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라온호가 얼음을 깨고 전진하는 모습.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북극해의 해빙 면적이 최근 10년 간 약 15% 가량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빙이 급격히 녹으면서 북극 바다 속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 북극의 대기를 데우고 따뜻해진 공기가 더 많은 해빙을 녹이며 북극의 고온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도 재확인됐다. 

또 온난화로 인해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메탄수화물(메탄 하이드레이트,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분해속도가 빨라지면서 메탄가스 발생량이 늘어남에 따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70일간의 북극탐사 결과다. 

▲ 2차 탐사 연구진이 아라온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70일간(7월21일~9월29일)의 북극탐사 항해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오는 29일 부산항을 통해 국내로 귀환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여름 아라온호는 2차례에 걸쳐 북극 탐사를 진행하며 북극해 해빙 감소와 대규모 메탄가스 방출현상 등을 다각도로 관측하고 북극에서의 온난화 진행 원인과 양상을 확인했다. 

▲ 북극탐사 항해 구역.
먼저 미국, 일본, 러시아 등 11개국이 함께한 1차 탐사팀은 8월6일부터 25일 간 아라온호를 타고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베링-척치-동시베리아해의 얼어붙은 바다 4,500km를 항해하며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북위 77도 근처의 두 지점에 해빙캠프를 설치하고 해빙의 면적과 두께의 변화, 바다 생물들의 변화 등을 집중 관찰했다. 

이어 5개국이 참여한 2차 탐사팀은 8월27일부터 9월16일까지  향후 북극개발이 실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인 캐나다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보퍼트해’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 해빙변동 장기관측 무인계류장비.
이를 위해 국제공동연구팀의 원격조정탐사정(ROV)과 자율무인탐사정(AUV) 등 최신 장비를 투입해 메탄가스가 활발하게 뿜어져 나오는 바다 속 모습을 촬영하고 메탄가스 분출지점의 토양 및 바닷물을 채취해 분석을 진행했다. 

이곳에서 연구팀은 바다 속 영구동토층과 그 속에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녹으면서 메탄가스를 배출하는 현상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가스를 포함한 얼음으로 이 얼음이 녹으면서 160배의 메탄과 0.8배의 물을 배출한다. 메탄은 강력한 온실가스이자 천연가스의 주성분으로 미래의 에너지자원으로 꼽힌다. 북극에는 전세계 가스하이드레이트 총 매장량의 약 20%가 분포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아라온호가 항해 중 찍은 북극곰.
아라온호는 29일 부산 북항에 잠시 정박한 후 다시 출발해 30일에 광양항에 입항하며 수리 및 출항준비를 마치고 내달 26일 다시 인천항을 출발, 227일간의 남극항해에 임할 예정이다.

향후 북극 연구 수행 시 전 지구적 기상 변화 이슈와 북극 개발 추세를 반영해 북극해 인접 국가와의 공동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허만욱 해양수산부 해양개발과장은 “그동안 세계 어느 국가도 가보지 않았던 북극 내의 미답지역을 탐사해 현재 북극에서 일어나고 있는 온난화 진행 양상 등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쇄빙연구선을 이용한 북극해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북극의 환경 변화 양상을 파악하고 북극 개발 및 항로개척 등에도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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