 LNG를 직도입 할 수 있는 하역부두, 기화·송출 설비 및 천연가스의 열량 조절용 LPG 열조시설과 4만5,000톤 규모의 LPG탱크 1기를 갖추고 있다.

접안설비로는 18만m³ LNG선 부두 1선좌와 시간당 1만3,600m³를 처리할 수 있는 하역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외 490톤/h 규모의 기화송출시설, 수전선로 및 가스관로설비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GS에너지 계열 발전소 증설에 따른 LNG수요 증가로 탱크를 추가로 건설 중이다.

보령LNG터미널의 건설은 향후 LNG 사용이 증가할 것이란 양사의 예측에 따라 설립됐다. 양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하는 신기후체제(파리협약)가 출범하면서 LNG의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향후 LNG 저장시설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이고 트레이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LNG터미널 건설이 필요했다.

하지만 실제 주 설립목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자가 소비를 위한 게 크다. 양사는 국내 최대 민간직수입자로서 계열,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발전소에 우선 공급, 발전소의 경쟁력도 끌어 올리겠단 야심찬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직수입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자가 저장시설 등 터미널의 보유가 절실한 셈이다.

▲ 보령LNG터미널 야간 전경.

■ 운영 계획

보령LNG터미널은 계열 발전소에 가스공급을 목적으로 계획된 만큼 이미 수요처를 상당수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이미 자가 계열사 등을 중심으로 공급이 시작되고 있다. 보령LNG터미널을 통해 공급될 양은 300만톤이다. 이중 100만톤은 GS에너지, 200만톤은 SK E&S가 각각 맡아 운영한다.

GS에너지는 GS그룹의 계열사가 운영 중인 GS파워, GS EPS, GS칼텍스 등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계약 공급량 안에서 각 발전소마다 시기와 양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에너지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게 될 GS파워의 경우 하반기부터 물량 공급이 예상된다.

GS파워의 관계자는 “아직 사용할 천연가스 물량을 산정하지 못해서 오는 9∼10월경 확정될 것 같다”라며 “배관이용요금도 포함해 금액을 산정해야하는 등 절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SK E&S도 계열사 발전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파주천연가스발전소(1,823MW)와 위례열병합발전소(450MW)에 공급한다.

파주천연가스발전소의 경우 올해부터 보령LNG터미널을 통해 연간 120만~150만톤의 LNG를 공급받는다. 위례열병합발전소 역시 연간 50만톤의 LNG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보령LNG터미널의 관계자는 “계약대로 요청에 따라 공급하고 있다”라며 “현재까지는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민간직수입 시대

해외 천연가스 직도입을 통해 자가 발전소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이번 보령LNG터미널 건설의 핵심인 만큼 민간직수입자의 경쟁력도 큰 관심사다.

SK E&S의 경우 이런 준비 작업은 오래 전부터 추진됐다. 2012년 호주 깔디바-바로사 해상 가스전의 지분 37.5%를 확보했고 2014년 9월에는 미국 콘티넨탈과 우드포드(Woodford) 셰일가스전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 총 3,800만톤의 셰일가스를 확보했다.

특히 파주천연가스발전소와 위례열병합발전소의 연료로 사용될 LNG물량은 2015년에 쉐브론의 호주 고곤(Gorgon) LNG 프로젝트를 통해 2017년부터 5년간 연간 평균 80만톤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향후 LNG시장도 민간직수입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무게축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세계 LNG 수요는 신규 LNG 공급 능력 증설과 가동 정상화에 힘입어 전년대비 약 10% 정도 증가한 2억8,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동남아 등 신규 공급국가의 증가도 한몫하고 있다.

SK E&S 등 민간직수입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갖고 수요처에 공급함으로써 발전소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 향후 전망

보령LNG터미널의 준공으로 진정한 민간직수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기존의 한국가스공사가 점해온 천연가스 발전 물량은 더 이상 안정적으로 보장받지 못 하게 됐다. GS에너지, SK E&S가 자가 발전의 공급을 위한 터미널을 갖춤에 따라 잠재수요처가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GS에너지와 SK E&S는 이번 계기로 계열 발전사와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천연가스의 안정적인 확보와 가격경쟁력이 급선무다.

값싼 천연가스 도입과 그로 인한 발전소의 경쟁력이 민간직수입자의 의도인 만큼 저렴한 천연가스 수입에 사활을 걸 가능성이 높다.

앞서 밝힌 해외자원 지분투자 및 미국 셰일가스 등 신규 공급처의 확보 등이 민간직수입의 성공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기상조이지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매 자유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천연가스 도매 자유화를 목표로 법령 등 개선을 시작했다.

이미 정부는 천연가스 시장의 민간참여 확대방안으로 LNG직수입자 간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도시가스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

또 직수입자의 배관이용 활성화 차원에서 가스공사의 배관이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작업을 올해 상반기에 완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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