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나영 기자

[투데이에너지] 컴퓨터를 켜면 로딩이 아주 오래 걸린다. 컴퓨터 사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는 시작버튼을 누르고 로딩이 완료되기까지 적어도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내장 하드에 많은 자료가 들어 있어서도 그럴 것이고 바탕에 깔려 있는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잡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다 어느날 선물처럼 바로 작업 가능해질 때가 있다. 그런 날은 어김없이 한 시간도 채 지나기전에 탈이 나고 만다. 결국 재부팅을 하게 된다.

이는 컴퓨터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사람도 그렇고 정책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부가 에너지전환을 천명했다. 벌써 임기의 반을 지나고 있는 현 정권에게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성과를 보이라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다. 이제 2년반이 되어가고 있다. 반이나 했으니 성과를 보이라는 말인데 아직 반밖에 하지 않았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성과주의적 사고를 가져왔다. 그래서 정부부처에서도 임기동안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에만 매몰되다 보니 중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봐야하는 사업은 등한 시 되기 일쑤였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에너지전환, 분산형전원 확대 등 수 많은 정책들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행되는 것은 시스템 개선이나 있는 자원 활용이 아닌 눈에 보이는 신규사업들에 집중돼 있다.

친환경 에너지개발도 중요하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설비들을 당장 폐기처분할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화석연료라는 이유로 배척을 하기보다는 보다 친환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생각한다.

에너지전환은 앞으로 10년, 20년 그보다 더 길게 가져가야할 우리의 숙제다. 비록 조금 느리더라도 기반부터 다져 나가는 인내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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