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 다름없이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듯이 국정감사란 나라 살림이 제대로 잘 돌아가고 있는지, 비효율적인데는 없는지, 계획이나 진행과정, 결과가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뒤가 구린 부분은 없는지, 공직자의 자세는 어떤지 등을 꼼꼼히 되짚어 보고 따지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날의 국감을 지켜본 경험으로 미루어 안봐도 뻔할 뻔이라고 시큰둥, 별 기대를 걸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래도 이번 국감만큼은 다른 해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라고 희망을 꺾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금년 국감은 15대 국회 마지막인데다가 내년에 있을 총선을 염두에 둔 국회의원들의 각오가 다른 해와는 다를것이며 그동안 다소 미흡한 바가 있었던 국회의 위상과 역할을 바로 세울 절호의 기회를 놓칠리가 없으리라는 것이다.

고소원(固所願) 이면 불감청(不敢請)이라고 누군들 그렇게 해주기를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마는 걱정과 염려가 앞서는 까닭이 뭔지 알듯 모를듯 하다.

이 당, 저 당이 모두 국민의 뭐니뭐니 내세우기는 떡의 윗켜처럼 잘도 내세우면서 딴전이 보통이라 이번에도 행여 내년 선거때 기선을 잡기위해 옛날과 다름없이 정치공세나 일삼다가 끝내지 않을까 걱정이고, 국회의원 한사람 한사람도 역시 공천과 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큰소리, 호통이나 쳐 매스컴의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딱한 모습이나 연출하지 않을까 또 걱정이다.

감사받는 사람들도 매한가지로 지난 1년 계획했던대로 사업이 진행되었는지, 예산집행에는 잘못이 없었는지를 스스로 반성하면서 겸손한 자세로 질의를 경청하고 성실히 답변할 생각은 않고, 사실은폐, 동문서답에 구렁이 담넘어가듯 위기나 모면하면 땡이다 하는 식으로 임하지 않을까 그것 또한 걱정이다.

각설하고, 금년에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번거우리만큼 가스분야에도 묻고 따지고 확인,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며 그것이 모두 시민생활과 밀접한 사안들이요 안전과 직결된 것들이다.

이런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다루어 국감을 국감답게 하고 그로써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이번만이라도 몇가지 하지말아야할 상식화된 일들이 있는데 원체 고질병이라 잘될지 모르겠다.

제일 먼저 생각되는게 당리당략에만 치우치지 말자는 얘기다.

국회의원이 소속정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겠으나 그에앞서 국민의 대표라는 점을 인식하는 차원에서의 의정활동을 주문하는 것이다.

야당은 감사대상을 무조건 비난하고 여당은 무조건 비호하는 양태는 삼가자는 것이다.

어떤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상대당 의원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축구선수 뽑듯 공격의원 정하고 수비의원 정하고 그러기 위해 상임위 소속도 바꾸고 있다니 정말이라면 이거 정말 아니 올시다가 아니겠는가.

또한가지 문제는 국감의 효율을 저하시키기 일쑤인 시간 낭비성 질문이다.

충분한 자료준비나, 현장확인, 사실확인도 안된 내용을 묻는다던지, 전문성이 결여된 질문을 장황하게 퍼붓거나 중복질문을 일삼아 짜증스럽던 일들이 어디 한두번이었던가?

그밖에도 주문은 많다. 한번 질문했으면 끝까지 추궁해 어물쩍 넘어가거나 불성실한 답변을 용인하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고 지난해 국감때 지적사항이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처리되었는가를 확인하는 일 등등이다.

유종의 미라고 했는가, 이번 국감이야 말로 역대 어느 국회에서도 볼수없던 국감의 귀감이 되어 국회의 위상도, 나라살림도, 그런 입법부를 가진 국민의 긍지도 바로 서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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