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신형경수로1400(APR1400: Advanced Power Reactor 1400)으로 건설 중인 신울진원전 1·2호기가 준공될 경우 우리나라 전력수요의 안정적 공급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수 국내 기술이 적용된 신울진원전 1, 2호기는 지난 2012년 본격적으로 건설 사업에 착수했으며 그동안 해외기술에만 의존해 왔던 원전 핵심 기자재인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Man-Machine Interface System)과 원자로냉각재펌프(Reactor Coolant Pump)를 국내기술로 개발한 신형 가압경수로형 2기가 건설될 예정이다.

특히 우리의 선진 원전 건설기술을 세계 원전시장에 입증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해외 원전 건설시장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지는 APR1,400으로 건설 중인 각 발전소 현황과 발전소의 특성, 원전 핵심 기술 등에 대해 살펴보고 원전 해체 단가, 국내 원전 폐로 전망 등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원자력발전은 수력, 화력 등의 발전방식과는 달리 원자핵의 분열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방사성물질인 핵분열생성물이 원전연료 내에 축적된다.

‘2016 원자력발전 백서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원자력에너지를 적절히 제어하고 다중의 차폐체를 이용해 축적된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누출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격리함으로써 안전성을 유지한다.

정상운전시 발전소 내에서의 방사선 피폭과 발전소 외부로 방사성 물질의 배출은 합리적으로 달성, 가능한 낮게 그리고 제한치 이내로 유지돼야 하며 사고 시에는 방사선 피폭의 정도를 완화시키는 것이 보장돼야 한다.

높은 신뢰도를 확보함으로써 원자력발전소의 사고를 예방하고 이를 위해 발전소 설계 시 고려된 모든 사고(발생가능성이 희박한 사고 포함)에 대해 방사능 피해가 있다면 이를 최소화해야 되며 심각한 방사능 피해를 수반하는 중대 사고의 가능성이 극히 적도록 보장돼야 한다.

신고리 3·4호기
국내 최초로 신형경수로1400(APR1400)으로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 중 3호기는 지난 20161220일 상업운전에 돌입했으며 신고리 4호기도 상반기 운영허가를 취득하고 시운전 시험을 거쳐 올해 말에 준공될 전망이다.

신고리 3·4호기는 한국표준형원전을 토대로 해외 신형원전의 신개념 기술을 참조해 설계됐으며 기 확보된 국내원전의 건설·시운전 및 운영경험을 최대한 반영했다.

또한 내진설계를 강화시키고자 원자로건물과 보조건물을 공동기초위에 건설하도록 했으며 설계수명을 60년으로 늘려 경제성도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사고방지 및 만일의 경우 사고 발생시에도 그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중대사고 완화 측면을 설계개념에 대폭 반영했으며 원자로용기 직접주입, 비상노심냉각수 유량조절장치, 안전감압계통, 원자로건물 내재장전수탱크 등을 들 수 있다.

신고리 3·4호기의 주제어실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워크스테이션 형식으로 구성된 첨단개념을 도입해 신호검증 및 기능감시 등의 다양한 운전지원 기능을 컴퓨터 기반의 워크스테이션에서 제공함으로써 운전원의 업무 부담을 감소시키고 인적오류 가능성이 최소화되도록 설계했다.

2010년대 중반에 신형경수로1400(APR1400)의 첫 번째 발전소인 신고리 3·4호기가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갈 경우 21세기 국내 원전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전망이다.

또한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고히 갖추게 돼 향후 신형원전시장에 독자적인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울진원전 1·2호기
신울진 1·2호기는 신고리 3·4호기에 이어 두 번째로 건설되는 신형경수로1400(APR1400)노형으로서 20056월 건설기본계획을 확정, 사업을 착수해 20184월에 종합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신울진 1·2호기는 원전건설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고 사업지연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 승인 및 건설허가 신청에 필요한 설계분야 계약은 실시계획 승인 이전에 계약이 체결되도록 하되 주기기 공급계약은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 승인 후 발주하는 것을 원칙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울진 1·2호기는 신기술·신공법 적용 확대를 통한 공기 단축으로 APR1400의 안전성 및 경제성을 확보하고 원자로냉각재펌프 및 계측제어설비 등 주요기자재의 국산화 추진으로 원전건설 모든 분야에 대한 완전한 기술자립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 선진화
현재 신고리 3·4호기와 건설 중인 신울진 1·2호기는 신형경수로1400(APR1400)으로 19926월 정부의 국가선도기술 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그 후 10여년간 국내 산··연 공동으로 개발한 신형원으로 20025월 정부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신형경수로1400은 국내 원전건설 및 운전경험을 토대로 세계 주요 신형원전에서 채택하고 있는 최신의 안전설비와 기준을 적용했다.

▲APR+ 주요 설계 특성.
차세대원자로 공법 및 전망
신형경수로1400(APR1400)은 기존 노형대비 안전성과 경계성을 대폭 개선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신형원전 개발을 목표로 추진됐으며 설비용량을 1,400MW급으로 격상하고 국내외의 최신 신형원자로 설계요건을 반영했다.

특히 안전성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안전감압배기계통, 원자로공동침수계통, 피동혁수소재결합기 등 중대사고 대처설비를 대폭강화했다.

신형경수로1400(APR1400)에서는 시공성 향상을 위해 모듈화 공법 확대 적용, 공동매트 채택. 무지보(Deck Plate)공법 적용, 대용량 크레인 사용을 통한 시공성제고 등 최신의 신기술·신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상세 시공성 분석을 통해 원자로건물 내부 구조물 철판거푸집 적용(SC모듈공법), 원자로 내부 구성품 모듈화, 원자로건물 천장크레인 사전 조립등의 첨단 모듈화 기술 등을 확대 적용함으로써 건설기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해 나갈 예정이다.

원전이 타 전원대비 보다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설계, 제작, 시공 등 모든 분야에서 신기술, 신공법 적용 확대를 통해 확기적인 건설기간 단축 및 건설품질의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신형경수로1400(APR1400) 후속 노형인 APR+의 성공적 개발로 대외 경쟁력 확보와 안전성 및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한 제4세대 원자로 개발 및 핵융합로 개발 등에 힘을 써야 될 전망이다.

원전 해체
우리나라는 원전해체비용을 1호기당 6,033억원인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지난 2001년 고리 원전 1호기의 해체비용을 1999년 기준 1조원/GW로 추정했다.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사용후 핵연료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비용까지 고려하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예상 폐로 비용은 9,590억원/GW, 독일은 8,590억원/GW, 미국은 7,800억원/GW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 폐로 비용은 이보다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에서 사고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 비용은 265조원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부터 3년간 진행한 트리가원자로 2호기(트리가마크) 폐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국내 원전들 수명완료 시기
원전 운영허가를 1회 연장한 고리 원전 1호기는 20176, 고리 2~고리 4호기는 2023·2024·2035년에, 한빛 원전 1·2호기, 월성 2·3호기, 울진 1·2호기는 2025~ 2028년에 운영허가가 만료된다.

원전 수명을 10년씩 2번 연장하면 한국 원전 10기들의 설계수명은 2040년대에 만료된다.

운영허가가 만료된 원전들의 주요 기기를 보수하고 교체해서 원전 운영허가는 10년씩 연장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원전의 설계수명은 30~40년이며 신고리 원전3·4호기의 APR1400 설계수명은 60년이다.

수명 연장 이유는 원전 건설 비용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이기 때문이며 다른 국가들도 수명연장을 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원전 1호기 제30차 계획예방정비에서 원자로 헤드 교체에 2,382억원을 투자했으며 20071차 수명 10년 연장 후 정비 비용은 4,668억원이다. 월성 1호기 관련 비용은 2009년 약 6,000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원전 해체 준비 현황
정부는 지난 201211월 관계부처 역할분담하에 원자력시설 해체 핵심기반기술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38개 해체핵심기술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핵심기술은 미래부를 중심으로 1,500억원을 투입해 미확보된 17개 기술(2014년 말 기준)의 개발을 2021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며 상용기술은 산업부와 한수원 주축으로 해체·제염분야 13개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래부와 산업부는 해체기술을 적기에 확보하고 기술개발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해체기술개발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협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협의체는 고리1호기의 해체과정에서 실제 활용 가능한 상용기술개발 로드맵을 올해 하반기에 수립할 예정이다.

정부는 고리1호기 본격해체 전에 최소 56년의 사용후핵연료 냉각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 기간동안 부족한 기술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고리1호기 해체공정과 기술개발을 접목해 고리1호기 해체완료시점에는 기술 고도화까지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제도와 기술기준에 따라 기술개발 수준과 내용이 크게 영향받는 해체분야의 특성을 감안해 안전성을 담보하면서도 산업진흥에 도움이 되도록 관련제도를 조속하게 완비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아직 초기단계인 미래 원전해체시장에도 긴 호흡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지난 1960~1980년대 건설된 원전의 해체시점이 다가오면서 2030년대부터 해체시장이 가시화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동을 정지한 원전은 150개이나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19개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상업용원전 해체시장을 2050년까지 약 200조원(1,846억달러)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고리 1호기 해체를 통해 해체기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한편 향후 해체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국내기업의 실적(track record)축적이 필수적이므로 고리원전 1호기 해체과정에 국내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해체시장 본격화에 대비해 해외국가별 해체 방식과 시장 구조 등 해체시장을 조사·분석하고 우리의 역량과 현실에 맞는 진출 전략과 지원방안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술개발(미래부/산업부), 제도 개선(원안위/산업부), 산업육성(···) 등 관련부처와 산업계 등을 아우르는 협조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끝으로 정부는 고리원전 1호기 해체와 더불어 사용후핵연료 공론화가 마무리되는 대로 올해 하반기 원전해체산업 육성대책과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계획을 조속히 제시해 원전의 건설-운영-해체-폐기물 관리에 걸친 전 주기적 원전 산업체계를 완비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원전 해체 관련 기업
한국의 원전 해체 관련 기업들은 두산중공업, 한전KPS, 한전기술, 한국수력원자력 등이다.

해외 원전 해체 관련 기업들은 영국의 Vosper Thornycroft, 미국의 Energy Solution, 스웨덴 Studsvik, Siemens, Westing house, Areva 등이다. Vosper ThornycroftLithuania 원전 해체 계약을 했으며 Energy Solution은 미국 Zion-1,2와 영국 22개 원전 해체를 담당, Studsvik는 독일과 벨기에 원전 해체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원전 제작사들이 해체 관련 기술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국내에서도 원전 제작 관련기업들이 해체 관련 기술들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원전 해체 방법들은 즉시해체(Immediate Decommissioning)가 있으며 즉시해체는 시설의 운전 정지 후 단기간 내에 장비, 건물 및 부지의 오염준위를 개방(release) 가능한 수준으로 제염/해체한다. 많은 국가에서 즉시해체 방식을 적용해 해체 수행에 일반적으로 장수명 핵종 등이 포함된 시설에 적용한다.

또한 지연해체(Deferred Deco mmissioning)는 일정 기간 동안 시설은 안전하게 관리 후 오염준위를 개방 가능한 수준으로 제염/해체하며 일반적으로 사용 후 핵연료는 제거한다.

지연 기간 동안 방사능 저감(핵종의 반감기) 효과를 고려할 수 있어 일부 국가에서 적용(영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차폐격리(Entombment)는 방사성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시설 내에 구조적으로 안정한 물질을 넣어 장기간 안전하게 격리(콘크리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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