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명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융합기술본부장.
김상명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융합기술본부장.

[투데이에너지] 깜박하고 냉장고에 넣지 않아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이나 여름철 차량에 둔 녹아버린 초콜릿을 보고 아쉬워했던 기억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콜드체인은 일반 소비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사실 제조단계부터 콜드체인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콜드체인은 통상 ‘제품의 포장, 운송, 취급, 저온 저장, 유통, 배달 및 배치 과정 전반에 걸쳐 유지되는 온도제어’ 물류를 말한다. 콜드체인, 혹은 신선물류산업은 산업의 발전과 소비수준의 향상에 따라 활성화 될 수밖에 없는 선진국형 서비스 및 기술 산업이다.

특히 온도에 민감한 식품과 의약품의 경우 화학적, 물리적 변화를 늦추기 위해 콜드체인기술이 필수적이며 여기에는 냉동/냉장 포장기술, 트럭, 열차, 해상 및 항공Cargo 기술뿐만 아니라 물류경로설계 및 유기적 통합, 모니터링기술 등이 총집합돼야 한다. 콜드체인은 과학(science)이고 기술(technology)이며 프로세스(process)다.

콜드체인은 변질가능한 제품의 화학적, 생물학적 변화를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급망에서 적절한 환경(온습도)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이해해야 하며 전처리, 보관, 수송 및 모니터링으로 이어지는 콜드체인 공급망프로세스에 대한 관리가 수반돼야 한다.

콜드체인은 4차산업의 주요 분야인 인공지능이나 블록체인, 무인기, 자율수송차량 등의 신기술을 적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산업분야 중 하나다. 

콜드체인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Foodlogistics.com에 따르면 글로벌 콜드체인은 2015년대비 2020년까지 매년 13.9% 성장할 것이며(2016년 1월22일. 출처: ZION RESEARCH) 현재 1,102억달러(2014년)수준의 시장이 2020년에는 2,719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markets and markets은  세계 식품 콜드체인의 시장 규모는 2013년 978억4,000만달러 수준에서 2019년 2,334억8,000만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15.6%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그 성장의 핵심은 중국, 인도,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콜드체인이 각광받는 이유는 아래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소비자들의 수준 향상이다. 식자재의 택배비중이 높아지고 식품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 수준이 높아져 최근의 소비자들은 위생이나 안전상의 문제가 전혀 없더라도 미묘한 제품형태의 변화나 맛의 변화를 ‘변질’로 보기 시작했다.

높은 품질의 다양한 식품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과거 온도관리를 3단계로 했다면 지금은 5단계로 해야 할 정도로 요구조건이 엄격해져 콜드체인기술과 서비스 향상이 필연적이다.

다음으로는 글로벌 아웃소싱이다. 식품 및 의약품의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글로벌 콜드체인은 기본이 돼 수입과실류 뿐만 아니라 국내의 과실류와 우수식자재, 심지어 어류까지도 수출입되는 상황에서 품질은 안전하게 유지하면서 물류비용을 감안한 콜드체인기술이 더욱 필요하게 됐다. 

식의약품 유통 법규 강화이다. 미국의 식품안전현대화법(Food Safety Modernization Act. As part of that act) 등 식·의약품 유통에 대한 각국 정부 법규의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의약품의 경우 2010년만 하더라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50종 약품 중 18종 정도가 콜드체인을 필요로 했으나 2013년에는 24종, 2015년에는 10종 중 8종은 콜드체인으로 유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에너지와 물류비용 절감이다. 에너지와 환경에 대한 고려와 수급예측, 전자제어기술 발전의 영향으로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이면서 에너지 비용은 낮추는 콜드체인기술과 관리기법이 필요하다.

CFC-free 냉동시스템이나 콘덴싱 타입의 쇼케이스의 도입, LED 조명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콜드체인에는 80/20이라는 파렛토법칙이 존재한다. 즉 콜드체인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기술력이 80, 운영관리가 20의 역할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콜드체인서비스의 품질을 결정하는 주요 기술로는 소재(포장), 모니터링 및 이력추적, 환경제어 등을 꼽을 수 있다.

소재는 콜드체인에 사용되는 소재와 용기의 단열, 산소차단, 온도변동기록, 항균, 포장지의 침수, 습도, 각 식품의 유효기간 연구 등을 연구하는 기술로 외부로부터의 전원공급 여부에 따라 패시브(무전원)와 엑티브(전원) 타입으로 크게 나뉜다. ICT기술이 탑재해 적정온도를 유지시키는 스마트패키징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모니터링 및 이력추적는 콜드체인에 있어서 IoT기술을 이용해 원자재, 제조, 물류, 유통 등의 밸류체인(Value chain) 전반에 대해 온도관리를 지능화한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주로 Risk management측면에서 콜드체인 전과정(농장-식탁, 생산-환자)에서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GDP(Good Distribution Practices), HACCP(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s)를 만족하기 위해 도입되고 있다.

환경제어는 친환경 기술들이 많이 대두되는 분야로 에너지절감 혹은 에너지저장기술을 활용한 비용 절감을 목표로 냉장냉동시스템의 효율증대, 센서에 의해 실시간 관리, 제품의 온도 실시간 관리, 무인 및 자동화, 자연유래 친환경 냉매 사용 등의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콜드체인분야 국제표준화 전략에 따라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다.

주요 분야는 콜드체인 소재 및 용기 성능 평가, IoT 기반 콜드체인 에너지관리 및 환경제어, 식품/의약품 서비스 표준 등이다.

이러한 성과로 ISO 기술위원회인 TC122(패키징)에 작업반 (WG16)을 2017년부터 구성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원장 윤갑석, 이하 KCL)에서 의장(김종경 박사)과 간사를 맡아오고 있으며 산업부는 물론 국토해양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범부처간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KCL은 지난해에 이어 서울콜드체인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관련 연구도 속속 진행하고 있어 콜드체인기술과 표준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야마토운수가 주축으로 ISO에 프로젝트위원회인 PC315를 구성해 콜드체인택배표준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콜드체인산업 규모는 10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나 이것은 적용산업 범위에 따라 다르고 각 부처를 넘나드는 융합산업이라 통계적으로 연구된 바가 없어 정확한 규모를 알기 어렵다.

다만 우리나라가 식품수입액만 연간 250억달러가 넘고 택배나 글로벌 배송시장에서 식음료 및 의약품 비중이 급증하고 있어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콜드체인산업에 관한 한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콜드체인시장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콜드체인기술 및 서비스의 중요성을 지금이라도 깊이 인식하고 부처간 협업과 산업간 융합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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