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지난해 판매량 증가 덕분에 대부분의 도시가스사가 성장세를 기록, 올해도 이 기세가 지속될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2018년은 기록적인 한파로 인한 난방수요 급증이 판매량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초에도 이같은 한파가 영향을 미칠지 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해는 업계에 굵직한 일들이 많았다. 지주회사체제 전환, 매각 등 여러 일들이 한해에 일어났다. 한 번에 몰아친 업계의 변화를 통해 향후 향방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판매량 선전

2018년 1∼9월까지(이하 3분기 누적) 도시가스 판매량을 보면 부피기준 185억2,096만㎥(열량 기준 7,884억5,968만MJ)로 2017년 167억1,655㎥(7,125만3,146MJ) 보다 약 10.8% 증가했다.

지역별로 2018년 수도권은 84억3,646만㎥(3,590만5,308MJ)로 2017년 동기대비 78억2,784㎥(3,337만8,031MJ) 보다 약 7.8% 늘었다.

지방은 100억8,449만㎥(4,294만660MJ)로 2017년 동기대비 88억8,871만㎥(3,787만5,114MJ) 보다 약 13.5% 증가했다.

2018년 3분기 누적 용도별 공급량 구성비는 가정용 41.3%, 산업용 35.0%, 일반용 8.7%, 업무용 6.4%, 수송용 4.9%, 집단에너지 2.2%, 열병합 1.6% 등 순으로 차지했다. 이처럼 2018년 도시가스 판매량이 2017년대비 평균 10% 이상을 기록하며 2016년부터 줄곧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연간 판매량은 2015년 215억9,498만3,000㎥, 2016년 222억3,502만5,000㎥, 2017년 235억9,574만㎥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와 관련 한국도시가스협회의 관계자는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이어진 혹한으로 인한 난방수요의 급증 등이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판매량이 계절적인 격차에 따라 크며 특히 겨울철 기온에 따른 가정용 판매량의 변수는 예측이 어려워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판매량 예측의 어려움을 밝혔다.

 

■경영성적 천차만별

지난해 도시가스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주요 상장 도시가스사 매출은 천차만별이었다. 4분기 실적은 아직 집계가 안 됐지만 3분기까지의 누적 경영성적표만으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주요 도시가스사의 경영 성적을 보면 경동도시가스, 부산도시가스 등이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면에서 모두 증가했다. 반면 삼천리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소폭 하락했으며 서울도시가스는 영업이익만 하락, 대성에너지는 모두 감소세를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주요 상장 도시가스사의 2018년 1∼3분기 누적 매출액을 보면 삼천리가 1조7,858억원을 기록해 2017년 동기대비 1조7,825억원대비 약 0.1% 증가했다.

경동도시가스는 2018년 1조1,596억원을 기록해 2017년 4,753억원 보다 143.9%의 성장세를 보였다.

서울도시가스는 2018년 9,427억원으로 2017년 9,001억원대비 4.7% 증가했으며 부산도시가스도 6,788억원으로 2017년 6,690억원보다 1.4% 늘어났다.

대성에너지는 2018년 5,263억원으로 2017년 5,308억원대비 0.8% 감소했다.

2018년 순이익이 43억원으로 2017년 85억원보다 49.4% 줄었으며 순이익은 2018년 39억원으로 2017년 58억원대비 32.7% 감소했다.

대성에너지를 제외한 주요 도시가스사 대부분이 성적표가 준수한 것은 유가하락으로 인한 가격상승의 억제 그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승이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2017년 말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한파 역시 난방수요의 큰 폭의 증가를 불러와 주거용 등의 판매량이 급증,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다.

또한 권역별 용도별 특성, 주요사업의 투자 현황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 업계의 관계자는 “권역별로 산업용 수요가 몰려있는 지역, 주거용이 큰 지역에 따라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여러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주회사체제 전환

최근 몇 년 사이 지주회사체제가 도시가스업계의 성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17년 4월 경동도시가스가 인적·물적 분할을 통해 도시가스와 투자사업부분을 나눠 지주회사로 전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에는 예스코가 역시 단순·물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체제를 갖췄다.

올해는 서울도시가스가 오는 4월부터 지주회사체제로 전환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전격 철회해 이유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이처럼 주요 도시가스사가 지주회사로 전환되는 것과 관련해 업계는 경영권 강화를 가장 큰 이유로 분석했다.

지주회사란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면서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당해 회사 자신총액의 50% 이상인 기업을 가리킨다.

지주회사의 경우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 가능하며 적은 자본으로 자회사의 지배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적대적 인수합병으로부터 경영권 방어 등에도 유리하다.

특히 경영 승계에 유용한 점도 지주회사체제 전환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의 관계자는 “지분이 적은 오너들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큰 이유는 추가 지분 확보가 가능하고 경영 승계 시 견제로부터 용이하기 때문”이라며 “경영권 방어와 승계에 모두 유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성장동력 찾기, 타 에너지로 확대

업계는 향후 성장 동력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기존 도시가스사업만으로는 현상 유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기정사실화 됐다.

올해도 이와 관련된 사업 발굴 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가스와 연관성이 적은 에너지사업에 투자가 이어지며 올해도 종합에너지회사로의 탈바꿈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최근 IoT(사물인터넷), ICT(정보통신) 등을 활용한 사업이 도시가스사의 새로운 유형의 사업으로 도시가스에 선택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에는 SK E&S 계열사의 도시가스사들이 종합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부산도시가스의 경우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지난해 DR(전력 수요 관리사업)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DR은 전기사용자가 전기를 아낀 만큼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지원(정산금)받는 제도로 관리사업자는 전기사용자(고객)의 전기를 아낄 수 있게 종합 관리하는 것이다. 부산도시가스 관리사업자로 참여할 예정이며 전기사업자와 약정 비율로 정산금을 분배받는다.

지난해 부산도시가스가 9월 부산강서산업단지에 구축한 신재생에너지 TOC(통합관제센터) 역시 DR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 단지 내 ESS(에너지저장장치) 5개 사이트 보급 및 TOC를 통해 DR 창출이 가능하다는 게 부산도시가스의 생각이다.

미래엔서해에너지는 ESS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미래엔서해에너지와 나투라페이퍼는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 나투라페이퍼 공장 내에 구축한 전력 수요관리용 ESS 준공식을 개최했다.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미래엔서해에너지는 신문용지 제조업체인 나투라페이퍼와의 ESS 설치·운영사업을 시작했다.

미래엔서해에너지가 준공한 에너지저장장치는 전력제어시스템과 2MW급 전력변환 장치, 12.4MWh급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성됐다. ESS는 향후 10년간 나투라페이퍼와 공동운영 될 계획이다.

미래엔서해에너지의 관계자는 “이번 ESS사업을 계기로 도시가스를 기반으로 한 종합에너지 솔루션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도시가스사의 움직임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에너지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사업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게 업계의 의도다.

기존 폐열, 바이오가스사업 및 화제인 수소충전소 구축사업 외에도 여타 에너지에서도 가능성을 찾겠다는 것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기존의 사업으로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라며 “기업의 특성상 정체돼 있을 수는 없어 연관성 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ESS, 태양광 등 신재생에도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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