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진경남 기자]일본은 현재 수소연료전지산업에서 선진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 수소연료전지전략 로드맵을 수립한 일본은 안정성을 전제로 수소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5년 1회 행사를 시작으로 14회가 진행된 FC EXPO는 일본이 현재 얼마나 수소사회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 단적으로 나타냈다. 이 행사에서는 가정용연료전지 뿐만 아니라 수소전기차, 수소충전기 등을 전시하며 왜 일본이 국제수소사회 선진국인지 보여줬다.

일본은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4만대 보급과 수소충전소 160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92대의 충전소를 구축하고 2,000대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하며 로드맵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본지는 수소사회 구축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이와타니(Iwatani)의 시바코엔(ShibaKoen) 수소스테이션을 방문했다.

일본 시바공원 인근에 위치한 이와타니 시바코엔 수소스테이션.
일본 시바공원 인근에 위치한 이와타니 시바코엔 수소스테이션.

도쿄의 랜드마크 도쿄타워의 바로 앞에 위치한 이와타니 시바코엔 수소스테이션은 도쿄에 위치한 12개의 수소스테이션 중 하나다. 도쿄는 일본에 보급된 2,000대의 수소전기차 중 600대가 보급된 곳으로 일본의 수소사회 구축 로드맵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지난 2일 찾아간 이와타니 시바코엔 수소스테이션은 일본 최대 수소전문기업 이와타니가 구축한 충전소로 지난 2015년 4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곳이다.

과거 도요타 판매회사가 자리했던 이곳은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듯 일본에서 최초로 수소전기차 쇼룸을 함께 운영하는 독특한 모습을 보인다.
 

도요타의 수소전기차 '미라이'
도요타의 수소전기차 '미라이'

쇼룸 안에는 도요타의 상용 수소전기차 ‘미라이(Mirai)’가 전시돼 있었다. 이날 전시돼 있던 미라이는 실제 상용화된 모델로 앞서 FC EXPO에서도 전시했던 모델과 같은 생김새로 전시하고 있는 차량이지만 수소 충전을 하면 바로 시운전이 가능한 상태로 있었다.

이와타니의 관계자는 “미라이와 같은 현재 수소전기차의 수소 충전시간은 3분 정도이며 1Kg 당 수소 충전가격은 1,100엔에 최대 충전은 5Kg로 650~700Km를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연기관 엔진을 쓰지 않으며 700bar의 수소저장용기 두 개를 통해 모터 구동을 한다고 덧붙였다.

전시된 차량을 둘러보던 중 트렁크 쪽으로 전기를 꼽을 수 있는 것 같은 콘센트를 발견했다. 관계자는 이것을 지진이 자주 나는 일본의 특성을 고려한 전기 충전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기능을 이용하면 전기 충전을 통해 자체적으로 1주일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11월 포항 지진 이후 우리나라에도 지진에 대한 위기감이 생김을 상기하면 향후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전기차에도 도입을 해봄직한 장치라고 본다.
 

미라이의 충전모습. 수소 충전은 약 3분 정도가 소요된다. 디스펜서는 충전 후 3분 휴식후 다시 가동 가능하다.
미라이의 충전모습. 수소 충전은 약 3분 정도가 소요된다. 디스펜서는 충전 후 3분 휴식후 다시 가동 가능하다.

쇼룸 밖으로 나가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수소충전기다. 시바코엔 충전소는 인근에서 액화수소를 만들어 공급받는다. 월 2회 액화탱크로리를 통해 액화수소를 공급받아 저장된 수소는 기화기를 통해 0.6MPa의 기체로 변환하고 다시 압축기를 가동해 82MPa의 고압수소로 저장한다.

관계자는 수소충전소의 중요장비인 압축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시바코엔 충전소는 린데의 수소압축기를 채택했다. 세계 수소충전소의 절반가량을 구축한 전문기업 린데가 자체 개발한 아이오닉(Ionic)방식 압축기를 쓰고 있는 시바코엔 충전소는 ‘IC-90’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제품은 5단계를 거쳐 0.6MPa의 수소를 82MPa까지 압축해 300L의 수소저장용기 3개에 저장한다. 이렇게 저장된 수소는 디스펜서를 통해 수소전기차에 수소를 공급한다.

이런 과정에서 소음이 날 수 있겠지만 시바코엔 충전소 측은 탱크창고에 소음방지를 위한 장치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아직까지 가격이 비싼 편인 수소전기차를 어떻게 대중들에게 보급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자체와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자체별 보조금이 다르지만 도쿄의 예를 들면 도쿄도는 100만엔, 일본 정부가 200만엔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수소충전소 설비에 대한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관계자는 “설치비용은 5억엔 정도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50억원의 설치비용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타산은 맞지 않지만 정부에서 설치비용 및 운영비를 지원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루에 약 20~30대의 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는 시바코엔 충전소는 자립운영을 하기 위해선 현재의 2배 정도의 차량이 수소충전소를 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일본이 수소연료전지 로드맵에 따라 수소전기차 보급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수소충전소 설치는 긍정적이다.

시바코엔 충전소를 다녀오니 우리나라도 어떤 방식으로 수소충전소를 구축해야 하나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특히 시바코엔 충전소 주변에 어린이집이 있다는 것은 수소충전소가 일본인들에게 안전하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수소산업협회와 주유소협회가 수소+LPG 복합충전소를 구축하는 협약을 맺었다. 또한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해 부지선정을 제외하고 정부가 15억원, 지자체 15억원의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이달 말 현대자동차의 신형 수소전기차 ‘넥쏘’의 출시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집중을 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구매 시 정부 및 지자체가 높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그렇지만 아직 일본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편이라는 것도 현실이다. 일본의 수도권이라고 할 수 있는 도쿄권 내에는 시바코엔 수소충전소를 포함 12개의 수소충전소가 설치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체 수소충전소가 12개에 불과하며 인구가 가장 많이 밀집된 수도권에 수소충전소가 3개 밖에 없다. 서울로 국한하면 상암과 양재뿐으로 이마저도 일반인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평이다. 이는 수도권 사람들이 아직 수소전기차를 사기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수소폭탄 때문인지 우리나라 대중들에겐 수소가 친환경 가스가 아닌 위험한 가스라는 인식이 있다. 이런 인식도 바꾸는 것 역시 앞으로 우리가 수소사회 구축을 위해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수소사회 구축을 위해선 어디서든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 구축뿐만 아니라 수소의 안전함을 알리는 일본처럼 우리도 수소에 대한 인식 개선을 반드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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