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특집] 새정부 에너지세제 개편 가능성 전망
[5월 특집] 새정부 에너지세제 개편 가능성 전망
  • 이종수 기자
  • 승인 201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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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안전 등 사회적비용 반영한 에너지세제 개선 ‘공감’
원전·석탄발전 비중 줄인다지만 신규 건설 진행·계획 중
문 대통령, 환경·안전 급전 도입 및 발전용연료 과세 개편 공약

▲ 월성원전 전경.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우리나라는 원전 및 석탄화력발전을 기저발전으로 설정하고 전력피크 시 LNG발전을 가동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일본 원전사고 및 국내 지진발생이 이슈가 되면서 원전 및 석탄화력발전을 감축하고 LNG·신재생에너지 발전 등 친환경 발전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일단 정부가 원전 및 석탄발전 비중을 줄이기로 했지만 신규 원전 및 석탄발전은 계속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이어서 수 십 년간 원전 및 석탄발전의 기저발전 역할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근본적인 변화가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바로 에너지세제 개편이다. 최근 진행된 에너지세제 개선 관련 토론회에서의 전문가들의 의견과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에너지정책 공약을 토대로 에너지세제 개편 방향과 가능성을 전망한다. /편집자 주

정부, 원전·석탄발전 비중 축소

정부는 기후변화 및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원전 및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14년 1월14일 확정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2014~2035년, 이하 제2차 에기본)’에 따르면 원전비중(2035년 전력설비기준)은 에너지 안보, 온실가스 감축, 산업 경쟁력 등을 고려해 1차 계획(41%)보다 축소된 29% 수준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수요전망으로는 2035년까지 총 43GW의 원전설비가 필요하고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확정한 36GW(2024년, 이미 운영 중인 23기 외 건설 중 5기 및 계획 6기)를 감안하면 추가로 7GW의 신규원전 건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기와 다른 에너지간의 상대가격 차이로 에너지 수요가 전기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과소비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발전용 유연탄을 개별소비세 대상에 추가했다. 유연탄 세율은 24원/㎏으로 하되 초기에는 탄력세율을 적용해 18원/kg 과세하고 현재는 30원/㎏이 부과되고 있다.

전기요금에는 원전 안전성 강화, 송전망 투자, 온실가스 감축 등 사회·환경비용 반영을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원전안전 R&D 비중을 2012년(4,400억원) 23%에서 2017년 40%, 2035년 60%로 확대하는 등 원전 안전성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제2차 에기본을 바탕으로 지난 2015년 7월 확정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년)’에 따르면 2029년 22%의 설비예비율 기준으로 총 3,456MW 규모의 신규설비 물량이 도출됐고 이 신규물량에 대한 전원 구성은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결과 원전 2기(총 3,000MW)를 신규 건설키로 했다.

또 저탄소 전원믹스를 위해 연료, 송전설비 문제로 허가받지 못한 석탄설비(영흥 7, 8호기, 동부하슬라 1, 2호기)를 철회해 석탄비중을 최소화 하고 신규 물량은 원전으로 충당했다.

이에 따라 2029년 최고(피크) 기여도 기준 전원구성비는 석탄 32.3%, 원전 28.2%, LNG 24.8% 순으로 예상된다. 6차 계획대비 원전비중은 0.8% 증가하는 반면 석탄화력은 2.4% 감소하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미세먼지 대책에서 차기 전력수급계획 수립 시 석탄발전 비중을 축소하고 친환경 전원믹스,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발표한 석탄화력발전 대책에서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는 등 석탄발전의 비중을 축소키로 했다. 이에 따라 30년 이상(10기)은 모두 폐지(2기는 연료전환), 20년 이상(8기)은 대대적인 성능개선 시행 및 환경설비 전면교체, 20년 미만(35기)은 오염물질 저감시설 선 확충 및 20년 이상 경과 시 성능개선을 각각 추진할 계획이다.

건설 중인 총 20기의 석탄화력발전소 중 공정률 90% 이상(11기)은 강화된 배출기준을 적용해 오염물질 배출을 추가로 40% 감축하고 공정률이 낮은 9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영흥화력 배출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이밖에 중장기적으로 석탄발전기 발전량을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2014년 기준 발전량은 석탄(39.1%), 원자력(30.0%), LNG(21.4%) 순이다. 

문재인 대통령, 원전·석탄발전 억제 공약

이같은 정부의 계획에도 원전과 석탄발전이 신규로 건설 중이거나 건설 계획이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오히려 원전 및 석탄발전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또 정부의 석탄화력발전 대책에서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시 신규 석탄발전은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증가하는 전력수요는 저탄소·친환경 발전원으로 최대한 충당하기로 했는데 저탄소·친환경 발전원 중 발전 원가가 싼 원전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에너지정책 공약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과 관련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월성1호기 수명 연장 및 신규 원전 건설 계획 전면 재검토를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및 신규 원전 건설 재검토 내용을 올해 수립되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하자는 것이다.

노후 원전에 대해서는 진도 6.5 이상으로 내진 성능을 강화하되 내진 성능 강화가 불가능한 원전은 순차적으로 폐쇄하고 월성원전 2, 3, 4호기의 수명연장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또 신규 석탄발전 건설을 억제(미착공 석탄발전 9기 재검토)하고 가스발전의 이용률을 높이는 한편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에도 이미 결정된 원전 및 석탄화력발전의 신규 건설 계획이나 건설 중인 것을 취소하고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재검토하기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관련 업계의 혼란과 추가비용 발생, 정부 정책 신뢰도 하락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환경에너지팀장이었던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지난달 13일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이나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재검토는 현행법에 따르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조영탁 한밭대학교 교수는 지난달 20일 차기정부, 미세먼지대책 공론화 3차 주요정당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의 석탄발전의 축소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미착공 석탄발전소 중단 시 사업자의 소송문제 등이 예상돼 실현 가능한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라며 “해당 사업자의 자진 철회가 바람직하지만 민자 주도와 허가 절차 상 가능성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전 자회사가 추진하는 발전소도 폐부지의 개발조건과 연계돼 있어 취소 시 논란이 유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경유세 인상에 대해서는 폐지 방침이 정해진 환경개선부담금과 2018년 일몰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연계해 결정하는 한편 2030년까지 개인 경유승용차를 퇴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유차 대안으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예산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조영탁 교수는 “2030년까지 개인 경유승용차를 퇴출하려면 2020년경부터 신차 판매를 중단해야하는 데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있다”라며 “또 전기차의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미미(1대당 0.1kg/년)하고 전기차의 충전전기가 석탄발전과 결합하면 풍선효과가 유발된다”고 밝혔다.

친환경 에너지세제 개편 부상하나: 원전·전기 과세, LNG 및 유류세 완화

문재인 정부에서 기후변화 및 미세먼지 해결의 방안으로 친환경 에너지세제 개편이 부상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의 에너지정책 공약에서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현행 경제급전 방식에서 안전과 환경을 고려한 급전 방식을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발전용 연료에 대한 과세체계를 개편하는 한편 청정전력 비중 확대에 따른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토록 한다는 것이다. 청정전력 확대에 따라 전기요금이 점진적으로 인상될 수 있지만 효율 향상과 수요관리 강화를 통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 열린 에너지세제 개선 관련 토론회에서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개편방안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에너지세제에 환경과 안전비용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3월29일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국회 신성장산업포럼이 개최한 ‘발전부문 미세먼지 저감 및 에너지믹스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3차 정책토론회에서 “우리는 경제급전 원칙으로 발전 연료비만 반영되고 있지만 선진국에서는 환경비용 등도 반영해 석탄에는 고율의 세금을, 가스발전에는 저율의 세금을 적용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유연탄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고 친환경 발전원인 LNG의 세율을 낮추면서 외국사례를 감안해 원전에도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의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연료의 조세부담율은 전체 에너지 관련 조세수입의 약 88%를 차지해 형평성이 심각하게 어그러져 있다”며 “세수중립이라는 대전제를 유지하기 위해 수송용 연료에 대해서는 과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독일의 라이프치히대학교 토마스 부르크너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향후 석탄발전 비중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독일은 원전과 전기에도 과세를 하고 있다”며 “유럽의 에너지믹스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 및 효율 목표는 2030년 27%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전기에 대한 과세 신설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OECD 국가들은 온실가스 감축과 세수확보 차원에서 전기에 과세를 해 소비자에게 가격신호를 적절하게 제공하고 있다”라며 “우리도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전기에 환경세 또는 개별소비세 명목의 과세를 신설할 필요가 있고 이는 추가적으로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히든 비용(hidden cost)으로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던 배출권거래제, RPS 등의 비용을 더 이상 숨기지 말고 소비자에게 가격신호로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대한석유협회가 발행한 ‘석유와 에너지’ 웹진(2017년 봄호)에서 “전기자동차 등 수송부문의 전력화로 수송용 전기가 등장하면서 전기 과세 문제가 탄화수소 계열 수송연료인 휘발유, 경유, 부탄 등과의 대체성이나 형평성 차원에서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생기게 됐다”라며 “특히 전기자동차 보급 확산으로 자연스럽게 기존 탄화수소 계열의 연료수요가 줄어들고 대신 전기수요가 증가하게 될 경우 세수 중립성 차원에서 유류세의 일부를 수송용 전기 과세를 통해 최소한 일부라도 벌충하는 방안이 자연스럽게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지난 2월20일 개최한 ‘깨끗한 대한민국을 위한 에너지세제 개선방향(온실가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세제 정책)’ 토론회에서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세부적인 방안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큰 틀에서는 환경·안전비용, 갈등 비용 등의 사회적 비용을 에너지세제에 적절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지식기반기술에너지대학원 교수는 “기존 전력수급계획의 석탄발전소에 대한 제약발전 등 발전부문의 에너지 믹스 조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제약발전, RPS, 배출권거래제 이행 비용, 기타 사회적 비용(조세 포함) 등 발전부문 비용 상승요인을 에너지가격정책에 반영하는 거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며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이 적은 발전용 LNG 가격이 너무 높아 LNG에 부과되는 조세 부담을 완화하는 대신 발전용 유연탄 과세 인상, 원전에 대한 조세 신설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수 서울대학교 기술경영경제정책협동과정 교수는 “에너지원 별 온실가스, 미세먼지 등의 오염물질 배출, 입지와 관련된 사회적 갈등 등이 유발하는 외부비용을 에너지세제에 공정하게 내재화해야 에너지소비 수준이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되고 기후변화 및 미세먼지에 대응할 수 있는 R&D 투자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발전원별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과세와 전기요금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부과금 부과로 전력소비의 효율화를 유도하고 전기 외 수송·난방용 연료에 대한 과세 조정을 통해 에너지부문 과세 형평성을 개선하는 세수 중립적 세율 재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문가의 의견들이 실제 정부 정책에 얼마나 반영될 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미세먼지 해결방안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에너지상대가격 조정방안 연구용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6월 공청회가 예정돼 있는 이번 연구용역은 수송용 휘발유, 경유, LPG의 상대가격 조정 방안이 어떻게 나올 지 관심사다.

이와 관련 최근 경유 가격 인상 검토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미세먼지 배출 원인은 다양한데 경유차 소유주에게만 부담을 집중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경유는 생계형 자영업자, 화물차가 이용하는 서민 필수 연료이기 때문에 경유 세율 인상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버스·화물 등 운송업계 7개 단체는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에 제출한 사업용자동차 경유세 인상(안) 결사반대 탄원서에서 “국내 미세먼지는 중국과 계절적 영향 외에도 충남지역 석탄발전소 등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정부에서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세금인상 카드만 꺼내고 있다”라며 “이는 영세한 버스·화물업계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적인 정책이며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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