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규 한국가스공사 사장
천연가스가 향후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그 역할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것이 세계 천연가스 업계 공동의 인식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천연가스 전망은 특히 밝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세계 천연가스 업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고 있다. 1989~1999년 기간 동안 동 지역에서의 연평균 가스 소비 증가율은 7%를 기록하여 2%에 못 미치는 세계 평균 가스소비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천연가스 거래는 대부분 LNG 교역의 형태로 이루어져 왔다.

2000년 3월 한국 정부가 발표한 제5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의하면 한국의 LNG 수요는 2010년까지 연평균 4.7%의 증가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LNG 수요는 2005년 18.3백만 톤, 2010년에는 21백만톤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연가스 구매자의 관점에서 볼 때, 기존의 가스 시장과 잠재적인 가스 시장에서 공히 진행되고 있는 규제완화와 그로 인한 경쟁 환경 조성은 천연가스 산업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가스 산업의 규제완화와 동시에 진행되는 천연가스의 주요 소비처인 전력산업의 규제완화는 천연가스 산업의 향후 판도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에너지 산업에서의 독점 해체, 에너지 시장 개방 그리고 경쟁의 도입으로, 가스 사업자는 치열한 가스간 경쟁, 연료간 경쟁, 그리고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규제완화로 인해 에너지 시장의 변화와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소규모화 된 천연가스 구매자는 새로운 시장 환경과 양립하기 어려운 현재의 LNG 계약 형태에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시장 환경 하에서 LNG 구매자들은 보다 유연한 물량 인수 조건, 다양한 계약 기간, 그리고 경쟁적인 가격 구조를 필요로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LNG 구매자가 점증하는 수요의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감량권 행사 비율이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되어야 하며, 보충구매기간도 전 계약기간 또는 계약 종료 후 일정 시점까지 확대돼야 한다. 그리고 구매자의 계절적 수요 패턴에 부합되도록 현재의 연간 균등 인수 조건도 완화될 필요가 있다.

계약 기간도 보다 다양해져야 한다. 현재 주류를 이루는 20년 이상의 장기 계약과 더불어 10~15년의 중기 계약, 5~10년 단기계약 그리고 스팟 카고 거래가 보다 활성화되어야, LNG 구매자가 예기치 않은 수요의 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원유가에 연동되어 있는 LNG 가격 공식은 타 연료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시장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다. 특히 발전용 천연가스의 주 경쟁 연료인 석유제품, 석탄 등에의 연동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전력 가격과 LNG 가격을 연동시키는 것도 보다 시장 지향적인 LNG 가격 결정을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LNG 거래에 구매자간 Swap거래, 제3자에 대한 재판매 권리 도입 등은 LNG 구매자가 TAKE-OR-PAY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하는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LNG 구매자가 LNG 프로젝트 개발과 LNG 생산에 보다 활발히 참여함으로써, 생산자와 구매자가 위험을 공유하고 상호 이해관계를 일치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경직적인 LNG 계약은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이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천연가스 사용을 확대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생산자 측에게도 득이 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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