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세 교수
경상대학교 기계공학부

[투데이에너지]최근의 고도화된 문명사회에서 전기에너지 없이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에너지가 됐으며 인류 역사상 인류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원이 전기에너지일 것이다.

현재 우리는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는 단 하루도 살기 힘들 정도로 일상생활 곳곳에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사용하는 이러한 전기에너지의 대부분은 석유, 석탄, 천연 가스 등을 태워서 얻거나 원자력발전소로부터 얻으며 이 중에서 석유, 석탄, 천연가스는 수백만년 전에 지구에서 살았던 식물이나 바다의 작은 생물 화석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화석연료라고 부르고 현재 전 세계의 인류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약 80%를 화석 연료에서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체전력의 61% 이상을 순수 화석연료에 기초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석연료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오염을 유발시킨다는 이유로 국내외 화력발전회사들이 상당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2년까지 미세먼지 30% 이상을 감축한다는 목표아래 정부는 30년이 넘은 노후 석탄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2014년 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전기에너지의 주요 수요처는 62.3%가 산업분야이다. 인구대비 좁은 국토와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국가소득 창출을 소재가공 및 설비생산 중심인 제조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에너지의 수요도 철강, 조립금속 등을 중심으로 하는 중화학 제조업분야에 주로 편중돼 있는 실정이다.

전기에너지의 생산공급은 에너지의 특성상 저장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수요에 맞춰 생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7년도 기준 국내 산업의 전력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되는 총 전력량이 70GW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지난 30년간 한국은 경제성장 및 소득 수준 향상 등에 힘입어 전력 소비량이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으며 특히 전력소비가 높은 제조산업 위주로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고 이러한 정밀 제조업의 발전이 양질의 전기에너지 공급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제조업의 발달이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는 원동력임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막대한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형성된 전력생산시스템, 즉 화석연료중심의 발전시스템을 대기환경개선을 위해 빠른 기간 내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먼저 전력공급량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순수 석탄화력발전시스템 중에서 인구밀집지역에 위치한 노후 발전시스템을 중심으로 일본과 독일 등의 기술선진국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석탄기술(CCT)을 적용해 성능개량 및 발전소의 효율을 높임으로써 연료절약을 통한 가스 배출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및 미세먼지의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산화탄소저장 기술(CCS) 및 초미세먼지 집진설비 등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동시에 전력소비가 높은 저효율의 산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고효율 저전력 소비의 산업을 중심으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이에 상응하는 전력공급구조로 개편함으로써 전력시장을 안정화시키고 다양한 친환경적 첨단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로드맵에 따라 노후한 발전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친환경시스템으로 대체해 나가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동안 우리는 값싸게 생산된 전기를 이용하여 산업을 육성했고 풍요로운 문명사회를 이뤘으며 여유롭게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친환경적인 여건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바람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비싼 전기에너지 생산만으로는 풍요로운 현대문명사회를 이룩하고 여유롭게 삶을 영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존에 잘 구축된 발전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친환경화 기술을 최대한 적용해 친환경화 함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움을 영위하면서 친환경적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적의 지속가능한 친환경에너지 공급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새로운 친환경에너지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에너지 생산시스템을 저비용으로 친환경화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 및 지자체 그리고 에너지를 소비하는 모든 주체들이 함께 관심을 가지고 머리를 맞대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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