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독려하는 상황이지만 말을 꺼낼 수 없어 그냥 돌아왔어요” 학교 정기검사를 갔다가 정밀점검을 권유하지 못한 체 돌아왔다는 한국가스안전공사 일선 검사원 말이다.

최근 들어 공사 검사원들은 여러 부분에서 업무에 비애를 느낀다. 공사가 수익사업 확대를 이유로 일선 지사, 지역본부에 요청점검이나 각종 돈벌이 사업을 강조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사업계획과 목표는 매년 20%씩 늘어나는 반면 어려운 경기여건으로 정기검사비 조차 내지 못하는 사용시설도 많은데 요청점검까지 종용하는 입장에 서다보니 자신의 처지가 한심스럽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본사는 정기검사는 100% 완료해야 하는 게 당연하고 요청점검도 명분이 있으니 못하면 능력이 없어 그렇다고 타박이다. 더구나 정부경영평가를 이유로 지사, 지역본부간 경쟁까지 시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다 보니 ‘검사의 질’보다는 ‘수입의 양’이 우선시 되고있어 더욱 죽을 맛이다. 때문에 대다수의 검사원은 사용시설 검사가 연말까지 미검으로 남으면 울며 겨자 먹기로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 감당하거나 멀쩡한 업소를 폐업처리 하던지, 그것도 아니면 해당시설의 공급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키기도 한단다.

지사장이나 지역본부장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연말까지 목표치를 세우고 열심히 해보지만 매년 늘어난 목표치를 감당하기 어렵기는 마찮가지다. 결국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부득불 직접 영업(?)을 뛰기 일수다. 이 때문에 모 지사장이 이런 사정을 업체 대표자에게 털어놓고 형식적으로 점검을 하기로 한 후 수백여만원을 요청점검 실적으로 매워 넣기도 했다. 이젠 다중의 공공성을 위해 공정성과 기술력을 발휘해야하는 가스안전공사가 이젠 돈벌이를 위해 검사기관의 감투를 쓰고 영업과 사정을 늘어놓아야 하는 입장에 선 것이다.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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