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상양 교수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투데이에너지]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투자수요가 지금처럼 활활 타오른 시기는 없었다. 재생에너지의 비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깨끗한 에너지에 대한 요구가 급증했다.

정부에서는 재생에너지 3020 목표 달성을 위해 규제를 개선하고 시장을 열어주고 있다.

이에 자가용 태양광발전 수요가 급증하고 100여개 협동조합과 농가 태양광발전 등 주민참여형 사업, 대규모 프로젝트가 많이 추진되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대에 따라 환경훼손, 입지갈등, 부동산 투기, 소비자 피해 등 부작용도 나타나 해소대책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시장조성을 유도하고 있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이용하겠다는 RE100(Re newable Energy 100%)캠페인에 관심이 뜨겁다.

RE100은 국제 환경단체인 ‘The Climate Group’이 2014년에 CDP와 파트너십을 맺고 시작한 것으로 구글, 애플, BMW, GM, 월마트 등 전세계적으로 13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RE100 참여기업인 애플은 자사에서 사용하는 전력에 그치지 않고 자사 제품의 생산 협력사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또한 올해 4월에 43개국에 있는 애플 사업장에 100%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목표를 달성했다.

일본기업도 최초로 RICO가 2017년에 가입한 이래 ASKUL, SEKISUI HOUSE 등이 RE100에 참여했다.

리코는 2030년까지 전력의 3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2050년까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RE100 참여 전부터 인근에서 구입한 목재칩을 활용한 바이오매스 보일러를 설치해 이용하고 있다.

RE100 목표를 달성한 영국의 히드로 공항은 전사업장에 재생에너지 전기를 공급하고 전기자동차를 운행하고 있다.

히드로 터미널5 주차장에서 무인 전기포드(PODS)로 항공편까지 갈 수 있다. 80개 이상의 충전기가 설치돼있는 Heathrow 공항은 800대 이상의 전기자동차가 운행 중이다.

Fortune 100대 기업의 2/3 이상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청정에너지 보급 목표를 설정했다.

국내기업들에게도 납품기업, 투자자, 환경단체에서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를 강하게 요구해 왔으나 대응이 미진했다.

최근에서야 친환경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렸다. 중장기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사업장의 주차장·옥상 등에 약 6만3,000㎡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국외에서는 미국과 유럽, 중국의 모든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추진한다.

상위 100개 삼성전자 협력사들에게도 재생에너지 현황 공개와 목표 수립을 권고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이차전지 업체 등 관련기업들의 주가도 상승했다.

삼성전자 발표는 좋은 뉴스이나 국내 사업장에서의 명확한 재생에너지 목표 제시가 없는 것이 아쉽다.

다른 기업들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재생에너지 이용을 확대하지 않을 경우 국제 무역전쟁에서 차별이나 불리한 환경에 부딪힐 수 있다.

정부 고위관료도 덴마크에서 열린 청정에너지 장관회의에서 RE100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우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이용에 소극적인 것은 현실의 벽이 높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도록 재생에너지 보급 인프라 확충과 적절한 인센티브 지원이 시급하다.

재생에너지를 직접 대량 구매하거나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입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기존 가격보다 비싸게 구매하는 ‘그린프라이싱’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특히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와 시장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로 조속히 전환할 것을 촉구할 만큼 시급하다.

글로벌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ESG 투자 운용액이 5년 만에 2배로 증가했고 세계 투자액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건강한 ESG 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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