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가스보일러의 고효율 인증 문제에 대한 공청회가 지난 2일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열렸다. 산업자원부,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를 비롯해 보일러사, 소비자 단체, 관련 기관이 참석한 이날 공청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이날 공청회는 기존 첨예하게 대립하던 보일러사들 외에 관련 기관과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대체로 고효율 정책의 당위성에 대해선 인정했으나 업체별 각론에 들어가서는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대립되는 양상을 보였다. 경동보일러는 유럽의 사용 사례를 들며 부식이나 응축수 문제가 환경이나 안전성에 크게 문제되지 않음을 설명했고 이에 대해 나머지 업체들은 기술적으로 문제발생 소지가 있음을 들어 경동측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보일러사들이 주장하는 각각의 내용들 또한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각적인 분석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데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안전공사 홍지룡(가스용품처) 부장은 “고효율 정책이 바람직한 방향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장기 사용시 응축수가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우리의 경우와 외국의 상황이 다소 다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좀더 구체적인 조사와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기술시험원 관계자도 “일부 사항은 크게 문제될 게 없어 보인다”며 “다만 팽팽히 대립되는 응축수, 폐하 문제 등 몇 가지 부분에 대해선 객관적인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과 한국소비자연맹도 대체로 비슷한 견해를 표명했는데 안전성이나 종합적인 경제성 등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필요성이 있음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

에너지기술연구소 관계자는”외국에선 좋은 제품이 나오면 서로 연구하고 협력하며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한다”며 “우리의 경우도 좋은 제품이라고 인정될 때는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를 이끈 산업자원부 한장섭(에너지기술과) 과장은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만큼 충분한 검토와 분석을 거처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류재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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