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세 교수
경상대학교 기계공학부

[투데이에너지] 최근에 들어 미세먼지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미세먼지 문제가 다른 환경오염물질에 비해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의 인체에 직접적으로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으며 최근 연구자료에 의하면 미세먼지가 폐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일반 미세먼지가 10㎍/㎥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미세먼지 또는 분진은 아황산가스, 질소 산화물, 납, 오존, 일산화탄소 등과 함께 수많은 대기오염물질을 포함하는 대기오염 물질로 자동차 및 공장 등에서 발생되고 있다. 주로 보일러나 발전시설 등에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날림먼지, 공장 내 분말형태의 원자재, 부자재 취급공정에서의 가루성분, 소각장 연기 등으로 보고 있으나 이러한 1차적인 발생원 이외에도 가스 상태로 나온 물질이 공기 중의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가 되는 2차적인 발생이 이뤄진다.

특히 2차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은 초미세먼지가 주류이며 따라서 환경적으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이 대기 중의 수증기, 암모니아와 결합하거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의 수증기, 오존, 암모니아 등과 결합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미세먼지가 생성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더욱 큰 문제는 2차적으로 발생된 미세먼지가 수도권 등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의 약 2/3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미세먼지의 발생지를 보면 최근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영향이 일반적으로 약 30~50% 정도이며 나머지는 국내에 있는 화력발전소,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시설 등에서 발생된다고 보고 있다.

현대의 첨단과학기술 등을 이용해 미세먼지와 분진을 줄이려고 많은 과학기술자들이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입자크기가 더욱 초미세화된 미세먼지를 양산하게 되고 인체에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듯하다. 결국 과학기술로는 이미 발생된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데는 상당한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미세먼지의 근원적 발생량을 줄이려고 하는 노력보다 확실한 저감대책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미세먼지가 발생되는 과정을 보면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데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현대 선진문명사회에 살면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에너지의 생산 및 소비는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화력발전소 등 분야에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청정연료의 사용비중을 늘리면서 발전설비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국내 일부 발전소 및 기술 선진국의 발전소에서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듯이 화력발전에서 사용하고 있는 연료를 석탄에서 LNG 등으로 대체한다면 가격이 석탄에 비해 2배정도 비싸지만 미세먼지의 배출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발전설비를 복합화력시스템 등으로 개선한다면 효율을 1.5배 정도 높일 수 있어 연료비에 의한 발전단가 상승분을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대도시 미세먼지 발생의 주된 원인 중의 하나로 보고 있는 경유차 및 건설기계장비 등에 대한 배출물 개선책 등의 정책수립이 필요하다.

유럽에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운행 중인 노후경유차의 조기폐차를 유도하고 유로6급 신형 경유차를 포함해 친환경차의 구입비용을 지원하면서 권장하는 제도의 시행이 시급하다. 동시에 대중교통의 이용 활성화로 개인차량의 시내 운행량을 줄여간다면 적은 예산으로도 부작용 없이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상당히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국민 개개인도 미세먼지 발생의 근본원인인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 및 에너지 절약 등의 실천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미세먼지의 발생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풍요로운 환경에서 모두가 건강하게 생활을 영위하려면 정부와 국민 모두가 이것에 걸맞는 노력과 비용을 지불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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