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쉘 장치안전팀장 김동섭 박사
조그마한 부주의가 대형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때문에 일상에서 조그마한 부주의도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동시에 철저히 실천하고 또 안전점검 절차가 잘 정립되어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최근 이 같은 사소한 부주의가 대형 사고를 유발하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옛말에도 ‘천둥이 잦아지면 소나기가 온다’는 말이 있다.

결국 주위 장치에서 연달아 반복되는 경고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설비를 가동하고 있는지 또는 잦은 아차사고가 발생했고 이에 따른 시정 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는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시정사항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스템이 바르게 정착되어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본다면 우리는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10월27일 미국 화학안전점검기구(CBS : US Chemical Safety and Investigation Board)는 지난 3월23일 BP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공식 발표 했다. 당시 이 사고로 15명이 목숨을 잃었고 17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발표에서 미 화학안전점검기구는 사고와 관련 6가지 중요항목을 소개했다. 미 화학안전점검기구가 지적한 6가지 항목을 이번 글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1. 작업용 트레일러가 사고를 일으킨 ISOM Unit에 너무 가까이 있었다. 15명의 사망자들 모두가 이 유닛에 가까이 있는 트레일러에서 발견됐으며 가장 가까운 트레일러는 불과 36 미터 떨어져 있었다.

2. 유닛에 level 계기 및 경보장치 그리고 콘트롤 밸브가 오작동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Raffinate Splitter의 가동이 이뤄졌다.

3. Raffinate Splitter 타워에서 고수위, 고압으로 인해 가동시에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은 기록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체 작업이 계속됐다.

4. 사고 당일에 blowdown 드럼에서 휘발성 물질이 직접 대기중으로 분출됐다. 이 드럼은 1950년 건설된 이후로 한 번도 플레어라인에 연결되지 않았다. 이 정유공장의 전 소유주인 아모코가 1997년에 ISOM 유닛의 blowdown drum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안전 규정상 드럼을 플레어로 연결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5. 1995년부터 사고 당일까지 이 ISOM blowdown 드럼에서 4차례나 누설이 발생했고 지면에서의 vapor cloud를 일으키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에는 다행히도 점화에 의한 폭발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이에 따른 후속 조치도 마련되지 않았다.

6. 1992년에 OSHA가 이 정유공장에 같은 드럼에서 플레어를 지나지 않고 직접 대기중으로 방출하는 것에 대하여 문제점을 지적하였으나 이 시정 명령은 수행되지 않고 그냥 지나가 버렸다. 이 때문에 사고 발생 당시까지도 드럼은 플레어에 연결되지 않은 채 가동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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