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두식
(사)산림바이오매스
에너지협회 회장

[투데이에너지] 지난달 8일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가 공개됐다. 특히 한국의 송도에서 개최된 제 48차 IPCC 총회를 통해 공개됐기 때문에 국내 많은 언론사들이 기사를 다뤘다. 하지만 각 언론사의 기사를 읽어보면 보고서의 내용보다는 IPCC의 총회가 한국에서 개최됐다는 점, IPCC의 의장이 한국인 이라는 점 등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 정작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이번 특별보고서에서 주목할 내용은 2100년까지의 기온상승을 1.5℃로 제한하는 방법론이다. 보고서는 ‘A. 1.5℃ 지구온난화의 이해’, ‘B. 기후변화 전망, 잠재적 영향 및 관련 리스크’, ‘C. 1.5℃ 지구 온난화를 위한 배출 경로와 시스템 전환’, ‘D. 지속가능 발전과 빈곤퇴치 맥락에서의 글로벌 대응 강화’의 4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첫번째 ‘A. 1.5℃ 지구온난화의 이해’에서는 지구온난화가 인간활동에 의해 유래됐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키고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된다면 2030년에서 2052년 사이에 1.5℃ 상승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높은 신뢰도로 예측한다. 그리고 CO₂ 배출량을 줄이고 non-CO₂ 온실가스의 복사강제력을 감소시키면 인위적 지구온난화는 수십 년의 시간 규모에서 멈출 것이라고 강조한다.

두번째 ‘B. 기후변화 전망, 잠재적 영향 및 관련 리스크’에서는 육지와 해양 대부분 지역에서 평균 온도 상승, 거주지역 대부분에서 극한 고온, 일부 지역의 호우 증가와 몇몇 지역의 가뭄 및 강수 부족 가능성의 증가와 같은 지역적 기후특성이 현재와 1.5℃ 지구온난화 사이, 1.5℃와 2.0℃ 지구온난화 사이에 확고한 차이가 있다는 과학적 예측을 근거로 1.5℃ 상승 수준으로 억제해 제반 리스크를 경감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여기까지의 내용은 사실 자세하게 읽어보지 않아도 앞서 말한대로 가십수준의 언론기사들을 잠깐 살펴만 봐도 이미 상식적인 수준의 내용들이기 때문에 ‘매번 하던 이야기’ 혹은 ‘잔소리’ 수준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정작 중요한 내용은 세번째 ‘C. 1.5℃ 지구 온난화를 위한 배출 경로와 시스템 전환’이다. 여기에서는 ‘A’장에서 설명한 ‘CO₂ 배출량을 줄이고 non-CO₂ 온실가스의 복사강제력을 감소’시키는 구체적인 네가지 모델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 산업화 이전 기간부터의 인위적 CO₂ 배출량은 1.5℃를 위한 총 탄소 배출 총량(total carbon budget)을 2017년 말까지 대략 2,200±320 Gt CO₂ 줄인 것으로 추정되며 잔여 배출 총량은 현재의 배출 수준인 연간 420±3 Gt CO₂씩 고갈되고 있다고 예측한다. 이러한 예측 하에서 구체적인 감축 수단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서 네가지의 상이한 감축전략에 따른 순 배출량 감축으로 지구온난화를 1.5℃로 제한하는 경로를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감축전략 포트폴리오 상에 제시되는 지표들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네가지의 모델 경로의 특징을 결정짓는 지표들이 ‘CO₂ 배출량 변화’, ‘교토-온실가스 배출량’, ‘최종에너지 수요’, ‘전기에너지 중 재생에너지 비율’, ‘1차에너지 중 석탄, 석유, 가스, 원자력, 바이오매스 비율’, ‘1차에너지 중 바이오매스 외 재생에너지비율’, ‘CCS’, ‘BECCS’, ‘바이오에너지 재배 면적’, ‘농업에 의한 CH₄, NO₂ 배출량’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각각의 모델에 따른 배출량 변화에서 바이오매스가 차지하는 역할 비중이 배출량 전망에 크게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특히 ‘바이오에너지·탄소포집저장(BECCS)’을 얼마나 적용하느냐에 따라 배출량 감축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미 바이오매스를 포함한 바이오에너지는 향후 CO₂ 배출량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재생에너지인 것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서 인류의 생활이 현수준의 에너지 소비 및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느냐 아니면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에너지를 절감하고 라이프스타일을 다운사이징 할 것이냐는 경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바이오매스 발전으로 화석연료, 특히 석탄발전으로 인한 CO₂ 배출량 감축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국제적인 움직임을 직시해야 한다. 이미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구체적인 활용전망까지 제시되고 있는 ‘가장 역사적인 회의’에서 승인한 보고서에 대해 아직도 ‘논란거리가 많다’고 국제적인 흐름에 역행할 것인지 반문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과학은 과학이다. 일부 언론기사와 여론들은 과학을 직시하지 않고 편견을 기반으로 한 감성적인 주장으로 우리나라를 국제적 흐름에서 뒤떨어지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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