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나영 기자

[투데이에너지]후진국에서 불과 50여년 만에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성과에 대한 집착이 일부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다그쳐서 밤낮없이 일한 결과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냈고 어찌됐든 그 덕분에 당당하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당히 서게 됐다. 다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는 아직 수립도 되지 않은 에너지기본계획을 두고 벌써부터 성과를 걱정하고 있다. 계획을 바탕으로 국가의 에너지산업의 생태가 바뀌는 것인 만큼 확고한 계획을 세운다면 성과는 차츰 따라오는 것이다.

에너지전환에 대해 관계전문가들은 구조적인 부분을 바꿔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이 구조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에 바꾸기 위해서는 지나온 시간만큼의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정부가 탈원전, 탈석탄을 천명했다. 당장 원전과 석탄발전소를 폐쇄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연착륙이 꼭 필요한 이유다. 정부는 사회적인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하고 그 중에서도 에너지는 기반산업이다 보니 급진적 변화는 더 더욱 어렵다. 바꾸고 싶다고 한순간에 바꿔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에서도 이에 대해 지적을 하고 있다. 단계단계 밟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에너지전환은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지고 석탄과 원전의 비중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변곡점을 만나게 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대체에너지가 마련되지도 않았는데 무조건 원전과 석탄을 줄이는 일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에기본에는 에너지전환 이슈를 수면 위로 올렸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원년이 됐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는 만큼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내실을 다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