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특집] [기고] 풍력발전을 위한 제언
[5월 특집] [기고] 풍력발전을 위한 제언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1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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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호 광운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온실가스 감축 이행 위한 풍력 정책·제도 부족
전력연계·주민수용성 등 핵심사항 준비 절실전력연계·주민수용성 등 핵심사항 준비 절실

▲ 송승호 광운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투데이에너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신기후체계에서 우리나라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큰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반면 정부가 2025년까지 11%의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충당하기로 목표를 세웠음에도 현재 연차별 사업추진 실적이 미비하고 향후 계획이 확실하게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국가적인 목표 달성이 불확실한 것은 아닌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태양광발전은 당초 FIT 출발시부터 높은 고정구매가격으로 주목을 받았고 최근에도 다양하고 세밀한 형태로 정부가 지원제도를 보완해 가면서 추진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설비의 급속한 가격 하락은 향후 태양광 발전사업의 사업성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풍력발전의 현실은 어떠한가?

전국에서 여러 풍력발전단지 개발 사업이 지연 혹은 취소되는 사례를 겪었는데 그 이유도 다양하다. 어떤 경우는 사업 예정지역에서 문화재가 발견되기도 하고 소음이나 어업 보상권, 지가하락 등의 이유로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치는 경우도 많았으며 전력선의 연계에 어려움이 있어서 사업 추진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풍력터빈의 각종 기자재 생산 및 공급에 투자했던 다수의 기업이 풍력분야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도산해 문을 닫기도 했다. 조선 및 중공업분야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 현대로템 등 다수의 회사가 국산 풍력터빈의 개발에 뛰어들고 수천억원을 들여서 공장을 건설하거나 해외 제조사를 인수 합병했지만 결국 제대로 터빈공급업체로서 역할을 해보지도 못하고 사업에서 철수했고 수천명이 넘는 전문 인력은 모두 직장을 잃거나 다른 업무로 전환배치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런 상황은 대부분 국내외에서 전개되던 풍력발전단지 개발사업의 지연과 실패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큰 투자를 하고 기대했던 사업 진행이 지연되거나 실패가 되면서, 또한 본업분야의 불황과 겹치면서 더 이상 투자를 지속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업을 포기한 것이지 풍력발전 사업 자체가 불황이거나 미래가 어둡기 때문은 아니다. 세계적 금융 위기 이후에도 오히려 해외 풍력발전산업이 계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태양광에 비해 풍력은 몇 배는 더 어려운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은 고장으로 서 있는 태양광은 본 일이 없겠지만 멈춰 서있는 풍력발전기는 본 일이 많지 않은가?

다시 한 번 풍력발전의 본질적 특성을 생각해 본다면 대형 구조물로서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 미치는 영향도 크고 멀리서도 잘 보인다. 그만큼 만들기도 어렵고 운반이나 건설에 특수한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다.

풍력은 저마다의 특성을 가진 다수의 부품이 결합해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최적의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과 경험을 가진 설계와 운영 기술이 필요하다. 우수한 품질의 부품 및 서비스 공급체계가 갖춰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모든 특성은 우리나라의 산업 현실과 잘 맞아 떨어진다.

중공업과 기계공업, 전기·전자분야의 우수한 겸험과 인력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불과 15년만에 풍력터빈의 핵심 설계 및 운영기술을 확보했고 국산 풍력터빈 모델을 해마다 5개씩 만들어내고 있다. 30여년 넘게 가스나 석탄발전소를 지었지만 핵심 터빈 및 발전기 기술은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과는 크게 다른 상황이다.

문제는 시장이다. 풍력발전설비는 태양광에 비해 단위 규모가 크고다 보니 설치 가능한 위치가 매우 제한적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상 육상풍력발전은 산지에 개발되는 경우가 많고 토지 소유 관계가 민간보다는 국가 소유인 경우가 많다.

또한 통상 풍황자원이 좋은 높은 곳은 전력선 연계 비용이 많이 들며 기존의 전력망의 용량이 충분하지 않아서 연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도 흔히 발생한다. 이런 경우 사업은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국가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가장 경제적인 수단을 확보해야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 일을 바라봐야 한다. 비교적 빠르고 손쉽게 늘어나는 태양광만 의존해서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 검증된 풍력발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육상풍력발전의 경제성은 아직도 수력을 제외한 재생에너지의 최고 수준이다. 지금까지의 정책, 제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밀한 부분을 살피지 못한 측면이 많다.

빠른 시간 안에 풍력발전의 생산량을 늘리고 싶다면 풍력발전 단지개발에 필수적인 검토 요건들 중에 바람 좋은 땅 연결 주민 동의 및 인허가 등 핵심사항에 대해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는지, 좀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철저한 고민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바람 자원에 대한 조사 및 활용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후반부터 바람지도 조사 연구 개발 사업을 통해 전국을 대상으로 바람자원 지도를 만들어 왔으나 실제 사업개발을 위해서는 현장에 계측 타워를 설치해 고도 50m 이상의 높이에서 장기간 바람자원을 계측해야 한다.

이러한 바람 자원의 측정 및 축적은 새로운 발전단지의 개발뿐만 아니라 운영 단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최대한 많은 장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계측된 풍황자원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객관적인 기관에서 신뢰성 있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개적으로 활용한다면 풍력단지 개발의 촉진뿐만 아니라 투자 위험을 줄이고 대규모 풍력발전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될 것이다.

국가가 관리 및 보호하고 있는 산림 및 국방 지역 중에 면밀한 검토를 통해 신재생발전의 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지역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질수는 없을까? 해상풍력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이라면 역시 바람 자원이 우수하면서 단지 건설 여건이 우수한 지역에 대한 개발 타당성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는 해상풍력발전 단지의 건설이 늘어날 수 없다.

두번째로 언급한 연결은 발전된 전력을 수송해 전력망에 연결하는 것으로 그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전선로나 변전소까지 물리적으로 연결만 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풍력이나 태양광발전원의 본질상 자원이 있을 때만 발전을 하기 때문에 출력이 간헐적(intermittent)일 수 밖에 없다.

또한 풍력발전단지가 건설되는 위치가 외딴 곳인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기존의 전력망 인프라가 부족하고 전력 흐름의 역조류가 비교적 멀리까지 전달되게 된다. 풍력발전의 선진국에서는 일찍이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전력망 건설과 함께 풍력발전기의 제어기술 향상을 통해 기존의 전력망 운영 체계와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왔다.

우리나라의 전력망은 상당히 밀집된 상황이기 때문에 대규모 풍력단지를 수용할 수 있는 연계점을 찾는 것이 외국보다 쉬운 편이다. 그러나 여전히 2030년까지 20%라는 신재생에너지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력망 운영 전략이나 수단만 가지고는 부족하고 가장 경제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전력망을 추가로 건설해야하는 부담이 고스란히 발전사업자에게, 혹은 전력망 사업자에게 부가된다면 신재생발전사업의 확대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적절한 비용의 분담과 시기 적절한 전력망 건설이 이뤄지도록 보다 확실한 수요 조사와 국가 차원의 큰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전력망 사업자인 한국전력의 역할이 무척이나 중요한 이유이다.

특히 해상풍력발전과 같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면서도 아직 위험성이 많은 사업에 한전이 직접 나설 수 있도록 한다면, 그리고 국산 풍력터빈의 기술적 발전 가능성을 믿고 투자해 준다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 사례에서 보듯 전력망의 확충만 가지고 통합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풍력터빈이 좀더 계통 친화적이 되도록 하는 기술 개발과 더불어 전력망의 운영제어시스템을 보다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풍력터빈(혹은 풍력 단지) 기술 개발이나 전력망 운영시스템의 개조(업그레이드)는 절대 불가능한 것이 아니고 서로 노력해서 이루어가야 하는 시대적인 과제이다. 이러한 작업이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뤄지느냐에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수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수용률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0% 정도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마지막으로 주민 수용성 문제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쉬운 문제이기도 하다. 이것은 신뢰의 문제다. 그동안 많은 사례에서 신뢰가 깨어지고 그 결과 갈등이 심화되고 결국은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고 말았다.

지금도 많은 곳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풍력터빈의 설치로 인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를 낱낱이 공개해 신뢰를 얻어야 한다. 사실 소음과 그림자 등 가까운 주변에 민가가 있다면 성가심과 함께 어느 정도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과정에서 풍력발전의 장점과 단점을 보다 객관적이고 신뢰성있는 자료와 함께 제공함으로서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돕는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많다. 풍력발전의 입지 조건을 좀 더 엄격하게 따지되 허가된 지역에서는 사업 추진이 방해받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풍력발전단지를 소개하는 관광투어를 해본 적이 있다. 3시간동안 지루하지 않게 설명하는 50대 가이드를 보면서 남녀노소에게 풍력발전기가 좀 더 선명하고 친근하게 다가간 느낌이었고 그러한 노력들이 모여서 미국의 풍력발전 산업은 이렇게 크게 발전한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 풍력발전을 보통사람에게 제대로 이해시키는 방안으로서 내가 그동안 생각해본 몇 가지를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 교육에서 풍력발전에 대한 내용은 중학교때부터 과학책에 나온다. 그러나 현실에서 풍력 발전에 대해 쉽고 정확하게 그리고 실질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재하다.

특히 풍력발전단지가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교육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풍력발전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또 하나는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풍력발전단지의 생산량과 효율에 관한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 좀 더 정확하게 내용이 공개되고 그러한 공개와 함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충분한 생산량을 달성한 경우에는 그러한 혜택이 주변 지역에 돌아가도록 한다면 많은 주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발전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풍력은 화력이나 원자력발전소 주변에 사는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이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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