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중고차를 시작으로 지금껏 휘발유차를 끌고 있다. 중고차를 처분하고 새 차를 구입할 때 연비가 좋고 경유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경유차를 살까 하다가 소음이 많고 환경개선부담금까지 내야 한다는 점에서 휘발유차를 구입했다.

휘발유차를 오래 써와 6살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경유차(RV)로 바꿀 생각이다. LPG차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연비가 낮아 LPG충전소를 자주 찾아야 하고 웬지 LPG차는 꺼려진다.

미세먼지 문제로 경유차가 위기를 맞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30년까지 경유 승용차를 퇴출한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일단 정부는 경유에 붙는 세금 인상을 통해 경유차 수요를 줄이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경유가격 인상으로 인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들의 부담만 늘 것이라는 의견이다. 경유가격 인상으로 경유차 수요가 줄면 휘발유차와 LPG차가 어느 정도는 증가할 것이다. 휘발유차와 LPG차는 경유차보다 이산화탄소를 더 배출해 온실가스 감축에 역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종의 풍선효과다.

실제로 경유가격을 인상하면 경유차 수요가 줄어들지도 의문이다. 지난 2015년 정부는 담배가격을 인상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39.3%로 전년의 43.1%보다 3.8%포인트 떨어져 담배가격 인상과 금연구역 확대 등 흡연 억제정책이 실효를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7월20일 시장조사기관 닐슨(Nielson)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담배 판매량은 2015년 상반기보다 약 14% 증가했다.

정부는 또 흡연율을 더 낮추기 위해 올해부터 담배에 담배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그림을 부착하도록 했다. 그런데 그 경고그림을 가릴 수 있는 담배 케이스가 개발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제는 흡연자에게 있어 인상된 담배가격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심리가 자리 잡은 것 같다.

경유가격이 인상되면 경유차가 과연 많이 줄어들까. 그럴지 의문이다. 경유가격이 인상돼도 경유차는 연비와 출력이 좋고 다양한 차종이 개발돼 있어 경유차 선호도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경유차 애호가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경유차를 계속 타고 다닐 것이다.

또 경유가격이 인상되면 대중교통을 좀 더 이용하는 방법 등으로 연료비 절감 노력을 펼칠 수 있다. 몇 년 지나면 인상된 경유가격도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심리가 자리 잡을 수 있다.

분명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지만 경유차를 퇴출해야 할 정도로 희생양으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경유차 이외에도 미세먼지 배출 원인은 다양하다. 휘발유차, LPG차에서도 미세먼지가 나온다. LNG 등 모든 화석연료는 오염물질이 발생한다. 기술개발 등을 통해 이를 얼마나 많이 줄여나가느냐가 관건이다. 기자는 계획대로 경유차를 구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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